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박사의 힐링상담 | 알코올 중독 갈등 극복] 자각하고 결단하고 치유하라
[후박사의 힐링상담 | 알코올 중독 갈등 극복] 자각하고 결단하고 치유하라
중독이 중독의 원인 ... 휴식·여유 갖고 사색·명상 해야 그녀는 대학시절 영원한 멘토였던 아버지를 자동차 사고로 잃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인생의 의미를 상실한 그녀는 매일 술에 빠져 살았다. 한참을 방황하다 문득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다 잡았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을 졸업했고, 이후 미친 듯 일에 열중했다. 의사였던 아버지가 남겨준 유산으로 생활은 어렵지 않았지만, 주부인 어머니와 남동생 둘을 거느린 맏딸로서의 책임감은 항상 무거웠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그녀는 지난 15년 동안 작은 회사를 운영했다. 이름 있는 카페·레스토랑·공연장 등이 그녀의 손을 거쳤다. 그녀는 오늘도 업계 사람들과 어울리며 술을 즐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한두 잔의 술은 그날의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술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도 생긴다. 대학 시절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줬던 술은 그녀의 좋은 친구다. 결혼 생각에 남자를 사귀어 보지만 금세 시들해진다. 그냥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 언젠가부터 문제가 생겼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술을 찾게 되고, 술을 마시면 쉽게 멈춰지지 않는다. 술 없이 지내보지만 바로 우울증에 빠진다. 블랙아웃도 있다. 술자리에서 누군가 약점을 건드리면 주정을 부린다. 주위에서 전혀 기억이 안 나는 행동을 말해 준다. 요즘 들어 대학 시절의 악몽이 자꾸 떠오르고, 삶의 목표도 흔들린다. 언제라도 술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한국은 알코올 공화국이다.” 술 소비량이 아시아 1위다. 성인 1명이 한 해 먹는 술이 200병을 넘는다. 성인 10~20%가 알코올 중독자에 해당한다. 한국 문화는 술에 대해 관대하다. 술 마시는 사람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실수의 원인을 술로 돌린다. 사람이 술을 먹은 것이 아니고, 술이 사람을 먹은 것이다. 한국 사회는 술 권하는 사회다. 대부분 모임에서 술을 권한다. 술 잔 돌리기, 폭탄주, 원샷이 유행한다. 내가 원해서 마시는 게 아니고,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않는다.” 미쳐야 성공하는 시대다. 중독은 뭔가에 미쳐 판단이 흐려진 상태다. 집착과 강박적 행위가 특징이다. 집착이 생기면 불안해지고, 뭔가를 해야만 해소된다. 중독증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는 억압의 시대였다. 뭐든지 참아야 했다. 우울증이 많았다. 현대는 강박의 시대다. 뭐든지 해야만 한다. 불안증이 증가한다. 불안을 피하려고 중독으로 뛰어든다. 중독은 쾌감을 동반한다. 보상회로가 작동하여 갈망을 유발한다. 도처에 중독으로 유혹하는 대상이 많다. 성(性)·도박·약물·마약·게임 등에 중독된다. 운동·일·여행·취미·종교 등 건전한 중독도 있다.
“술은 악마의 선물이다.” 처음 마실 때는 양처럼 온순하고,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더 마시면 돼지처럼 추해진다. 우리 사회에서 알코올 중독은 생각보다 흔하다. 술이 좋아서 마시는데, 싫어도 마시게 된다. 술이 들어가야 편안해지고, 술이 떨어지면 불안해진다. 술 생각에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모든 스트레스를 술로 해소한다. 한 잔 하려다 삼차까지 가고, 취하려고 더 마시고, 깰 때 해장술이 필요하다. 블랙아웃이 잦아진다면 치매로 진행 중이다.
알코올 중독은 습관성 중독과 외상에 의한 중독이 있다. 습관성 중독은 장기간에 걸쳐 알코올 남용이 의존으로 발전하는 경우다. 중독은 강박적 습관이다. 뇌에 중독회로가 만들어진다. 습관이 중독으로 가는 데 대략 5~20년이 걸린다. 오랜 기간 마신다고 중독이 되는 건 아니다.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외상에 의한 중독은 아픈 상처를 술로 극복하다가 단기간에 중독되는 경우다. 술이 인생의 멘토가 된다. 외상이 클수록 중독되기 쉽다. 일정 기간 잘 지내다가, 힘들 때마다 중독에 떨어진다. 청년실업과 고용불안 등 사회적으로 상처가 많은 젊은 세대에서 흔히 발생한다.
