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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효과 있나] 대사성 질환 예방·치료에 효과

[간헐적 단식 효과 있나] 대사성 질환 예방·치료에 효과

캐나다 토론토아동병원팀 연구 … 뱃속 비우면 ‘베이지색 지방’ 늘어
사진 : GETTY IMAGES BANK
몇 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은 일주일에 5일을 먹고 2일은 단식하는 식이요법이다. 주기적으로 뱃속을 비우면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지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 오히려 영양 부실이나 근육 소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역풍을 맞았다. 그런데 최근 간헐적 단식의 효과와 원리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가 나와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체중 감소뿐 아니라 대사성 질환의 예방·치료 도구로서의 가능성까지 시사한다.

우리 몸에는 세 가지 지방이 있다. 백색 지방은 음식으로 섭취한 잉여 에너지를 저장한다. 갈색 지방은 열을 발생시키면서 에너지를 소모한다. 신생아의 체온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성인이 되면 퇴화한다. 베이지색 지방은 중간 형태의 지방이다. 백색 지방이 갈색화하면서 베이지색으로 바뀌면 마치 갈색 지방처럼 열을 내면서 에너지를 쓴다. 지방이 타면서 체중도 함께 줄어든다. 캐나다 토론토아동병원 성훈기 교수는 “3~4년 전부터 베이지색 지방이 당뇨·비만 등 각종 대사 질환을 해결할 열쇠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며 “백색 지방을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베이지색 지방을 만드는 요인으로 저온·운동 같은 물리적 자극과 몇 가지 세포 신호 인자들이 밝혀졌다. 최근 비만·당뇨 치료에 쓰이는 저온요법(cryotherapy)도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는 성훈기 교수와 오타와 대학 김경한 교수(당시 캐나다 토론토아동병원) 팀이 진행한 대규모 연구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셀 리서치(Cell Research)’ 11월호의 커버스토리로 게재된다. 성 교수팀은 베이지색 지방을 늘릴 방법으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간헐적 단식법’을 선택해 이를 입증하는 실험을 했다.

먼저 간헐적 단식이 비만 같은 대사 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성인 쥐를 간헐적 단식 그룹과 일반 그룹(대조군)으로 나눈 후 지방 함량이 많은 고열량식을 먹게 했다. 단식 그룹은 2일 식사 후 1일(2대 1) 단식하는 일정을 약 16주 동안 지속했다. 실험 결과는 뚜렷했다. 간헐적 단식을 한 쥐들의 몸무게가 감소했다. 지방 세포의 크기도 줄었다. 자기 공명영상(MRI) 촬영을 해보니 근육량은 그대로였다. 지방의 무게만 쏙 빠진 것이다. 간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단식을 하지 않은 쥐는 간에 하얗게 지방이 끼어 지방간이 나타난 반면, 단식한 쥐의 간은 건강한 빨간 빛이 돌았다. 간 수치(ALT)도 개선됐다. 많은 양의 당을 투여한 후 단식 그룹 쥐의 혈당이 더 빨리 떨어졌다. 다양한 대사 장애의 예방 효과가 관찰된 셈이다. 비만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단식한 쥐의 수치만 개선됐다.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팀은 단식한 쥐의 지방 세포를 추출해 유전체 분석 실험을 했다. 단식을 하는 동안 분자 수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분석 결과 단식한 쥐의 지방 세포에서 ‘VEGF(혈관내피세포인자)’의 수치가 크게 높아지는 것을 관찰했다. VEGF는 새로운 혈관을 만들도록 촉진하는 인자다. 연구진은 VEGF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2차 쥐 실험을 했다. 성인 쥐의 지방 세포에서 VEGF를 제거했더니 16주 간 2대 1 단식을 해도 몸무게 등 수치에 변화가 없었다. VEGF가 없으면 체질 개선 효과도 없다는 의미다.

다음은 단식 없이 성인 쥐의 지방 세포에서 VEGF 수치를 인위적으로 올리면서 변화를 관찰했다. 16주 후 VEGF 수치를 높인 쥐에서만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성 교수는 “이 실험으로 백색 지방 세포의 VEGF가 베이지색 지방으로의 변화를 촉진한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더불어 VEGF의 수치가 오르면서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의미 있는 사실도 관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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