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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T 키워드는?

올해 IT 키워드는?

가상현실·증강현실, 인공지능 인터넷, 여러 기기를 넘나들며 이용자를 따라다니는 개인 디지털 비서 등이 변화 이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사진)가 보여줬듯이 올해 우리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하고 싶다면 과거 역사를 알아야 한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이 올해 어떨지 알아보려면 지난해의 주요 변화를 돌아봐야 한다.

지난해의 추세로 판단할 때 올해는 다음 단계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인터넷의 부상, 여러 기기를 넘나들며 이용자를 따라다니는 개인 디지털 비서 등이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세계
지난 1년 내내 한 가지 기술이 뉴스의 초점이 되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원하는 생일선물로 떠올랐다. 바로 VR이다. VR은 2006년 HTC, 오큘러스(페이스북 자회사), 플레이스테이션이 모두 최신 헤드셋을 출시하면서 상업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는 ‘과대선전 사이클’에서 위태로운 단계임을 감안할 때 VR에 분수령이 될 게 거의 확실하다.

‘과대선전 사이클’은 신흥기술이 과장광고의 증가, 소비자의 갑작스런 환멸, 궁극적인 성공의 사이클을 거치는 동안 그 기술의 상업적 지배력을 예측하는 조사 방법론이다. 현재 VR은 ‘부풀려진 기대의 벼랑’ 끝에 서 있다. 과장된 이미지가 현실을 뛰어넘고 품질보다 참신함이 우선하는 단계다.

이 과대선전 사이클 모델에선 열광의 절정에 도달한 뒤 불가피하게 추락이 뒤따른다(‘환멸의 골짜기’). 소비자가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VR에 관한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는 가벼운 조정으로 보지만 몰락의 신호탄으로 간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요즘 출시되는 VR 게임과 앱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환멸의 분노냐 아니면 인내의 자비냐가 이런 관점을 판가름하는 주된 잣대다. 하지만 휴대전화 기반의 VR 플랫폼(사용하기 더 편해지고, 비용이 낮아지고, 게임·앱이 더 다양해졌다)이 올해 전반적으로 VR의 안정에 도움을 주리라는 것이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성공의 증강
현실세계의 이미지에 추가로 그래픽이나 정보를 덧씌우는 증강현실은 최근 게임 플랫폼으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안정은 성공이 아니다. 또한 VR이 주로 게임과 360도 비디오로 국한되는 레크리에이션 용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VR은 아직껏 소셜미디어 용 인터페이스 제공 같은 소셜 영역 또는 기능적 응용에는 비교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용도는 더 많지만 현재로선 덜 알려진 동종 기술 AR의 경우는 또 다르다. 현실세계의 이미지에 추가로 그래픽이나 정보를 덧씌우는 AR은 최근 게임 플랫폼으로 많은 성공을 거뒀다. 특히 포케몬고의 출시가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AR의 기능성은 게임의 범위를 넘어서며 무한한 디지털 정보 형식의 전달 메커니즘이다. 예를 들면 사이클 선수의 헬멧에 부착해 360도 시야를 제공하고, 추월 차량을 추적해 잠재적인 위험을 경고하는 전방 투영장치(heads-up displays) 같은 구상 단계의 기술이 있다. 그뿐 아니라 비주얼 오버레이(이미지 정보 등의 덧씌우기) 같은 앱으로 사실상 페인트칠 한번 하지 않고 집 전체 실내장식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AR의 진짜 미래는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해진 콘텐트와 서비스에 접근하는 더 향상된 새 수단이 될 잠재력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와 구글 글라스가 시사했듯이 올해 우리는 AR을 이용해 이메일을 확인하고, 페이스북에 콘텐트를 올리고, 약속 장소로 가는 빠른 경로를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콘텐트가 곧장 우리 눈 앞으로 전달된다. 시선을 돌리거나 발걸음을 멈출 필요가 전혀 없다.

현재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깊이 감지(depthsensing)’ 카메라 렌즈와 물리적 환경 도표화 시스템 같은 관련 저변 기술의 발전에 중점을 둔다. 이는 업계에서 이 같은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드웨어를 준비 중임을 시사한다. 그렇다고 올해 AR의 꿈이 모두 실현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저변 기술이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지게 된다.
 로봇 인터넷
몇몇 환상적인 신기술 연구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응용될 가능성이 큰 또 다른 분야는 AI와 기계학습이다. 그리고 올해를 이끌 응용분야는 카메라로부터 주전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일반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한 사물인터넷이다.

