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더 다가온 지구온난화의 재앙
한걸음 더 다가온 지구온난화의 재앙
북극 영구동토층이 녹고 이산화탄소는 8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다다르는 등 지구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톱12 기후변화(지구온난화)는 2017년 전 세계의 화두였다. 지구는 대규모 폭풍과 산불 등 변덕스러운 기상 이변에 시달렸다. 그러면서 지구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변해간다는 과학계의 엄중한 진단과 경고가 이어졌다.
새해를 맞아 2017년에 나온 가장 중요한 기후 관련 소식을 돌이켜본다. 주요 관련 뉴스가 전부 포함된 완벽한 목록이 아니라 하이라이트 모음이다. 또 중요도에 따른 순위로 배열한 게 아니라 1월부터 발생한 차례로 정리했다. 2017년은 2016년이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다는 소식으로 시작됐다. 기후 데이터는 1850년부터 기록되기 시작했다. 그 이래 2016년보다 기온이 더 높았던 해는 없었다. 2017년 말 지구온난화의 일시적 중단마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온난화의 결과로 지구 기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한편 2017년 이전엔 2015년이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다. 그렇다면 매년 기록을 경신한다는 뜻일까?
2017년 초 남극의 라르센C 빙붕 이야기가 주목을 끌었다.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남극 대륙에서 분리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1월 한 보도는 라르센C가 완전히 붕괴될 경우 남극 최대의 빙산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7월이 되자 그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완전히 분리돼 남쪽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건 시간문제로 보였다. 유럽우주기구(ESA)는 그 빙붕의 규모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드디어 7월 12일 남아 있던 마지막 13㎞ 구간까지 틈이 길어지면서 200㎞를 넘는 부분이 완전히 떨어져나갔다. 그 얼음덩어리는 면적 약 5800㎢로 경기도 면적의 절반 정도 규모이며, 무게는 1조t에 이른다.
북극권 툰드라에서 영구동토층이 녹기 시작했다. 연중 내내 얼어 있는 상태로 유지되던 이 지역의 면적은 약 2000만㎢에 이른다. 북극권 영구동토층은 수천 년 동안 결빙된 상태였지만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그동안 그 속에 동결됐던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메탄 등 여러 온실가스가 대기로 방출된다는 뜻이다. 영구동토층은 지구상 모든 숲의 탄소를 합친 것보다 3배나 많은 약 1500t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이 탄소가 가스로 배출되면 재앙이 닥칠 수 있다.
세계 모든 바다의 산소 수준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해수면 온도 상승이 그 원인이다. 따뜻한 바닷물이 수면으로 떠올라 계속 그곳에 머물면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공기에 노출되는 바닷물이 적어지면서 녹아드는 산소가 줄어든다. 이런 과정이 바다의 ‘데드존’을 만든다. 해양 생물이 거의 살지 못하는 죽음의 영역을 뜻한다.
남극 기온이 17.5℃까지 올라갔다. 2015년 측정된 기온이지만 2017년 발표됐다. 그 이래 따뜻한 바닷물에 의해 남극 여러 빙붕의 밑부분이 녹아가는 현상이 확인됐다. 단단히 얼어붙었던 남극 대륙도 기온 상승에 따라 급속도로 녹아내린다. 남극 대륙의 빙붕은 예상보다 더 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상황은 더욱 나빠져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5월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를 강하게 비판한다.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는 기후변화가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는 가정 아래 공식 정책을 추진한다.
2100년까지 전 세계의 기온이 4~6℃ 상승할 전망이다. 기후영향연구소(Climate Impact Lab)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금처럼 계속 느슨하게 기후변화에 대처할 경우 세계 곳곳의 주요 대도시에서 기온이 35℃를 넘는 날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기후가 어떻게 될지 보여주는 지도를 보면 지구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제6차 대멸종기에 진입했으며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실제로 여러 척추동물 종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지구의 생물다양성 상실은 상당히 절박한 문제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지난 세기 동안 척추동물 약 200종이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약 2종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특히 육지 포유류 177개 종의 경우 1900∼2015년 사이 서식지를 최소 30% 잃었고, 40% 이상의 종이 심각한 개체수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와 파충류, 양서류 등 수십억 마리도 지구 상에서 사라졌다. 이런 과정은 돌이킬 수 없이 지속되고 있다. 2017년 허리케인 시즌에 미국이 입은 피해 규모는 카트리나·데니스·신디 등 대규모 허리케인을 몰고온 2005년 다음으로 컸다. 2017년엔 허리케인 하비·어마·호세가 잇따라 미국 대륙을 강타하면서 1500억∼2000억 달러의 피해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된다(8월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에 상륙했고 뒤를 이어 어마와 호세가 덮쳤다). 과학자들은 더 따뜻해진 기후가 폭풍의 효과를 배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슈퍼폭풍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2017년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80만 년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그 정도로 높았던 적이 없다.
