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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떠다니는 플라스틱 약 5조 개

바다 떠다니는 플라스틱 약 5조 개

무게만 해도 27만t으로 자유의 여신상의 10배…해양생물이 오염물질 삼키면 번식에 문제 생겨
‘태평양 거대 쓰레기 벨트’는 약 70만㎢에 이르며 대양의 다른 곳보다 플라스틱이 많이 모여들어 부유하는 거대한 구역이다.
우리 바다에는 수조 개에 이르는 플라스틱 조각이 떠다닌다. 그 무게가 자그마치 27만t(자유의 여신상 무게의 10배)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은 어디서 어떻게 생길까?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에 어떻게 유해한가?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대책은 무엇일까? 영국 엑서터대학 태머라 갤러웨이 교수의 설명을 들어봤다.



우리가 플라스틱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데도 그것이 바다에서 떠도는 이유는 뭔가?


우리가 매년 생산하는 플라스틱의 약 50%는 일회용 제품에 사용된다. 그런 제품은 한 번 사용한 뒤 바로 버린다. 그 플라스틱 쓰레기의 약 10%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은 쓰레기 매립지가 그 근원이며 일부는 어업 활동에서 발생한다.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떠다니나?


대양 표면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5조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우린 실제로 바다에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그보다 훨씬 많다고 추정한다. 플라스틱은 바다에 흘러 들어간 뒤 해양생물의 먹이가 되거나 더 작은 조각으로 해체되거나 궁극적으로는 바다 아래 가라앉는다.



주로 어떤 종류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흘러 들어가나?


해양 생태계와 해변에 도달하는 플라스틱의 종류에 관해선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대부분은 해변 쓰레기의 현장 조사에 근거한다. 먼저 어떤 것을 플라스틱 쓰레기로 정의할지 정해야 한다. 담배 꽁초, 면봉, 병, 병뚜껑, 플라스틱 식기류·숟가락·나이프·포크, 컵, 포장지 등 해변에서 발견되는 모든 쓰레기를 분류하고 그 양을 측정하는 데 많은 노력이 집중됐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너들(nurdle)’이라고 부르는 보통 5㎜ 이하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이다. 플라스틱 제품 원료로 쓰이는 이 다양한 색상의 너들은 작은 알갱이로 큰 플라스틱 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오며 플랑크톤이나 물고기 알처럼 생겼다.
오션클린업은 ‘태평양 거대 쓰레기 벨트’를 둘러본 뒤 “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했다”고 밝혔다.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도 재사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만큼 많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가?


거의 같은 양으로 추정된다. 물론 특정 종류의 플라스틱이 다른 종류보다 많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재활용 가능성 여부를 불문하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물건이 가장 많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바다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플라스틱 네 가지는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PVC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종류와 일치한다.



플라스틱으로 바다를 많이 오염시키는 국가는?


어떤 국가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버리는지 많은 조사가 실시됐다. 흥미롭게도 극동 지역과 중국, 남반구 국가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배출한다. 쓰레기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가들의 쓰레기 처리 방식이 버려지는 플라스틱 양을 감당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쓰레기 처리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국가는 환경 오염을 막기 어렵다.



플라스틱 오염이 바다에 균등하게 분포됐는가 아니면 더 심한 곳이 있나?


플라스틱 쓰레기는 세계의 해양 전체에 아주 널리 분포돼 있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다. 바람과 해류에 따라 아주 먼 거리를 매우 빨리 이동하며 잘 분해되지 않는다. 해양 환경은 바람과 해류에 좌우된다. 따라서 플라스틱은 다른 바다보다 더 많이 모일 수 곳이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모이는 구역 중 하나가 하와이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사이의 ‘태평양 거대 쓰레기 벨트(great Pacific garbage patch, GPGP)’다. 그곳의 플라스틱 오염은 얼마나 심각한가?


GPGP는 아주 넓은 구역으로 약 70만㎢에 이른다. 대양의 다른 곳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이 모여들어 부유하는 거대한 구역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 같이 떠다니는 거대한 플라스틱 섬이 아니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양의 다른 구역보다 플라스틱 축적량이 더 많은 구역이라는 의미일 뿐이다. 그런 플라스틱 조각 중 다수는 해수면 바로 아래서 떠다닌다. 또 GPGP가 지구 대양의 유일한 거대 쓰레기 오염 구역은 아니다. 지구의 5대양 각각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드는 소용돌이 구역이 형성돼 있다.
큰 플라스틱 조각은 해양생물을 얽어매 익사시키거나 다치게 할 수 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가지다. 큰 플라스틱 조각은 해양생물을 얽어매 익사시키거나 다치게 할 수 있다. 일부 해양생물은 플라스틱을 먹어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다. 바다에 떠 있는 큰 플라스틱 조각은 침습적인 해양생물의 장거리 이동에 사용되기도 하고, 다른 지역의 병균을 옮길 수도 있다.



아주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는 어떤가?


