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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주택시장 어디로] 집값·전셋값 강보합세 보일 듯

[하반기 주택시장 어디로] 집값·전셋값 강보합세 보일 듯

하반기 주택시장이 안갯속이다. 악재와 호재가 뒤엉켜 있다. 전반적으로 집값이 보합세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지역에 따라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에는 2월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5월 전국으로 확대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과 지난해 분양 봇물에 따른 주택 공급 과잉 우려가 시장을 억눌렀다.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은 그대로 두면서 상환능력을 좀 더 깐깐하게 보는 것으로 대출규제 강화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우려됐던 금리 인상은 없어 주택시장으로선 다행이었다. 오히려 0.25%포인트 내려갔다. 전국 아파트값이 0.46% 오르는 데 그쳤다(부동산114). 지난해 등등하던 상승세가 확 꺾이며 상승폭이 둔화됐다. 일부 지역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 상승폭 둔화
서울·수도권에서 강남권 재건축과 수도권 내 서울 인접지역이 주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 분양한 신반포자이(반포한양)와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분양에 성공하자 인접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기 강세를 보였다. 잠실에서는 조합장 교체 이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잠실주공5단지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서울의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 인접지역으로 옮겨가며 파주·양주 등의 아파트값이 올랐다. 용인 등 최근 가격이 급등한 지역은 조정기를 거치며 내렸다.

지방은 입주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지방 5대 광역시는 지역에 따라 매물 수급에 따라 등락이 갈렸다. 입주 러시에 대출규제 강화 등이 맞물려 대구·대전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최근 몇 년 간 가장 높은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였던 대구는 지방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이 내렸다. 올해 상반기에만 1만 가구 이상이 입주한 달서구달성군의 하락폭이 컸고 대구시장의 중심인 수성구도 하락했다. 대전은 도안신도시 신규 입주 등의 영향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센터장은 “수도권은 간신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지방은 약세를 보이며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움직임이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전셋값 기세도 꺾었다.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세값은 0.98% 상승했다. 수도권은 저금리에 따른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됐지만 지방은 신규 입주물량 증가에 따라 전세물건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 하반기 주택시장 변수는 입주물량, 기업 구조조정, 대출규제, 가계부채, 금리 등이 꼽힌다.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작은 점이 그나마 시장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올 들어 금리가 내린데 이어 하반기 다시 한번 더 금리가 내릴 경우 주택시장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으로 실업이 발생하면 가계의 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주택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주택 수요·구매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하반기 역시 입주물량 등에 따라 지역별로 시장이 차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 성적이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 같다. 3.3㎡당 평균 4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등의 분양이 호조를 보이면 재건축 투자수요가 확대될 것이다. 그렇다고 강남권 강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돼 가격 상승 기폭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지역은 전세난을 피하는 내 집 마련 수요 등 실수요를 중심으로 집값이 강보합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 중소형 주택에 실수요가 꾸준하겠지만 지난해 꽤 올라 가격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 하반기에도 입주물량이 관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와 경북, 충청, 호남지역은 하반기 입주물량이 많아 가격 하락 압력이 셀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제주 등은 개발 호재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전셋값도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 없이 강보합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 같다. 수도권에서 1만2000여 가구의 재건축 이주가 예정돼 있어 이주 지역 주변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 주택산업연권은 하반기 전국적으로 집값이 0.8% 전셋값은 1.3%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은 각각 1.2%, 1.5%다. 주택산업연구원 변서경 연구원은 “눈에 띄는 규제 강화나 규제 완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돼 경기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 규제 가능성 커
기존 주택시장보다 분양시장이 하반기 더 큰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분양시장만 홀로 활황세를 보이며 이상 과열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어 하반기 분양시장은 상반기보단 열기가 식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과열된 분양시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대책은 청약자격 강화와 집단대출 규제다. 특히 집단대출 규제가 분양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개인 상환능력이든 총액이나 건수를 기준으로 하든 규제를 하게 되면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대거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분양시장 거품이 조정되면 실수요에겐 기회가 더 넓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주택건설업체는 상반기 분양시장의 열기를 이어받아 상당한 물량을 쏟아내며 ‘밀어내기’에 나설 예정이다. 부동산114는 하반기 전국에서 아파트 21만2000여 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집계했다. 주택 수요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단지가 많다. 강남권에선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 서초구 신반포 5차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리버뷰 등이 나온다. 일반분양 물량이 100가구 미만으로 적어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옆 강동구에서 명일동 삼익그린맨션 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가 분양된다. 수도권에선 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 매력이 있는 공공택지 물량을 눈여겨볼 만하다. 하남 미사강변도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화성시 동탄2신도시 등이다. 고양시 향동지구에서 첫 분양물량이 나온다. 호반건설·계룡건설이 분양계획을 잡고 있다. 향동지구는 남쪽으로 마포구 상암동과, 동쪽으로 은평구 수색동과 맞닿아 있다. 지방에선 부산·대구 등에 분양계획이 잡혀 있다.

정부가 청약 규제에 나서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분양권 전매차익 기대를 낮춰야 하기 때문에 투자 목적의 청약은 주의해야 한다. 분양권 거래도 마찬가지다. 대개 실제 거래가격보다 낮춘 금액을 쓰는 ‘다운계약’이 많은데 다운계약서를 쓰고 구입한 분양권은 나중에 그만큼 전매차익이 늘어 양도세가 늘어날 수 있다. 웃돈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내년 이후 분양물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 실수요 차원에서 청약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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