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비스타 백종훈 CEO, 박시몽 CTO] 수소 강대국이 곧 에너지 자립국”
[메타비스타 백종훈 CEO, 박시몽 CTO] 수소 강대국이 곧 에너지 자립국”
액체수소 권위자 백종훈, 록히드마틴 출신 박시몽 의기투합 … 액체수소 활용한 드론 배터리, 수소차 충전소 등 이동시스템 개발 미 항공우주국(NASA)과 10여 년간 차세대 액체수소 운용기술을 연구해 온 백종훈 박사와 록히드마틴에서 세계 최고의 전투기라 불리는 F-22 랩터의 무장체계 소프트웨어 시스템 설계책임자를 지낸 박시몽 내비오닉스코리아 대표가 손을 잡았다. 액체수소를 통해 한국을 ‘에너지 자립국’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액체수소 분야의 권위자와 항공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의 만남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4월 1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메타비스타 본사에서 만난 백종훈 CEO(최고경영자)는 “수소에너지는 무한정 생산, 무한정 이용이 가능하다. 강대국들이 미래 에너지로 액체수소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데 반해 한국은 미동조차 없어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귀국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시몽 CTO(최고기술 경영자)는 “완전히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에 주변의 우려가 많지만 이미 기술력은 확보한 상태이고 이를 상용화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전 세계가 수소에너지의 청정성과 무한한 저장량, 다양한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물·유기물·화석연료 등의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연소시켜 얻어내는 에너지다. 수소는 물의 전기분해로 쉽게 제조할 수 있고, 가스나 액체로 수송하거나 고압가스·액체수소·금속수소화물 등 다양한 형태로 저장이 가능하다. 또 배기가스나 공해물질이 거의 생성되지 않아 환경오염 우려도 적다. 백종훈 CEO는 “수소는 특정 지역에서만 채취할 수 있는, 이른바 ‘신의 선물’로 불리는 화석에너지와는 달리 무한정 만들 수 있는 자원”이라며 “수소 강대국이 된다는 것은 에너지 자립국이 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은 수소에너지 개발의 인프라가 척박하다. 생산-정제-저장-배송 등 에너지 개발 과정에서 유독 액체수소 분야에서만 걸음이 더디다. 백 CEO가 영구귀국을 결심한 이유다. 그는 “미국과 독일의 수소에너지 개발 기술 수준이 100이라면 일본은 90까지 따라갔다”며 “수소 산업은 고속도로를 깔고 철을 만드는 것과 같은 기반산업이다.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199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국내 최초로 소량의 액화수소를 추출하는데 성공한 백 CEO는 이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극저온 기술로 박사학위를 받고, 플로리다태양에너지센터(FSEC) 수소에너지연구부 책임연구원과 극저온 시스템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2003년부터 NASA 케네디 우주센터의 극저온실험부와 함께 차세대 우주발사체 프로그램의 액체수소 연료효율 극대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특히 2015년에는 국제극저온공학협회로부터 수소액화기의 소형화 및 경량화 기술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최우수 응용기술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특히 액체수소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액체수소는 영하 253℃ 이하에서 액체가 되는 극저온유체로, 수소를 대량 저장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기체수소 부피의 800분의 1에 불과해 압축 기체수소에 비해 약 10배의 수송효율을 갖는 게 특징이다. 쉽게 말해 동일한 양의 수소에너지를 가장 작고 가벼운 용기에 담을 수 있다. 대량수소 사용 사회로 가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자, 수소 인프라 구축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백 CEO는 “현재 액체수소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로는 수소연료전지로 작동하는 드론, 수소연료전지차의 대중화를 위한 대용량수소 이송-저장-충전 인프라 구축, 수소로켓 엔진개발 등이 있다”며 “이외에도 반도체·의료·우주항공·특수목적 수송 등 산업 전 분야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업을 구상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원천기술을 상용화할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 나타난 이가 바로 박시몽 내비오닉스코리아 대표다. 스무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보잉·록히드마틴·레이시온 등에서 전투기 항법 및 무장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 지휘했던 박 CTO는 5년 전 한국에 돌아와 드론 등 비행물체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박 CTO는 “일반 상용제품들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 항법시스템과 자율비행, 편대비행 등의 응용기술을 개발 중이었다”며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고작 30분 남짓 날 수 있는 드론의 한계에 고민하던 차였다”고 말했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연초 메타비스타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의 목표는 ‘드론부터 시작해 궁극적으론 액체수소기반 범용 이동시스템 완성’이다. 우선 국내에선 NASA와의 공동연구 등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수소에너지 시범단지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있어 이 분야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백 CEO는 “냉장고 크기의 수소액화장비는 언제든 만들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서울 근교에 부지를 선정해 공장 설계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해외의 선진기업들과 기술·펀딩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NASA 케네디우주센터와 플로리다태양에너지센터와의 공식 파트너십 계약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케네디우주센터 안에 메타비스타의 R&D센터 입주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백 CEO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일본과도 기술협력의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이를 통해 동남아·남미·아프리카의 액체수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CTO는 “우리의 장점은 연구개발 비용과 시간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시제품 제작과 비즈니스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수소에너지산업은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일본 닛케이BP 클린테크연구소는 2030년 세계 수소연료전지 시장 규모를 약 400조원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수소연료전지 산업규모는 2040년 약 107조원에 달하고 생산 유발 효과는 23조5000억 원, 고용효과는 17만3000여 명으로 추정된다. 