‘마이크로플라스틱’으로 불리는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도 해양 생태계에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다. 아주 작은 알갱이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크기가 많은 해양생물이 좋아하는 먹이인 플랑크톤과 비슷하다. 연신 물을 빨아 내뿜으면서 함께 들어온 플랑크톤이나 유기물을 걸러 먹는 여과섭식 해양생물 다수는 그런 플라스틱 알갱이까지 소화한다. 따라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그런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큰 플라스틱 조각이 다른 해양생물에 주는 피해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해양생물이 플라스틱을 섭취하면 번식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가?


그게 아주 큰 문제다. 플라스틱엔 물과 상극인 ‘소수성’ 표면이 있다. 그래서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을 끌어당긴다. 해양 환경 오염물질 중 다수도 ‘소수성’이다. 따라서 바다에 떠돌아다니는 오염물질이 플라스틱에 들러붙는다. 해양생물이 그 플라스틱을 삼키면 어떻게 되겠는가? 오염물질이 그냥 배설되기도 하지만 먹이사슬에서 계속 축적되기도 한다. 여러 해양생물에서 그런 오염물질을 삼키는 것이 번식 문제로 연결된다.



그처럼 고질적인 해양 플라스틱 오염 구역을 청소할 순 없는가?


태평양과 대서양의 경우 그런 구역이 가장 가까운 해안에서도 수백 또는 수천㎞ 떨어져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 구역을 청소한다는 발상은 좋지만 그 먼 곳까지 가서 그 넓은 구역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한 뒤 거대한 배에 싣고 돌아온다는 것은 실용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으로도 거의 불가능하다.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 청소는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지만 최선의 방법은 처음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런 행동과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방식을 고치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널리 사용되는 좋은 방법이 있다. 플라스틱 제품 구입을 줄이는 동시에 행동도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번 커피를 플라스틱 뚜껑이 있는 일회용 잔으로 구입하지 말고 재사용이 가능한 컵을 갖고 다니는 것이다. 빨대, 플라스틱 숟가락·나이프·포크, 일회용 플라스틱 병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기업은 어떻게 하고 있나?


여러 가지 흥미로운 진전이 있다. 기업은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를 중시한다.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을 만드느라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우리가 물건을 사용하는 방식과 제조업체가 그 물건을 디자인하는 방식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용 방식에 맞춰 디자인을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영국 정부는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나?


최근 영국 정부는 화장품이나 치약에 사용되는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인 마이크로비드(microbead)의 사용을 금지했다. 매우 중요한 조치다. 또 우리는 영국 정부의 환경 감사위원회에 플라스틱의 해양 오염에 관한 증거를 제시했고 유엔도 마이크로플라스틱과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에 관한 우리 연구를 해양법 심의에 활용했다. 쇼핑할 때 비닐봉지를 원하면 요금을 받는 제도도 도입했다. 그로써 비닐봉지 사용이 거의 즉시 크게 줄었다. 매우 훌륭한 규제의 사례다.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다른 획기적인 방법은?


앞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자연 분해가 더 잘 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도록 제조업계를 지원함으로써 생태계 전체에 유입되는 플라스틱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다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더 많이 하는 동시에 플라스틱을 친환경 물질로 대체해야 한다.

- 마사 헨리케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박스기사] 쓰레기를 연료로 만든다 - 메탈로센 촉매와 제한된 열분해 반응을 사용해 디젤 생산하는 장치 개발돼
에코퓨얼 테크놀로지스는 소형 리액터로 저온에서 플라스틱을 원료로 디젤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매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45억~120억㎏이다. 그 쓰레기를 그곳을 지나가는 배에 유용한 연료로 바꿀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됐다.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청소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연료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생물과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장치는 열분해를 통해 플라스틱의 아주 큰 분자를 연료에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분자로 분해하는 리액터다. 선적 컨테이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고 하루 10시간 동안 최대 플라스틱 4500㎏을 디젤 연료로 바꿀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이런 과정은 사용 가능한 디젤 연료를 만들기 위해 거대한 정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리액터는 메탈로센 촉매와 제한된 열분해 반응을 사용해 직접 디젤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이 리액터는 스타트업 에코퓨얼 테크놀로지스와 비영리 단체 클린 오션스 인터내셔널이 공동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실험실 테스트는 이 소형 리액터를 이용해 저온에서 플라스틱을 원료로 디젤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저온 환경에서 가능하다는 것은 시스템을 작동하는 데 에너지가 그만큼 적게 든다는 뜻이다.

에코퓨얼 테크놀로지스의 창업자 스와미나탄 라메시는 “이 촉매 시스템으로 열분해를 연속주입 과정으로 수행할 수 있어 전체 시스템의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10시간 기준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90~4500㎏을 처리할 수 있다. 또 장치의 크기가 작아 플라스틱 쓰레기가 있는 곳으로 이 기술을 가져갈 수도 있다.”

클린 오션 인터내셔널의 설립자로 40년 선원 경력을 가진 제임스 홀름은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바다에 나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해 연료로 만들어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 세계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되는 현장에서 연료화로 가치를 창출하면 그 쓰레기를 바다에 닿기도 전에 없앨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캘리포니아 주 샌타크루즈 시정부를 위한 시연이다. 샌타크루즈 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기술을 찾고 있다.

- 마사 헨리케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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