페트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산화탄소의 잔류 기간은 매우 길다”며 “대기에선 수백 년, 바다엔 더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물리학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는 앞으로 더 덥고 더 극단적인 기후를 맞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없앨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는 없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5년 기승을 부린 엘니뇨 시즌이 최근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의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녹고 있다. 완전히 소멸하는 데 1000년이 걸릴 것이라는 기존 학설과 달리 그 절반인 500년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2017년 과학자들은 500년 안에 그린란드의 빙관(산의 정상 부분을 뒤덮고 있는 빙하)까지 완전히 녹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경우 지구 해수면은 약 6m 높아지며, 방글라데시와 영국 런던을 비롯해 저지대에 위치한 국가와 도시들이 수몰된다. 해빙량은 2017년 여름 수세기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17년 기후 관련 소식 중 가장 섬뜩한 것은 ‘인류에게 주는 세계 과학자들의 경고: 2차 공지(World Scientists’ Warning to Humanity: A Second Notice)’라는 제목의 보고서였다. 11월 184개국의 과학자 1만5000명이 모여 이 2차 공지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 경고를 새겨듣지 않으면 생물다양성이 사라져 재앙이 닥치며 인류 전체의 고통이 불가피하게 따른다고 그들은 지적했다.
1992년 세계 유력 과학자들이 발표했던 ‘경고’를 25년만에 업데이트한 것이었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증가와 개간, 대량 사육 등으로 생물다양성이 파괴되면서 ‘6차 대량멸종’이 진행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인류가 지속가능한 대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이 보고서는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지구가 직면한 환경위기 상황을 조망하면서 25년 전 나온 첫 경고 이후 일부 분야는 개선됐으나 다른 분야는 위기가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광범위한 생물다양성의 상실에 따른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인류는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환경적으로 보다 지속가능한 대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처방은 25년 전 세계의 주요 과학자들에 의해 명확히 설명됐으나, 대부분의 측면에서 이들의 경고는 제대로 새겨지지 않았다. 경로를 바꿔 실패의 길로부터 벗어나기에는 너무 늦어지는 시기가 곧 닥칠 것이며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 지구는 모든 생명을 포함한 우리의 유일한 보금자리임을 인식해야 한다. 의견의 다양성과 함께 전 세계에 걸친 사회 정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존중하면서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는 인류와 지구를 위해 큰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목록은 상당히 암울하게 읽히지만 지구의 파멸을 예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구를 보다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일깨워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실 2017년엔 긍정적인 변화도 많았다. 각국 정부와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했을 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 생태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업체는 화석연료 기반의 엔진을 전기 모델로 바꿔나가는 중이다. 영국 정부는 2040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엔진을 완전히 금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임마뉴엘 조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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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2017년에 나온 가장 중요한 기후 관련 소식을 돌이켜본다. 주요 관련 뉴스가 전부 포함된 완벽한 목록이 아니라 하이라이트 모음이다. 또 중요도에 따른 순위로 배열한 게 아니라 1월부터 발생한 차례로 정리했다.
2016년 기록상 가장 더운 해
남극 거대 빙붕의 분리
드디어 7월 12일 남아 있던 마지막 13㎞ 구간까지 틈이 길어지면서 200㎞를 넘는 부분이 완전히 떨어져나갔다. 그 얼음덩어리는 면적 약 5800㎢로 경기도 면적의 절반 정도 규모이며, 무게는 1조t에 이른다.
북극권 영구동토층의 해빙
그동안 그 속에 동결됐던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메탄 등 여러 온실가스가 대기로 방출된다는 뜻이다. 영구동토층은 지구상 모든 숲의 탄소를 합친 것보다 3배나 많은 약 1500t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이 탄소가 가스로 배출되면 재앙이 닥칠 수 있다.
바다의 ‘데드존’ 확대
남극 기온 신기록 세워
파리 기후협정 탈퇴한 미국
기후변화 예상 지도
6차 대량멸종 진행 중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이산화탄소 80만 년 만에 최고 수준
페트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산화탄소의 잔류 기간은 매우 길다”며 “대기에선 수백 년, 바다엔 더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물리학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는 앞으로 더 덥고 더 극단적인 기후를 맞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없앨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는 없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5년 기승을 부린 엘니뇨 시즌이 최근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의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녹아내리는 그린란드
과학자들의 엄중한 경고
1992년 세계 유력 과학자들이 발표했던 ‘경고’를 25년만에 업데이트한 것이었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증가와 개간, 대량 사육 등으로 생물다양성이 파괴되면서 ‘6차 대량멸종’이 진행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인류가 지속가능한 대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이 보고서는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지구가 직면한 환경위기 상황을 조망하면서 25년 전 나온 첫 경고 이후 일부 분야는 개선됐으나 다른 분야는 위기가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광범위한 생물다양성의 상실에 따른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인류는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환경적으로 보다 지속가능한 대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처방은 25년 전 세계의 주요 과학자들에 의해 명확히 설명됐으나, 대부분의 측면에서 이들의 경고는 제대로 새겨지지 않았다. 경로를 바꿔 실패의 길로부터 벗어나기에는 너무 늦어지는 시기가 곧 닥칠 것이며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 지구는 모든 생명을 포함한 우리의 유일한 보금자리임을 인식해야 한다. 의견의 다양성과 함께 전 세계에 걸친 사회 정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존중하면서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는 인류와 지구를 위해 큰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목록은 상당히 암울하게 읽히지만 지구의 파멸을 예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구를 보다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일깨워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실 2017년엔 긍정적인 변화도 많았다. 각국 정부와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했을 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 생태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업체는 화석연료 기반의 엔진을 전기 모델로 바꿔나가는 중이다. 영국 정부는 2040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엔진을 완전히 금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임마뉴엘 조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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