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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크 폰트로이 로저드뷔 CEO

장 마크 폰트로이 로저드뷔 CEO

1995년에 만들어진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로저드뷔는 어떻게 20년 만에 하이워치 브랜드의 반열에 올랐을까?
장 마크 폰트로이
로저드뷔(Roger Dubuis)는 ‘역사’를 명품의 주요 잣대로 삼는 럭셔리 워치업계에서 20여 년 만에 강렬한 존재감을 가지게 된 스위스 시계 브랜드다. ‘역사’는 ‘대담한 디자인’으로 대체했고 ‘장인’의 자리는 ‘소재의 혁신’으로 채웠다. 한국을 찾은 장 마크 폰트로이 로저드뷔 CEO와 혁신적인 하이앤드 워치의 상징이 된 로저드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짧은 역사임에도 소비자나 업계에 강렬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비결은 무엇인가.


95년 창립 당시 로저드뷔의 비전은 클래식한 하이앤드 워치가 아니었다. 이미 제조사의 기술과 마케팅 사례는 시장이 충분히 가지고 있으니 이를 새롭게 구성해 기존의 시장의 판도를 깨보겠다는 게 핵심이었다. 이를 위해선 디자인부터 기술, 마케팅까지 보다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소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를 위해 계속해서 내부의 구성원들에게 ‘대담해져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내가 합류해서 느낀 점은 하이앤드 브랜드가 가진 특유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방식보다는 소비자나 구성원들의 생각을 읽으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는 점이었다. 대신 좋은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진 않는다. ‘한정판’을 통해 브랜드나 제품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다.



경쟁 브랜드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


디자인에서 다른 하이앤드 워치와 확실히 차별된다. 다른 시계들은 브랜드를 가리면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제품은 스켈레톤 아키텍쳐 디자인으로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소재 역시 다른 브랜드와 다르다. 소재를 얼마나 세밀하게 가공하고 조립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소재가 다르다. 매년 신소재를 사용한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우린 브랜드 스토리보단 새로운 기술을 계속해서 찾아내고자 노력한다. 소비자가 매장에 오는 이유는 ‘새로운 제품’ 때문이다. 제네바 실(Geneva Seal) 인증을 통해 객관적으로 기술력은 인정받았다.
 디자인과 창의성으로 승부
추신수 에디션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가 좋지 않다. 급속히 성장하던 한국과 중국 역시 하이앤드 워치 시장이 하락세란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의 경제 상황이 나쁜 건 아니란 점이 중요하다. 가장 필요한 대응책은 창의성이다. 기존의 클래식한 워치 메이커의 마케팅 방식이 아닌 제조 부문의 창의성이 필요하다. 최근 니치 브랜드나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슈퍼카 판매는 오히려 늘고 있다. 도전적인 시기임은 분명하지만 대응책에 따라 기업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경제가 부진하니 매출이 부진한 건 당연하다는 논리는 핑계다.



로저드뷔는 위기가 없었나?


난 개인적으로 ‘위기’란 단어를 싫어한다. 가장 흔한 예로 전세계 빈곤의 위기는 끊임없이 이어져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명품은 행복, 기쁨과 연관돼 있다. 크리스마스나 신년에 구매가 늘어나는 건 행복하고 싶은, 기뻐하고 싶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출발한다. 소비자는 대담하게 지출한 것이다. 제품 역시 그만한 대담성을 가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위기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황을 돌파하는 실행력. 이를 다른 말로 하면 ‘대담성’이다. 로저드뷔뿐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가 대담햐져야 하는 이유는 지금이 위기상황이기 때문이다. 구성원부터 제품 디자인, 소재, 마케팅까지 좀더 대담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워치테크란 말이 시계 브랜드 입장에선 부담스럽거나 원래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생각하진 않는지? 로저드뷔는 워치테크 제품으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하이앤드 워치는 차별성의 상징이다. 로저드뷔가 추구하는 비전과 동일하다. 다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어디로 이동하는지가 중요하다. 관심이 머무르고 또 증가하니까 워치테크가 가능한거 아니겠는가. 우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자동차에 비유해보면 과거 람보르기니를 사던 소비자가 테슬라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와 같다고 생각한다. 로저드뷔가 최근 경매시장에서 가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특히 우린 고객을 위한 맞춤 제품을 제작하는 부서가 있을 만큼 ‘한정판’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추신수 에디션 역시 28개로 한정판이다. 17번은 추신수 선수에게 전달했다.
 대담한 스피릿, 추신수의 시계


추신수 선수 시계인 게 브랜드에 부담이 되진 않나? 프로 선수는 성적 등 리스키한 부분이 많다.


지금도 그의 성적은 잘 모른다. 다만 그가 가진 대담성, 안정적으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떠나 미국에서 자신의 체급보다 월등한 선수들과 맞서 싸우는 그 스피릿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과도 잘 어울린다. 또 그의 인간성이 브랜드와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손목이 고무로 된 제품이 많다. 하이앤드 워치엔 평범한 거 아닌가?


페라리의 타이어도 고무다. 대신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를 사용했다. 손목을 가볍게 하기 위해 무게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고무를 사용했다.

장 마크 폰트로이(Jean-Marc Pontroue) - 1995년 LVMH그룹에 합류한 뒤 프랑스 브랜드 지방시 세일즈 디렉터로 근무했다. 이후 2000년 독일 럭셔리 브랜드 몽블랑의 제품전략과 개발을 담당하며 몽블랑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재편했다. 이후 2011년 스위스 워치 브랜드 로저드뷔 제너럴매니저로 합류한 뒤 2012년 로저드뷔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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