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터져버릴 사기”
언젠가 “터져버릴 사기”
투자자금 계속 몰리지만 언제 누구 손에서 폭탄이 터지느냐가 관건이다 비트코인이 거품일까? 올해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세를 지속해 왔다. 암호화폐 중개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2월 첫 주에만 1만1000달러에서 1만7000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비트코인 시세는 올초 1000달러 밑에서 출발했다.
많은 경제분석가와 금융전문가는 로켓처럼 솟아오르는 비트코인 시세에서 비이성적인 투자 열기를 감지한다. 닷컴붐 때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인터넷 스타트업의 주가를 천정부지로 끌어올렸던 바로 그 광기다. 거품 시세는 결국 곤두박질했다.
리톨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배리 리톨츠 회장 겸 최고투자전문가는 “1990년대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은 다르다. 세상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지 않은가?” 리톨츠 회장은 금융계의 다른 많은 사람처럼 비트코인 거품이 터질 것으로 본다.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그날이 일찍 온다는 사람이 있고 늦게 온다는 사람도 있다”며 “멀지 않은 장래에 누구 말이 맞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11월 말 미국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켄 그리핀은 “비트코인은 현재 수백 년 전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튤립 투기 광풍과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고 CNBC 방송에 말했다. 비트코인 시세 급등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했던 튤립 사재기 광풍에 비유하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런 거품이 사기는 아니지만 쪽박 차는 사람들이 나오기 쉽다. 그런 점에서 이번 거품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걱정스럽다.”
투기 열풍을 많이 목격했던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와 조셉 스티글리츠는 최근 비트코인을 거품으로 불렀다. 스티글리츠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불법화”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비트코인은 국가나 중앙 은행 없이 전통적인 뱅킹 시스템을 벗어나 사용할 수 있는 신종화폐가 되리라는 기대 속에 탄생했다. 또한 정부 감독 없이 통용되도록 만들어져 범죄자의 피난처가 되리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통화와 달리 그것을 뒷받침하는 국가, 중앙은행, 금리, 또는 다른 통화들과의 오랜 환율 기록이 없다. 따라서 가치를 정하기가 극히 어렵다. 오로지 어느 한 시점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시세가 변동할 뿐이다. 비트코인에 관심이 커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상점에서 결제수단으로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은행에 예금할 수도 없다. 그것을 통화로 사용하는 데 따르는 문제 중 하나는 시세가 때로는 아주 급격하게 계속 오르내린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소매업자단체 전미소매업협회의 J. 크레이그 셰어먼 대변인은 “우리는 비트코인을 현금 동가물이라기보다는 투기적 투자수단으로 더 간주해 왔다”고 말했다. “외화라 하더라도 환율이 얼마인지는 알 수 있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그런 기준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비공개로 안전하게 교환할 수 있는 신종 통화가 등장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인터넷 기업가 캐머런과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대표적인 비트코인 지지자로 꼽힌다. 2017년 12월 11일부터 미국 주류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향후 시세에 베팅할 수 있는 선물거래가 시작됐다. 그러나 비트코인 자체는 규제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설 거래소에서만 거래된다.
미국 일리노이 주 엘름허스트에 거주하는 교사 마크 프라텔라는 시세가 700~800달러 할 때 “색다른 맛에” 비트코인을 약간 사들였다. 또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 같은 다른 암호화폐도 매수한다. 그는 비트코인에 거품이 끼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또한 몇몇 애널리스트들에게서 거시적인 관점에선 비트코인 투자자가 비교적 적은 편이며 커다란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선물거래가 시작됨에 따라 비트코인의 분산화되고 탈규제적인 성격을 경계하던 사람들도 투자에 나설 것이다.”
선물거래는 또한 투자자에게 비트코인의 ‘공매도(가격 하락전망에 대한 베팅)’ 기회를 제공한다. 비트코인 시세 자체는 거품일지 모르지만 그 바탕을 이루는 기술이 유망하다는 점은 최대 비판자들도 일부 인정한다.
이른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다. 거래를 안전하게 기록하고 같은 비트코인이 두 번 쓰이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디지털 원장이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비트코인을 가리켜 언젠가 “터져버릴 사기”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도 블록체인 기술은 “좋다”며 거래를 안전하고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거품론이 비등하는 가운데서도 사람들은 계속 비트코인을 사들인다. 리톨츠 회장은 비트코인의 참신함, 내재된 희소성(발행개수가 2100만 개로 한정돼 있다), 그리고 가격이 계속 오르는 듯한 자산에 끌리는 사람들의 심리가 결합해 시세를 끌어올린다고 본다. 그는 “투자의 첫 번째 원칙 중 하나는 자신이 이해하는 상품에만 투자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에 투자하기를 원하지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얼마 동안은 운이 따를지 모르지만 그런 투기는 대체로 끝이 좋지 않다.”
- 제이슨 머독 아이비타임즈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은 경제분석가와 금융전문가는 로켓처럼 솟아오르는 비트코인 시세에서 비이성적인 투자 열기를 감지한다. 닷컴붐 때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인터넷 스타트업의 주가를 천정부지로 끌어올렸던 바로 그 광기다. 거품 시세는 결국 곤두박질했다.
