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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반은 남자가 아니야

세상의 반은 남자가 아니야

여성보다 많아 성비 불균형 여전... 일부 개도국의 남아 선호 관습으로 낙태 만연
인도는 불법 낙태를 억제하기 위해 1994년 태아 성별 판별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지난 7월 11일은 세계 인구의 날이었다. 매년 이때쯤 되면 인구의 급속한 증가, 가족계획, 양성 평등, 여성 역량 강화에 관한 인식 제고 같은 긴급한 문제에 관심이 집중된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인구는 74억 명이며 지금과 같은 성장률이 지속되면 2023년 말까지 80억 명 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신문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2050년까지 최소 6개국에서 인구가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때가 되더라도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성비 불균형이 지속될 수 있다. 고대 이래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추세다.

인구의 성별 격차는 지난 몇 년 사이 상당히 줄었지만 그것이 세계 전체의 일관된 현상은 아니다. 온라인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여아 100명이 태어날 때 남아는 107명이 출생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15년이 되면서 출생 남아 대 여아의 비율이 101.8 대 100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 같은 중동 국가의 경우 태어나는 아기의 남녀 성비는 274 대 100이다. 북미, 중국, 인도 같은 지역도 남자가 여자보다 많다. 온라인 매체 쿼츠에 따르면 인도는 남자가 여자보다 4800만 명, 중국은 4200만 명이 더 많다. 몇 가지 일관된 요인이 장기적으로 성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와 중국 같은 개도국이 남아를 선호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그 결과 성별을 선택하는 낙태가 만연한다. 흔히 지적하는 ‘젠더사이드(gendercide)’다. 특정 성별(여기선 여성)을 낙태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집단 학살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은 불법 낙태를 억제하기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 인도는 1994년 태아 성별 판별을 법적으로 금지했고, 중국은 1자녀 정책을 완화했다. 둘 다 젠더사이드의 주된 원인이었다.

우리 세계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아지는 다른 요인은 여성이 여아보다 남아를 더 많이 출산하는 경향이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2015년 연구에서 과학자들이 미국과 캐나다의 샘플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임신하는 태아의 성비는 비슷했지만 실제 태어나는 아기는 여아보다 남아가 많았다. 출생 전 자궁 속에서 사망하는 여아가 많기 때문이다. 태아기에 남아가 더 위험하다는 이전의 개념을 뒤집는 결과였다.

성비 균등화에 도움이 되는 자연적인 현상 중 하나는 여성의 기대수명이 높다는 사실이다. 사이언스 ABC의 보도에 따르면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71.1년인 반면 남성은 67년이다.

러시아 인구의 남녀 비율이 86.8 대 100인 이유가 그것일지 모른다.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그 다음으로 많은 나라는 라트비아(84.8 대 100), 우크라이나(86.3 대 100), 아르메니아(86.5 대 100), 벨라루스(86.8 대 100) 순이다. 러시아에선 제2차 세계대전으로 젊고 건강한 남성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 외에 알코올 중독도 성비 불균형 현상에 기여하는 듯하다. 러시아에선 살인과 자살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보드카다. 러시아 여성의 52%는 술을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보지만 남성의 경우 그 비율이 36%에 불과했다.

- 프리타 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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