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요건’ 상장 심사 특례 1호 의미는] 적자라도 성장성 크면 코스닥 문호 활짝
[‘테슬라 요건’ 상장 심사 특례 1호 의미는] 적자라도 성장성 크면 코스닥 문호 활짝
첫 수혜 기업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 카페24㈜...미국 테슬라 역시 적자지만 시총 GM 추월 카페24㈜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에게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 회사다. 최근 4~5년 동안 해외직구·역직구 열풍으로 쇼핑몰 사업자의 수출 플랫폼 구축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1000명에 가까운 전체 임직원의 30%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개발 인력이다. 적자였던 이 회사는 2017년 12월 1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가 진행한 상장 예비심사에서 승인을 받았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로 이익 미실현 기업도 상장될 수 있는 이른바 ‘테슬라 요건’ 덕분이다.
카페24는 ‘테슬라 1호 기업’이라는 영예까지 안았다. 카페24는 상장 후 공모자금(약 400억원)을 결제·물류 등 사업에 투자하고, 신규 사업 진출과 솔루션 고도화와 같은 연구개발(R&D)에 사용할 예정이다. 신병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팀장은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절차를 거쳐 2018년 2월쯤 상장될 전망”이라며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우량 기업의 상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적자를 낸 기업도 성장성이 크다면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길이 열린 것은 2017년 1월부터다. 한국거래소는 2016년 말 테슬라 요건 신설 등을 담은 상장·공모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이익을 내지 못한 적자 기업은 코스닥 상장이 쉽지 않았다. 상장기업이 혹시나 부도가 났을 경우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해 이익이라는 재무적 잣대를 엄격하게 적용했다. 이전에도 기술평가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적자 기업이라도 상장될 수 있는 요건이 있었다.
그러나 제도를 시행하다 보니 주로 바이오 업종만이 수혜를 입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적자 기업 상장 방식을 기술평가 특례 한 요건에서 테슬라 요건과 성장성 특례 요건(상장주선인 추천)까지 세 가지로 다변화했다. 특히 테슬라 요건을 도입하며 적자 기업이라도 매출액·시가총액·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상장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시가총액이 500억원 이상이면서, 매출액 30억 원 또는 2년 평균 매출 증가율 20% 이상이거나, PBR이 공모가 기준으로 200% 이상인 경우다.
시가총액과 PBR은 그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기준이 됐다. 공모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이면서 공모 후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200% 이상이 경우까지 확대했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 생산 기반 확충이나 R&D 때문에 적자가 발생했다는 타당성을 인정받아야만 상장이 가능하다.
일반 투자자 피해에 대한 대비책 역시 마련했다. 일반 청약자에 대해서는 공모가의 90%를 보장하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줬다. 상장 후 3개월 동안 주가가 내리면 상장 주관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사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그래서 주관사에 꽤 큰 부담이다. 이에 따라 풋백옵션을 공모가의 90%에서 80%로 낮추고, 행사 기간도 상장 후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여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요건은 적자 기업의 상장인 만큼 투자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며 “다만 성장성이 큰 기업의 상장은 한국 증시의 레벨 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슬라 요건 만큼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장 주선인(증권사·IB) 추천에 의한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가 있다. 상장 주선인이 성장성이 있는 초기 기업을 적극 발굴해 상장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테슬라 요건과 마찬가지로 풋백옵션이 있는데, 기간은 6개월이다. 테슬라 요건이란 이름은 미국의 전기차 제조회사 테슬라 같은 혁신 기업에 공모 자금을 공급해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테슬라가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을 당시 누적 적자는 2억 607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3100억원)였다. 설립 후 2016년 3분기까지 분기 기준으로 흑자를 내 본 적 없었지만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로 공모자금 2억2600만 달러(약 2700억원)를 모았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신규 상장기업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이 -10% 수준으로 적자 기업 상장이 일반적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2017년 9월 18일 389.61달러까지 상승해 공모가(17달러)의 23배 수준이 됐다. 2017년 4월 10일 시가총액에서 제너럴모터스(GM)를 앞지르기도 했다. 물론 테슬라 주가의 고공 행진은 기업의 가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이성적 과열 현상이라는 논란 역시 컸다. GM이 매출액 1660억 달러, 영업이익률 5.7%, 판매량 1000만대의 북미 최대 자동차 메이커이지만 테슬라는 매출액 70억 달러, 영업이익률 마이너스, 판매량 7만6000대에 불과했다. 다만 테슬라는 적자에도 R&D 투자 비용은 매년 늘리고 있어 2016년의 경우 매출액 대비 R&D비용은 GM의 배 이상을 기록했다. 덕분에 투자자들은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해 장미빛 전망을 하고 있다.
