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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 헬스 보충제 안전할까

온라인 판매 헬스 보충제 안전할까

미인가 약물 포함되고, 성분 표기가 실제와 다르고, 구매자가 생각하지 않았던 엉뚱한 약물 들어 있어
SARM 중 4분의 1은 라벨에 없는 성분이 포함됐고, 59%는 라벨에 표기된 성분이 넘치거나 적었다. / 사진:FLICKR
조사 결과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상당수 보디빌딩 ‘보충제’에 미인가 약물이 포함되고, 성분표기가 실제와 다르고, 구매자가 생각하지 않았던 엉뚱한 약물이 들어 있었다. 인터넷 판매업자로부터 구입해 검사한 44종의 제품 중 광고된 스테로이드제 유사 약물이 들어 있는 것은 절반 남짓했다. 4분의 1은 라벨에 없는 성분이 포함됐고, 59%는 라벨에 표기된 성분이 넘치거나 적었다. 10% 가까이는 약이 전혀 들어 있지 않았다.

‘선택적 안드로겐 수용체 조절제(SARM)’라는 이 약 중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하나도 없다. SARM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근육증강제의 일종)가 아니라 그와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하는 약물들이다. 그러나 SARM 약물마다 작용하는 조직이 다를 수 있다. 일부는 뼈와 근육, 어떤 종류는 전립선에 작용한다. 프로 운동선수에겐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마찬가지로 금지약물이다. 2008년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정하는 국제금지약물 리스트에 포함됐다.

그러나 추산에 따르면 이런 약물의 사용이 일류 프로 스포츠 선수에만 국한되지 않는 듯하다. 미국 내 청년층 최대 400만 명이 최소 한 번 이상 이들 약물을 사용한 듯하다고 섈린더 바신 박사가 뉴스위크에 말했다. 논문 작성자 중 한 명으로 브리검 여성병원의 남성건강 연구 프로그램 소장인 바신 박사는 “1980년대 전까지는 이들 경기력 향상 약물의 사용이 상당 부분 엘리트 스포츠 선수에 국한됐다”고 말했다. “1980년대 초부터 경기를 하지 않는 청년층 사회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운동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을 복용하는 게 아니다. 외모를 가꿔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다.”

바신 박사 팀은 지난 11월 말 연구결과를 미국의학협회저널에 발표했다. 매클린 병원의 생물학적정신의학연구소(Biological Psychiatry Laboratory) 해리슨 포프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포프와 바신 박사는 과거 연구를 함께한 적이 있지만 포프는 이 프로젝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규제 받지 않는 인터넷 경기력 향상 약품 판매의 세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논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약인지, 자신이 사려는 성분이 들어 있는지, 또는 알려지지 않은 독성물질이 함유됐을지 모르는 완전히 다른 화합물이 한두 가지 포함됐을지 확신할 수 없다.”
1980년대 초부터 젊은층 사이에서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경기력 향상 약물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 사진:YOUTUBE
그런 알려지지 않은 효과가 SARM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다른 점 중의 하나다. 스테로이드와 달리 SARM과 관련된 잠재적인 위험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SARM은 제약회사에서 의료용으로 개발 중이지만 일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폐기됐다고 바신 박사는 말했다.

일부는 안전하다고 해도 아직 그것을 입증할 인체 실험 데이터가 없다. 포프 소장은 “안전한 약으로 밝혀질 수는 있지만 약효에 관해 확신이 설 만큼 충분한 과학적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앞으로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FDA는 지난 10월 31일 SARM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생산하는 3개사에 보낸 경고서한에서 보디빌더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에 이 약물들이 포함될 가능성에 관해 주의를 환기시켰다. FDA는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밝혔다. ‘경고서한에서 지목한 제품들이 건강보조제로 표기·판매되지만 건강보조제는 아니다. SARM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복용하는 사람에게서 간독성을 포함해 목숨을 위협하는 반응이 일어났다. SARM은 또한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소지가 있다. 그리고 인체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체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이들 SARM 약물이 온라인 시장에서 많이 판매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에 비해 법적 위험이 낮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바신 박사는 지적한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1990년 3급 규제약물(Schedule III drug)로 분류돼 왔다(미국 마약단속국에 따르면 3급 규제약물은 중독의 소지가 낮거나 중등도에 해당한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3급 규제 약물을 거래할 경우 개인은 최대 15년 징역형과 50만 달러 벌금, 기업은 250만 달러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이들 약물의 공급 또는 제조 목적의 소지 같은 혐의는 더 심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의문점은 이들 SARM이 애당초 어떻게 인터넷에서 유포되기 시작했느냐는 점이다. 조사 대상 제품 중 절반 이상은 ‘연구 전용’으로 표기됐다. 합법적인 공급업체로부터 구입해 재판매될 수 있다. 바신 박사는 “누군가 이런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약물이 개인에게 공급된다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정말로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다.”

- 케이트 셰리던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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