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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합성 다이아몬드

진짜 같은 합성 다이아몬드

외관뿐 아니라 열전도성, 전자 이동도, 경도 같은 물리적 특성에서도 천연제품 따라잡아
합성 다이아몬드의 마지막 남은 미개척지는 개인적·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고급 소비자 시장이다.
인조 합성 다이아몬드의 품질·연마(cut)·투명도가 갈수록 천연제품과 비슷해지고 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업계에서 갈수록 더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고급 소비자 시장은 마지막 남은 미개척지다. 이 시장은 상당 부분 소비자들이 다이아몬드 제품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느냐와 관계가 깊다.

인조 다이아몬드 합성 방법은 새롭지 않다. 19세기 중반부터 과학자들이 그 기술을 연구해 왔다. 다이아몬드는 고온과 압력에 노출된 탄소 제품이라는 사실에 근거했다. 그러나 1950년대까지 실험실 환경에서 그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을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그 뒤 갈수록 진품처럼 보이는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법 3가지가 개발됐다. 이는 외관뿐 아니라 열전도성, 전자 이동도(electron mobility), 경도 같은 물리적 특성에도 적용된다. 그런 특성에선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

그에 따라 합성 다이아몬드가 첨단 레이저 연마 도구로 갈수록 많이 사용된다. 발전소 같은 각종 산업용의 전자 응용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전체 공업용 다이아몬드 중 95% 이상이 합성 제품이다.

합성 다이아몬드가 전통 산업에 제기하는 당장의 위협은 천연으로 속여 파는 제품들이다. 천연 다이아몬드의 연마와 광택 작업 인건비가 상승함에 따라 마진을 유지하려고 합성 제품을 천연 제품으로 위장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합성 제품이 15~25% 정도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감당할 만한 위협이다. 합성제품 신속 판별기 같은 예방조치와 ‘천연다이아몬드품질보증’ 프로그램이 새로 도입됐다. 소매업체에 합성 다이아몬드의 명시적인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률 관련 논의도 진행 중이다.

더 큰 위협은 소비자가 의식적으로 천연제품 대신 합성 다이아몬드를 선택하는 데 따르는 시장 점유율 하락에서 비롯된다. 천연 다이아몬드 업계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s) 커넥션으로 아직도 시달린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분쟁 자금으로 활용되는 다이아몬드를 가리키는 말이다. 합성 다이아몬드 업계는 ‘분쟁 무관(conflict-free)’ ‘윤리적’인 제품으로 마케팅하며 이 같은 틈새를 파고들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가 왜 그렇게 귀하게 여겨지고 보석 장신구 업계의 주축을 이루는지 핵심을 찌르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은 항상 사람들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이런 원리는 다이아몬드도 다르지 않다. 지난 수년간 우리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서 가치는 성격상 다차원적임이 번번이 입증됐다. 구체적으로 사회적·개인적·기능적 가치의 3가지 중요한 차원이 있다.

사회적 가치는 남들과의 관계에서 뭔가를 얼마나 가치 있게 인식하느냐를 나타낸다. 우리를 멋져 보이게 만드는가, 우리 이미지나 신분을 높여주는가 등이다. 개인적 가치는 우리의 바람과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켜 주는가를 반영한다. 그리고 기능적 가치는 제품을 얼마나 쓸모 있게 여기는가를 나타낸다. 우리는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이들 각각의 차원에 가중치를 다르게 부여한다.

‘천연 vs. 인조’ 다이아몬드의 가치인식 측면에선 차이점이 뚜렷하다. 합성 다이아몬드가 공업적 용도(예를 들면 고급 정밀 도구) 면에서 훨씬 더 애용된다는 사실은 상당 부분 이 분야에서의 기능적 성격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그들은 비교적 저가에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때 합성 다이아몬드를 구입한다.

그러나 소비자(그리고 특히 약혼반지 구매자)에겐 다이아몬드에 담긴 감정적 의미가 훨씬 더 크다. 실제로 전 세계 다이아몬드 공급을 독점하던 드비어스가 철저한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한 덕분에 다이아몬드의 인기가 급등했다. 드비어스는 대규모 캠페인으로 다이아몬드 약혼반지 수요를 창출했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 슬로건이 대표적이다.

다이아몬드 마케팅 방식에 반영되는 강력한 감정적 요소는 기능적 가치로는 포착할 수는 없다. 따라서 거기에는 개인적 가치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선물 받는 사람을 구매자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이아몬드 가격이 말해준다고 업체들은 홍보한다.

다른 고급품과 마찬가지로 다이아몬드는 막대한 사회적 가치를 지닌다. 대다수 소비자에게 다이아몬드는 단순소장품이 아니라 과시용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약혼반지로 구입할 경우엔 상대방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주려는 측면도 있다.

합성 다이아몬드 업계에는 이것이 실질적인 장벽이다. ‘합성’이라는 용어 자체가 다이아몬드에서 연상되는 귀족적인 이미지를 깎아내린다. 이런 측면에서 합성 다이아몬드 업계는 이 시장을 공략하는 실질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분쟁 무관’ 다이아몬드라는 마케팅이 도움은 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천연 다이아몬드 업계가 공급망을 갈수록 엄정하게 조사해 분쟁지역 다이아몬드를 솎아내기 때문이다.

합성 다이아몬드 업계는 앞으로 이 같은 감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그럴 수 있다. 그래서 합성 다이아몬드의 사회적인 가치를 높일 뿐 아니라 구입하는 사람이 긍지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거기에는 한두 기업뿐 아니라 업계 차원에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때까지 다이아몬드의 기능적 가치에 더 관심이 많은 실속파 소비자가 소규모의 합성 다이아몬드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그러나 합성 다이아몬드가 주류로 올라서려면 사람들이 가진 사회적·개인적 가치 인식에 어필하는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한편 천연 다이아몬드 업계는 시장 지배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 폴라 슈클라



[ 필자는 영국 에섹스대학 마케팅 교수다. 이 글은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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