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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부촌 | 반포동] 70년대 강남 개발 선두주자의 부활

[주목할 부촌 | 반포동] 70년대 강남 개발 선두주자의 부활

8월 말부터 입주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옛 신반포1차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 3.3㎡당 4000만원 선에 분양됐는데 현재 시세는 3.3㎡당 5000만원 정도다. / 사진:중앙포토
서울 강북에서 강남 방향으로 반포대교를 건너다 보면 오른쪽으로 웅장한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8월 말부터 입주하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다. 옛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단지다. 전용 59~234㎡형 1612가구다. 최고 38층의 15개 동으로 구성됐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겼고 현재 분양권 시세는 공급면적 기준으로 3.3㎡당 5000만원 정도다. 2013년 12월 첫 분양된 후 2년 8개월 새 분양권 시세가 3.3㎡당 1000만원 정도 뛰었다. 국토부 분양권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59㎡형(이하 전용면적)이 12억원, 84㎡형 15억~17억원 정도다. 단지 전체 시가총액은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70년대 초반 ‘호화·맨션 아파트’로 불려
3.3㎡당 평균 시세로 보면 8월 현재 반포동은 개포동(3.3㎡당 5200만원)에 이어 압구정과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개포동 시세에 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가격 거품이 많이 끼어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압구정동과 쌍벽을 이루며 1위 다툼을 하고 있다. 분양시장에서도 반포동이 단연 눈에 띈다. 최고가 분양가를 경신하고 있고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1970년대 강남 개발 선두주자가 40년이 지나 집값 선두주자로 되돌아온 셈이다.

반포동은 과거 한강변에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흘렀다고 해서 서릿개, 반포(蟠浦: 뱀처럼 휘감는 물가라는 뜻)라고 했다고 한다. 그 후 뜻이 변해 반포(盤浦)로 부르게 됐다. 한편으론 이곳이 상습 홍수피해 지역이어서 반포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반포동이 주택시장에 고개를 내민 것은 1970년대 서울시의 강남 개발 때다. 당시 시는 한강 이남을 개발하기 위한 남서울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한강변에 하상을 정리해 매립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택지를 조성했다. 반포를 비롯한 6개 지구였다. 그때 택지로 거듭난 곳이 지금 반포주공1단지가 있는 구반포 일대다.

그 해 옛 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 매립지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강남 아파트 개발의 시작인 반포 주공 단지다. 당시만 해도 이 아파트는 ‘호화 맨션·아파트’로 불렸다. 주택공사의 주공 아파트를 시작으로 한신공영이 27차에 걸쳐 ‘한신’ 시리즈 단지를 지으면서 반포동과 사실상 반포동 생활권인 잠원동 일대는 3만 가구가량의 아파트 촌으로 바뀌었다. 반포에서 50년 간 살아온 김영철(68)씨는 “요즘 성전벽해 같던 70년대를 다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포동의 부상에 1등 공신이 있다. 옛 반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주공3단지에서 새로 태어난 반포자이다. 모두 6000가구에 가까워 도심 미니신도시로 불릴만한 규모로 반포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둘 다 2009년 지어진 대단지이고 인지도가 높은 아파트 브랜드를 달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은 래미안퍼스티지는 2444가구다. 59~222㎡형(이하 전용면적)으로 구성돼 있다. 매매가격이 3.3㎡당 평균 4500만 원이다. 전셋값은 평균 3500만원이다. 59㎡형의 시세가 12억 원선, 전셋값은 9억5000만원 정도다. 84㎡형은 각각 16억원, 13억원선이다.

반포자이는 GS건설이 지은 59~244㎡형 3410가구다. 몸값이 래미안퍼스티지보다 조금 떨어진다. 매매가격이 3.3㎡당 평균 4000만원이고 전셋값은 3000만원이다. 59㎡형의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각각 11억원, 8억8000만원이다. 84㎡형은 각각 16억원, 12억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반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택 수요가 사교육과 개발 기대감에 따른 시세차익 중심에서 주거 쾌적성으로 바뀌었다. 금융위기 이후의 침체기를 겪으면서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 위주로 재편된 것이다. 압구정동 등 과거 가격을 주도하던 큰 주택형 위주의 아파트들이 금융위기 이후 중소형에 밀려 타격을 받았다. 주택 수요자가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다 실제로 거주할 집을 찾으면서 한강의 중요성이 커졌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물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한강 주변의 넓은 녹지·휴식공간의 가치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한강 조망권에 교통·교육·편의시설 우수
반포동은 교통·교육·생활편의시설 여건도 좋다. 강북 도심과 강남을 잇는 길목이다. 동작대교·반포대교·한남대교가 강북 도심으로 이어진다. 지하철 3호선과 9호선이 지난다. 3호선은 도심을 관통하는 노선이고 9호선은 여의도와 강남을 지난다. 강북과 강남을 순환하는 지하철 2호선도 이용할 수 있다. 업무시설이 몰려 있는 용산·여의도·강남테헤란로 방면의 교통이 편리하다. 경부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강변북로 이용이 쉬워 서울 이외 수도권 등 광역교통여건도 좋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반포동에 주로 젊은 임원이나 IT(정보기술) 업체 대표 등 신흥 부자들이 많이 산다”고 전했다.

이름 있는 학교가 많아 ‘학군 수요’가 줄을 잇는다. 반포고·세화고를 비롯해 계성초·세화여고·상문고·서문여고·서울고 등 내로라하는 학교가 많다. 덜위치칼리지반포외국인학교도 있다. 대치동에 못지 않은 학원가도 형성돼 있다. 백화점 등 생활 편의시설도 많다.

개발 호재도 있다. 서초구가 경부고속도로 진입구간인 한남IC~양재IC를 지하화하는 내용의 일명 ‘나비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고속도로가 지하로 들어가고 그 위에 생기는 56만㎡의 여유 공간에 공원 등 녹지와 복합단지가 들어서면 반포 주택 시장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같은 입지 여건은 활발한 재건축을 통해 빛을 보고 있다. 도곡동·잠실 등의 강남권 저층 재건축이 마무리되고 재건축 붐이 중층 단지로 옮겨 붙으면서 반포의 재건축이 활발하다.

반포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 앞으로 반포에서 새 아파트 분양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강남 개발 선두주자였던 반포주공1단지가 재건축되면 반포 시장은 다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립 가구 수가 5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다 바로 한강변이고 입지여건이 반포에서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여러 개 단지가 힘을 합쳐 재건축하는 통합 재건축도 활발하다. 신반포3차·23차와 경남아파트가 통합 재건축을 결정했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고 3000여 가구의 단지로 거듭 태어난다. 신반포8, 9, 10, 11, 17차 통합추진위도 꾸려졌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용산이 개발되면 용산 개발 덕도 기대된다”며 “당분간 반포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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