전통적인 기업 평가와 전망의 잣대로는 테슬라와 같은 적자 상장기업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그러나 테슬라 고유의 혁신성과 미래 성장성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 역시 힘을 얻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파이퍼제프리는 “테슬라는 소비자와 주주에게 경쟁 기업이 모방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회사”라며 “테슬라를 평가하기 위해선 전통적인 가치 평가가 아닌 창의적인 모델을 응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은 궁극적으로 전기차가 도로를 평정할 것이란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의 비전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적자 기업의 상장은 조기 퇴출 우려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상장 주관사의 평가 역량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적자 기업 상장 허용으로 자금이 필요한 혁신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졌으나, 사업 불확실성과 기업 가치의 취약성 때문에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출은 수천억원에 달하지만 적자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이는 기업과 테슬라처럼 혁신과 거리 있는 기업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스닥에 상장된 적자 기업과 흑자 기업의 실적을 비교했을 때 적자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고, 상장 폐지율이 높은 것은 현실이다. 이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적자 기업 상장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 평가에 대한 상장 주관사의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상장 주관사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유망 기업과 자격 미달의 적자 기업을 분별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테슬라 요건에 대한 논란이 있는 가운데 코스닥 상장이 쉽지 않다면 다른 방법을 노려볼 만하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코넥스시장 상장이다. 한국거래소는 2017년 1월부터 코스닥시장의 테슬라 요건 도입과 함께 크라우드펀딩 성공 기업의 코넥스시장 특례 상장 제도를 도입했다. 일정 규모 이상 크라우드펀딩 기업에 대해 특례상장(직상장 또는 경유상장)을 허용한 것이다. 크라우드펀딩 금액이 3억원 이상이면서 투자자 수가 50인(전문투자자 2인 이상 포함) 이상이라면 특례 상장이 가능하다. 거래소가 개설한 정보통신망(KSM)에 6개월 이상 등록한 크라우드펀딩 기업의 경우 금액 요건은 1억5000만원, 투자자 수 20인으로도 가능하다. 정책 금융기관 등 추천을 받을 경우 조건은 더욱 간단하다. 다만 상장일부터 3년 이내에 지정 자문인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상장이 폐지된다. 신청 기업의 기술 평가를 할 수 있는 기관도 늘어났다. 신청 기업에 대한 기술 평가를 과거에는 기술신용평가기관에만 허용했는데 기술전문평가기관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데이타·기술보증기금·NICE신용평가·이크레더블 뿐만 아니라 보건산업진흥원·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학기술연구원·산업기술평가관리원·전자통신연구원·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생명공학연구원의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2018년에도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술력 있는 기업 상장 활성화 정책이 추진된다. 2017년 11월 2일 정부는 서울 숭실대형남홀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종구 금융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와 규제를 정비하고,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코스닥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경쟁을 촉진하고, 진입 규제와 관행을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늘리기 위해 벤치마크 지수와 기금운용 평가를 개선하기로 했다 .코넥스시장의 소액 공모 한도를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사실상 모든 중소·벤처기업의 비상장 주식과 펀드 지분까지 거래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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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는 ‘테슬라 1호 기업’이라는 영예까지 안았다. 카페24는 상장 후 공모자금(약 400억원)을 결제·물류 등 사업에 투자하고, 신규 사업 진출과 솔루션 고도화와 같은 연구개발(R&D)에 사용할 예정이다. 신병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팀장은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절차를 거쳐 2018년 2월쯤 상장될 전망”이라며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우량 기업의 상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D 투자로 생긴 적자 인정받아야
그러나 제도를 시행하다 보니 주로 바이오 업종만이 수혜를 입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적자 기업 상장 방식을 기술평가 특례 한 요건에서 테슬라 요건과 성장성 특례 요건(상장주선인 추천)까지 세 가지로 다변화했다. 특히 테슬라 요건을 도입하며 적자 기업이라도 매출액·시가총액·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상장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시가총액이 500억원 이상이면서, 매출액 30억 원 또는 2년 평균 매출 증가율 20% 이상이거나, PBR이 공모가 기준으로 200% 이상인 경우다.