사물인터넷 개념은 인터넷에 상시적으로 접속하고 싶은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체들이 모두 하나의 근사한(또는 오싹한) 사슬로 연결된다. 올해엔 집에 도착하기 10㎞ 전에 차 안의 맞춤 인터페이스로 바리스타 커피 머신에 연결해 커피를 만들어 놓도록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희망사항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 같은 상호 연결 트렌드는 클라우드 로봇공학(클라우드에 정보를 담아두고 로봇이 꺼내 쓰도록 하는 기술)으로 AI의 영역에 이르고 있다. 각종 과업에 최적화된 로봇들이 이 시스템들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특정 문제에 대처할 뿐 아니라 서로 솔루션을 전달할 수 있다.

로봇들은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른 모든 로봇이나 지능 시스템이 그것을 분석할 수 있게 한다. A 로봇이 B 로봇에 뭔가 가르쳐주면 B 로봇은 그것을 발전시켜 또 다른 로봇에 전달하는 협업을 통해 로봇들의 학습 잠재력과 연결성을 대폭 키워나갈 수 있다.
 개인 디지털 비서
이 모든 트렌드는 우리의 마지막 2017년 예측으로 귀착된다. 스마트 개인 비서의 형태로 구현되는 인간형 디지털 기술의 부상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을 모방하는 데이터 허브인 셈이다. 이들은 발전된 AI 기술을 이용해 우리의 데이터를 포착·해석하고, 사물인터넷으로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움직이고, AR 기술로 우리의 모바일 세계 속에 스스로를 설득력 있게 투영한다.

이는 디지털로 연결된 세계와 우리 인간 사이에 자연스런 하나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그것이 시리(애플)·코타나(MS)·알렉사(아마존) 같은 AI 개인비서 소프트웨어의 다음 발전 단계다. 어디를 가든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기기를 뛰어넘어 함께 따라다니며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우리를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비서다.

- 톰 가너



[ 필자는 영국 포츠머스대학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 스쿨의 주임 연구원이다. 이 글은 온라인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박스기사] 생각만으로 VR과 AR 조종한다? - 뇌전도 이용해 두뇌활동 기록하고, 데이터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3차원 제어기능 제공해
“사람들은 우리 기술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게임하고, 장난감을 조종하고, 실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
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종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 미시건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뉴러블이 그런 연구를 진행 중이다. 뉴러블은 웹사이트에서 “가상현실을 뛰어넘는” 것이 그들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뉴러블의 두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뇌전도(EEG)를 이용해 두뇌활동을 기록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완전 3차원 제어기능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우리 기술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게임을 하고, 장난감을 조종하고, 실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

두뇌활동을 이용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통해 실제 물체를 제어한다는 구상이다. 이 기술을 담당하는 개발팀에 따르면 정신 나간 소리가 아니다. 뉴러블의 램지스 알케이드 사장 겸 CEO는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모든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기기에서 이 기술이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표준 플랫폼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사람들이 집이나 사무실에서 AR 시스템과 두뇌 활동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뉴러블은 기존 방법을 이용해 모니터한 사람의 두뇌활동을 토대로 기기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뉴러블은 심전도(ECF)와 비슷한 EEG를 이용한다. ECG가 심장 활동을 측정하듯이 EEG는 두뇌활동을 모니터한다. 두뇌활동을 측정한 뒤 그 데이터를 분석해 그것을 토대로 3차원 이용자 제어 메커니즘이 생성된다. 그에 따라 두뇌만으로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조종한다. AR과 VR 헤드셋에 이 기술이 적용되면 AR과 VR에서 인공적인 특성이 줄어들면서 더 큰 매력을 갖게 될 것이다.

뉴러블은 자사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가 모든 제조업체의 AR·VR 헤드셋을 지원한다고 주장한다. VR의 핵심 이용자 기반인 게이머의 경우 뉴러블의 소프트웨어가 그들의 감정과 스트레스에 실시간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뉴러블의 기술은 구상 단계에 오래 머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앤젤 투자자 BOSS 신디케이트로부터 200만 달러의 투자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 리샤브 제인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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