한국과 에너지자원 환경이 비슷한 세계 최대 LNG 수입국 일본은 이미 2013년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실행에 돌입했다.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V) 80만 대 보급, 수소충전소 900기 구축이 목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8월 수소 에너지 확산과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수소충전소 설치·운영회사 설립 등을 위해 정부 주도로 ‘수소융합얼라이언스’가 구성됐다. 백 CEO는 “후발주자이지만 강력한 정부의 의지와 민간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로 액체수소 선진국을 따라잡고 있는 일본의 경우를 본다면 한국 역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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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메타비스타 본사에서 만난 백종훈 CEO(최고경영자)는 “수소에너지는 무한정 생산, 무한정 이용이 가능하다. 강대국들이 미래 에너지로 액체수소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데 반해 한국은 미동조차 없어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귀국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시몽 CTO(최고기술 경영자)는 “완전히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에 주변의 우려가 많지만 이미 기술력은 확보한 상태이고 이를 상용화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강대국은 액체수소 기술 개발 몰두하는 데”
하지만 한국은 수소에너지 개발의 인프라가 척박하다. 생산-정제-저장-배송 등 에너지 개발 과정에서 유독 액체수소 분야에서만 걸음이 더디다. 백 CEO가 영구귀국을 결심한 이유다. 그는 “미국과 독일의 수소에너지 개발 기술 수준이 100이라면 일본은 90까지 따라갔다”며 “수소 산업은 고속도로를 깔고 철을 만드는 것과 같은 기반산업이다.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199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국내 최초로 소량의 액화수소를 추출하는데 성공한 백 CEO는 이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극저온 기술로 박사학위를 받고, 플로리다태양에너지센터(FSEC) 수소에너지연구부 책임연구원과 극저온 시스템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2003년부터 NASA 케네디 우주센터의 극저온실험부와 함께 차세대 우주발사체 프로그램의 액체수소 연료효율 극대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특히 2015년에는 국제극저온공학협회로부터 수소액화기의 소형화 및 경량화 기술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최우수 응용기술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특히 액체수소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액체수소는 영하 253℃ 이하에서 액체가 되는 극저온유체로, 수소를 대량 저장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기체수소 부피의 800분의 1에 불과해 압축 기체수소에 비해 약 10배의 수송효율을 갖는 게 특징이다. 쉽게 말해 동일한 양의 수소에너지를 가장 작고 가벼운 용기에 담을 수 있다. 대량수소 사용 사회로 가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자, 수소 인프라 구축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백 CEO는 “현재 액체수소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로는 수소연료전지로 작동하는 드론, 수소연료전지차의 대중화를 위한 대용량수소 이송-저장-충전 인프라 구축, 수소로켓 엔진개발 등이 있다”며 “이외에도 반도체·의료·우주항공·특수목적 수송 등 산업 전 분야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업을 구상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원천기술을 상용화할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 나타난 이가 바로 박시몽 내비오닉스코리아 대표다. 스무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보잉·록히드마틴·레이시온 등에서 전투기 항법 및 무장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 지휘했던 박 CTO는 5년 전 한국에 돌아와 드론 등 비행물체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박 CTO는 “일반 상용제품들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 항법시스템과 자율비행, 편대비행 등의 응용기술을 개발 중이었다”며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고작 30분 남짓 날 수 있는 드론의 한계에 고민하던 차였다”고 말했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연초 메타비스타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의 목표는 ‘드론부터 시작해 궁극적으론 액체수소기반 범용 이동시스템 완성’이다. 우선 국내에선 NASA와의 공동연구 등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수소에너지 시범단지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있어 이 분야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백 CEO는 “냉장고 크기의 수소액화장비는 언제든 만들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서울 근교에 부지를 선정해 공장 설계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해외의 선진기업들과 기술·펀딩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NASA 케네디우주센터와 플로리다태양에너지센터와의 공식 파트너십 계약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케네디우주센터 안에 메타비스타의 R&D센터 입주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백 CEO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일본과도 기술협력의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이를 통해 동남아·남미·아프리카의 액체수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CTO는 “우리의 장점은 연구개발 비용과 시간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시제품 제작과 비즈니스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 시장 2030년 400조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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