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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노는 지방 부동산] 수도권 청약 열기는 남의 얘기

[따로 노는 지방 부동산] 수도권 청약 열기는 남의 얘기

분양권·주택거래 주춤... 부산·제주도 부동산 시장은 활황
부산시 동래구에서 분양한 명륜자이 견본주택에 많은 방문객이 몰렸다.
#1. 지난 10월 5일 서울 잠원동에서 신반포5차를 재건축하는 아크로리버뷰는 1순위 청약 접수에서 평균 3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최고 경쟁률이다. 일반분양 28가구 모집에 8585명이 몰렸다. 분양가가 3.3㎡당 평균 4194만원이나 됐지만 올해 수도권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2. 지난 7월 강원도 동해시에서 분양된 ‘현대썬앤빌 동해 파크빌’ 아파트는 청약 당시 145가구 모집에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청약 신청이 1건도 없는 청약률 ‘제로’의 굴욕을 겪은 것이다. 같은 달 충남 천안시 영성동에서 선보인 주상복합단지 ‘영성 펜타폴리스25’ 역시 170가구 모집에 단 2명만이 청약을 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택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탈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가계부채 경고음에 따른 정부의 8·25대책의 반작용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분양시장이 뜨거운 가운데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한 영향이다. 정부의 주택 공급 축소 예고가 집값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인기 지역의 쏠림 현상도 여전하다.
 수도권 분양권 거래총액 비중 커져
올해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서울·수도권에서 호조세를 탄 반면 지방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조사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분양권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전국 아파트 분양권 실거래 총액은 3조9673억원이었다. 지난해 동월 2조9572억원보다 34% 증가한 수치다. 분양권 거래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주도했다. 9월 수도권 분양권 실거래 총액은 8931억원으로 전년 동월(8876억원)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와 달리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9월 분양권 실거래 총액은 2조186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상남도(-48%)·경상북도(-13.4%)와 울산시(-45.8%), 전라남도(-33.4%)는 분양권 거래총액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이 실거래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전년 동월(30%)에 비해 수도권의 비중이 커졌다. 그만큼 수도권의 분양권 거래액이 증가하고 지방이 부진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주택 거래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전국 평균 매매가는 전월 대비 0.14% 상승했다. 수도권은 0.23% 상승하며 전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서울은 0.31%, 인천과 경기 0.17% 등 모두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와 달리 지방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5대 광역시(부산·대구·울산·광주·대전)는 0.04% 상승하는 데 그쳤고, 나머지 지방은 0.02% 하락했다. 경북(-0.13%)·충남(0.07%) 등의 하락폭이 컸다.

지방 안에서도 지역별로 온도 차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투자 수요가 몰리는 부산·제주도의 부동산은 서울 강남 못지 않은 활기를 띠고 있지만 대구·경북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은 모습이다.

연초부터 9월까지 부산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93.6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9월 GS건설이 부산 동래구에 분양한 ‘명륜자이’는 523.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346가구 모집에 2만6683명이 몰렸다. 해운대 ‘마린시티자이’ 역시 평균 45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9월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 23.02대 1보다 20배에 이르는 수치다. 9월 부산 해운대구의 전년 동월 대비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5.7%로 서울 강남보다 높았다. 서울 재건축을 대상으로 한 규제 움직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수도권 vs 지방, 지방 vs 지방 양극화 심화
부산지역이 청약경쟁률이 고공행진하는 데는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윳돈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 입주 물량이 많지 않고 재건축 추진도 속도를 내고 있어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 부동산 시장 열풍이 계속되자 서울의 큰 손들도 부산 아파트를 사기 위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제주도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도 무섭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 전체 아파트 가격이 작년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년 동안 약 42% 올랐다. 제주도 아파트 평균 시세는 1년 새 3.3㎡당 755만7000원에서 1075만8000원이 됐다. 서귀포시는 3.3㎡당 587만4000원에서 854만7000원으로 약 46% 올랐다. 제주시는 3.3㎡당 792만원에서 1122만원으로 약 42% 상승했다.

제주도의 경우 땅값 상승률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전국 땅값 상승률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제주도 땅값 상승률은 7.6%이다. 서귀포시가 8.0%, 제주시 땅값이 7.3%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땅값 상승률은 약 2.4%다. 중국·일본 등 외국인이 꾸준히 유입되고 제주 제2신공항 등 여러 개발 호재로 투자 수요가 들어온 것이 장기간 상승세의 배경이다. 제주도의 지난해 1분기 외국인 소유 토지 면적은 16.45㎢에서 올해 1분기에 21.96㎢로 1년 새 약 33% 늘어났다. 이 중 중국인 소유 토지면적은 작년 1분기에 8.26㎢에서 9.03㎢로 증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개발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 수요와 더불어 내국인 투자 수요도 늘면서 아파트 가격과 땅값 모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최근 수 년 간 강세를 보였던 대구·경북 지역 부동산 시장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주택가격은 9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지역 집값 하락세는 공급 과잉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대구 수성구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구로 들어왔던 외지의 투자자금이 최근 부산과 제주 등지로 이동하면서 집값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 역시 구미시 산업시설 철수와 내년까지 약 2만 가구의 입주물량 영향으로 11개월 연속 집값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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