시가총액과 PBR은 그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기준이 됐다. 공모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이면서 공모 후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200% 이상이 경우까지 확대했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 생산 기반 확충이나 R&D 때문에 적자가 발생했다는 타당성을 인정받아야만 상장이 가능하다.
일반 투자자 피해에 대한 대비책 역시 마련했다. 일반 청약자에 대해서는 공모가의 90%를 보장하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줬다. 상장 후 3개월 동안 주가가 내리면 상장 주관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사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그래서 주관사에 꽤 큰 부담이다. 이에 따라 풋백옵션을 공모가의 90%에서 80%로 낮추고, 행사 기간도 상장 후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여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요건은 적자 기업의 상장인 만큼 투자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며 “다만 성장성이 큰 기업의 상장은 한국 증시의 레벨 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슬라 요건 만큼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장 주선인(증권사·IB) 추천에 의한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가 있다. 상장 주선인이 성장성이 있는 초기 기업을 적극 발굴해 상장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테슬라 요건과 마찬가지로 풋백옵션이 있는데, 기간은 6개월이다.
테슬라 주가 고공 행진 논란
전통적인 기업 평가와 전망의 잣대로는 테슬라와 같은 적자 상장기업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그러나 테슬라 고유의 혁신성과 미래 성장성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 역시 힘을 얻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파이퍼제프리는 “테슬라는 소비자와 주주에게 경쟁 기업이 모방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회사”라며 “테슬라를 평가하기 위해선 전통적인 가치 평가가 아닌 창의적인 모델을 응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은 궁극적으로 전기차가 도로를 평정할 것이란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의 비전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적자 기업의 상장은 조기 퇴출 우려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상장 주관사의 평가 역량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적자 기업 상장 허용으로 자금이 필요한 혁신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졌으나, 사업 불확실성과 기업 가치의 취약성 때문에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출은 수천억원에 달하지만 적자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이는 기업과 테슬라처럼 혁신과 거리 있는 기업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스닥에 상장된 적자 기업과 흑자 기업의 실적을 비교했을 때 적자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고, 상장 폐지율이 높은 것은 현실이다. 이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적자 기업 상장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 평가에 대한 상장 주관사의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상장 주관사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유망 기업과 자격 미달의 적자 기업을 분별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어렵다면 코넥스에도 길 있어
2018년에도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술력 있는 기업 상장 활성화 정책이 추진된다. 2017년 11월 2일 정부는 서울 숭실대형남홀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종구 금융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와 규제를 정비하고,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코스닥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경쟁을 촉진하고, 진입 규제와 관행을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늘리기 위해 벤치마크 지수와 기금운용 평가를 개선하기로 했다 .코넥스시장의 소액 공모 한도를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사실상 모든 중소·벤처기업의 비상장 주식과 펀드 지분까지 거래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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