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부모는 일반 부모와 양육 방식 다르지 않고 자녀 학교 활동에 더 적극 참여해 미국 대법원의 동성혼 합헌 판결에 따라 남자 동성 커플이 자녀를 입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미국 켄터키 주의 가정법원 판사 W. 미첼 낸스는 동성 커플의 입양 문제와 관련된 심리를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동성 커플의 입양이 어린이에게 최선의 이익을 보장해 준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나의 양심적 판단”이라고 밝히며 판사는 개인적 편견이 있을 땐 관련 사건의 심리를 해선 안 된다는 법관윤리 규정을 지적했다.
미국 대법원이 2015년 6월 역사적인 판결에서 동성혼을 합헌으로 선포했지만 낸스 판사처럼 그 결정에 반발하는 공직자와 기관이 적지 않다. 텍사스·사우스다코타·앨라배마 주는 비즈니스 업주가 ‘종교적 신념’을 근거로 고객이나 사업 파트너, 근로자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소위 ‘종교자유 보호법’을 통과시켰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동성애자 차별을 허용하는 법이다. 이에 따라 해당 주의 민간 입양기관은 동성 커플의 입양 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
또 텍사스 주 법무장관은 카운티 법원 직원들에게 종교적 신념으로 동성 결혼에 반대하면 결혼허가증을 내주지 않아도 된다고 공표했다.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정치·사회) 운동가들의 법원이 내린 결함이 많은 결정”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한 그는 “대법원의 판결이 수정헌법 1조에서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권을 부인하는 건 아니다”면서 “카운티 법원 판사와 직원들이 종교자유의 신념을 바탕으로 동성 결혼 반대 태도를 고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은 성소수자 부모의 자녀나 성소수자 학생을 차별하는 학교에 연방정부의 교부금 지급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이 같은 정부 관리나 판사, 의원들은 동성 부모가 일반 부모와 어떻게 다른지에 관한 연구 결과를 자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이 분야의 연구는 대부분 동성 부모가 양육하는 자녀의 사회적·정서적·인지적 평가에 초점을 맞췄고, 연구 결과 그 아이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교사 출신으로 동성 부부(특히 남성 부부)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연구로 교육학 박사 논문을 쓰는 중이다.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비슷한 남성 부부 가족과 일반 부부 가족의 자녀 양육 방식은 서로 차이점이 거의 없다. 특히 자녀의 교육 문제에선 대부분 같은 방식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의 동성혼 합헌 판결 후 남자 동성애자 부부의 자녀 입양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물론 미국에서 남자 동성 부부가 이끄는 가정의 수를 정확히 알긴 어렵다. 인구조사국이 추정만 할 뿐 정확한 집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구조사국이 2020년부터 동성 부모 가구 수를 조사하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최근의 예산 삭감과 인구조사 국장의 사임, 정치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진전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그럼에도 약 3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인구조사국이 실시하는 미국 지역사회 조사(ACS)는 매년 동성 부모 가정의 수를 추정한다. ACS에 따르면 2015년 두 아버지가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이 거의 4만 가구에 이르렀다(2010년엔 약 3만 가구로 추산됐다).
그렇다면 이런 가정의 부모가 각자의 역할을 어떻게 분담할까? 간단히 말하면 이성애 부모와 다르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백인이며 경제적 어려움이 별로 없는 남자 동성 부부 가정은 전통적인 양육법을 택한다. 한 명은 가장 역할을 맡고 다른 한 명은 소득이 적거나 전혀 없는 상태로 육아와 집안일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그러나 요즘의 이성애 부모 가정이 1940년대 미국 사회와 미국인의 일상을 표현한 화가 노먼 록웰의 그림에 나타난 ‘성별에 따른 부모 역할’에 도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두 아버지 가정도 새로운 육아 방식을 추구한다.
예를 들면 두 아버지 모두 풀타임으로 일하는 가정은 자녀 양육을 보육센터, 보모, 가사도우미, 또는 인근에 사는 친척에 의존한다. 그러나 두 아버지 가정의 부모 중 일부는 사회적·문화적으로 형성된 ‘어머니’ 또는 ‘아버지’ 역할의 전통적인 틀에 맞추기보다는 기술과 강점에 따라 책임을 나눈다.
바로 그것이 자녀 양육에서 남자 동성 부부와 전통적인 이성애 부부의 다른 점일 수 있다.
나는 미국 동북부에 거주하는 두 아버지 가정 20가구를 대상으로 연구하면서 그들이 부모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들 중 다수는 자녀의 학교에서 교사를 보조하고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노래 따라 부르기를 인도하는 등 ‘교실 부모’로 적극 참여했다. 일부는 학부모회 회원이 되거나 자녀의 교실 차원을 넘어선 학교 관련 행사도 이끌었다. 어떤 경우 그들은 학부모회 회장이나 학교 위원회 이사에도 선출됐다.
사회 참여에 적극적인 일반 부모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동네 박물관과 도서관에 기부하고 자녀를 캠프와 과외활동 프로그램에 등록시켰다. 때론 사회정의를 구현하려는 시민단체에서 자원봉사 활동도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이뤄진 것 중 최대 규모의 조사는 2008년 교내 성소수자 학생의 안전을 지원하는 단체인 동성·이성애 교육 네트워크가 실시했다. 성소수자 부모 588명을 대상으로 한 그 연구에 따르면 동성애 아버지가 이성애 아버지보다 학교 기반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컸다.
클라크대학의 애비 골드버그 연구원과 동료들이 주도한 그 연구는 그들이 모든 부모처럼 자녀를 사랑한다는 단순한 사실만이 아니라 부분적으로는 학교에서 편견에 맞서고 동성애자의 권리와 포용을 주장하기 위해 학교 기반 활동에 더 적극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지금 진행 중인 나의 연구도 같은 점을 시사한다. 동성애 아버지들 다수는 학교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 교직원과 다른 학생 가정들이 보일 수 있는 부정적인 반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동성애 아버지들은 안전하고 차별 없는 학교와 지역사회를 간절히 원한다. 그 외 그들은 자녀를 입양할 수 없도록 하는 낸스 판사와 의원들이 생각을 고쳐먹고 두 아버지 가정도 일반 가정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길 바랄 뿐이다.
- 앤드루 릴런드 아이비타임즈 기자
[ 필자는 미국 럿거스대학 교육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 글은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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