리톨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배리 리톨츠 회장 겸 최고투자전문가는 “1990년대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은 다르다. 세상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지 않은가?” 리톨츠 회장은 금융계의 다른 많은 사람처럼 비트코인 거품이 터질 것으로 본다.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그날이 일찍 온다는 사람이 있고 늦게 온다는 사람도 있다”며 “멀지 않은 장래에 누구 말이 맞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11월 말 미국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켄 그리핀은 “비트코인은 현재 수백 년 전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튤립 투기 광풍과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고 CNBC 방송에 말했다. 비트코인 시세 급등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했던 튤립 사재기 광풍에 비유하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런 거품이 사기는 아니지만 쪽박 차는 사람들이 나오기 쉽다. 그런 점에서 이번 거품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걱정스럽다.”
투기 열풍을 많이 목격했던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와 조셉 스티글리츠는 최근 비트코인을 거품으로 불렀다. 스티글리츠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불법화”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비트코인은 국가나 중앙 은행 없이 전통적인 뱅킹 시스템을 벗어나 사용할 수 있는 신종화폐가 되리라는 기대 속에 탄생했다. 또한 정부 감독 없이 통용되도록 만들어져 범죄자의 피난처가 되리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통화와 달리 그것을 뒷받침하는 국가, 중앙은행, 금리, 또는 다른 통화들과의 오랜 환율 기록이 없다. 따라서 가치를 정하기가 극히 어렵다. 오로지 어느 한 시점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시세가 변동할 뿐이다. 비트코인에 관심이 커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상점에서 결제수단으로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은행에 예금할 수도 없다. 그것을 통화로 사용하는 데 따르는 문제 중 하나는 시세가 때로는 아주 급격하게 계속 오르내린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소매업자단체 전미소매업협회의 J. 크레이그 셰어먼 대변인은 “우리는 비트코인을 현금 동가물이라기보다는 투기적 투자수단으로 더 간주해 왔다”고 말했다. “외화라 하더라도 환율이 얼마인지는 알 수 있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그런 기준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비공개로 안전하게 교환할 수 있는 신종 통화가 등장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인터넷 기업가 캐머런과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대표적인 비트코인 지지자로 꼽힌다. 2017년 12월 11일부터 미국 주류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향후 시세에 베팅할 수 있는 선물거래가 시작됐다. 그러나 비트코인 자체는 규제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설 거래소에서만 거래된다.
미국 일리노이 주 엘름허스트에 거주하는 교사 마크 프라텔라는 시세가 700~800달러 할 때 “색다른 맛에” 비트코인을 약간 사들였다. 또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 같은 다른 암호화폐도 매수한다. 그는 비트코인에 거품이 끼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또한 몇몇 애널리스트들에게서 거시적인 관점에선 비트코인 투자자가 비교적 적은 편이며 커다란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선물거래가 시작됨에 따라 비트코인의 분산화되고 탈규제적인 성격을 경계하던 사람들도 투자에 나설 것이다.”
선물거래는 또한 투자자에게 비트코인의 ‘공매도(가격 하락전망에 대한 베팅)’ 기회를 제공한다. 비트코인 시세 자체는 거품일지 모르지만 그 바탕을 이루는 기술이 유망하다는 점은 최대 비판자들도 일부 인정한다.
이른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다. 거래를 안전하게 기록하고 같은 비트코인이 두 번 쓰이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디지털 원장이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비트코인을 가리켜 언젠가 “터져버릴 사기”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도 블록체인 기술은 “좋다”며 거래를 안전하고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거품론이 비등하는 가운데서도 사람들은 계속 비트코인을 사들인다. 리톨츠 회장은 비트코인의 참신함, 내재된 희소성(발행개수가 2100만 개로 한정돼 있다), 그리고 가격이 계속 오르는 듯한 자산에 끌리는 사람들의 심리가 결합해 시세를 끌어올린다고 본다. 그는 “투자의 첫 번째 원칙 중 하나는 자신이 이해하는 상품에만 투자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에 투자하기를 원하지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얼마 동안은 운이 따를지 모르지만 그런 투기는 대체로 끝이 좋지 않다.”
- 제이슨 머독 아이비타임즈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hy,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미국 H마트 입점
2라이엇 게임즈, 7번째 국외소재 문화유산 ‘경복궁 선원전 편액’ 환수 성공
3로레알, 사노피 지분 4조5000억원 처분
4“중국산 AI 꼼짝 마”…챗GPT, 딥시크 3배 정확도 ‘딥 리서치’ 출시
5오름테라퓨틱, 공모가 2만원 확정...14일 코스닥 상장
6尹, 20일 첫 형사재판...‘출석 여부’는 미지수
7외국인 떠난 삼성전자, ‘5만 전자’ 위태…목표가 ‘줄하향’ 무슨 일
8"2심도 전부 무죄"... '사법 리스크' 벗은 이재용, 2심 쟁점 무엇이었나
9한국 매출 늘었는데...코스트코, 연회비 최대 15%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