여성 알코올 중독이 급증하고 있다. 남녀평등의 시대에 술자리도 예외가 없다. 여성은 짧은 기간에 중독된다. 에스트로겐이 피크가 되는 배란기에 술에 대한 쾌감이 커진다. 이 때 과음하기 쉽고 반복되면 중독으로 간다. 여성은 외상에 취약하다. 큰 충격을 술로 이겨낸 경우 중독되기 쉽다. 술이 안정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강박적으로 술에 의존하게 된다. 우울증이 중독증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우울할 때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우울감이 심한 만큼 즐거움도 크다. 중독은 살맛나는 상태다. 술을 마시면 조증이 되고, 우울증에서는 술을 안 마신다. 조울증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자, 그녀에게 돌아가자.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자각(Self-awareness)이다. 세 가지 착각에서 벗어나자. ①“나는 중독자가 아니다.” 그녀는 이미 중독자다. 중독자는 중독자와 어울린다. 알코올 중독이기 전에 일중독이고, 일중독이 알코올 중독으로 바뀐다. ②“나는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 그녀는 조절능력이 없다. 중독은 강력한 습관으로 무의식적 현상이다. 의지로 극복하기 어렵다. ③“~ 때문에 술을 마신다.” 그녀에게는 중독 성향이 있다. 한 가지에 집중해야만 성공하는 시대다. 일·가족·스트레스는 중독의 원인이 아니다. 중독이 중독의 원인이다.
둘째, 결단(Determination)이다.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자. ①“내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녀는 몸이 병들고 있다. 술은 건강을 해친다. 중독은 완벽한 성격에서 온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 단주 전에, 휴식과 여유가 필요하다. ②“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녀는 맘이 병들고 있다. 술은 뇌를 망가뜨린다. 중독은 조급증에서 온다. 그동안 쫒기며 살았다. 단주 전에, 사색과 명상이 필요하다. ③“내가 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그녀는 혼이 병들고 있다. 술은 목적을 잃게 만든다. 중독은 의존적 성격에서 온다. 그동안 매여서 살았다. 단주 전에, 의미와 사랑을 찾아야 한다. 셋째, 치유(Healing)다. 세 가지를 순서대로 시작하자. ①상처를 치유하자. 그녀의 중독 원인은 어릴 적 외상이다. 충격이 중독으로 전환된 과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외상이 안겨준 교훈도 찾아야 한다. ②우울증을 치유하자. 그녀의 중독 이면에는 우울증이 있다. 넘치는 에너지는 중독으로부터 나온다. 우울증과 중독을 넘나드는 과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우울증은 내재된 부정적인 감정이다.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③중독을 치유하자.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다. 우선 건전한 중독으로 바꿔보자. 매일 걷기부터 시도해도 좋다. 상처와 우울증이 해결된다면 빠르게 회복된다. 단주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이다.
※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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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그녀는 지난 15년 동안 작은 회사를 운영했다. 이름 있는 카페·레스토랑·공연장 등이 그녀의 손을 거쳤다. 그녀는 오늘도 업계 사람들과 어울리며 술을 즐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한두 잔의 술은 그날의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술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도 생긴다. 대학 시절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줬던 술은 그녀의 좋은 친구다. 결혼 생각에 남자를 사귀어 보지만 금세 시들해진다. 그냥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
아버지 잃은 맏딸로 부양 책임감 무거워
“한국은 알코올 공화국이다.” 술 소비량이 아시아 1위다. 성인 1명이 한 해 먹는 술이 200병을 넘는다. 성인 10~20%가 알코올 중독자에 해당한다. 한국 문화는 술에 대해 관대하다. 술 마시는 사람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실수의 원인을 술로 돌린다. 사람이 술을 먹은 것이 아니고, 술이 사람을 먹은 것이다. 한국 사회는 술 권하는 사회다. 대부분 모임에서 술을 권한다. 술 잔 돌리기, 폭탄주, 원샷이 유행한다. 내가 원해서 마시는 게 아니고,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않는다.” 미쳐야 성공하는 시대다. 중독은 뭔가에 미쳐 판단이 흐려진 상태다. 집착과 강박적 행위가 특징이다. 집착이 생기면 불안해지고, 뭔가를 해야만 해소된다. 중독증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는 억압의 시대였다. 뭐든지 참아야 했다. 우울증이 많았다. 현대는 강박의 시대다. 뭐든지 해야만 한다. 불안증이 증가한다. 불안을 피하려고 중독으로 뛰어든다. 중독은 쾌감을 동반한다. 보상회로가 작동하여 갈망을 유발한다. 도처에 중독으로 유혹하는 대상이 많다. 성(性)·도박·약물·마약·게임 등에 중독된다. 운동·일·여행·취미·종교 등 건전한 중독도 있다.
“술은 악마의 선물이다.” 처음 마실 때는 양처럼 온순하고,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더 마시면 돼지처럼 추해진다. 우리 사회에서 알코올 중독은 생각보다 흔하다. 술이 좋아서 마시는데, 싫어도 마시게 된다. 술이 들어가야 편안해지고, 술이 떨어지면 불안해진다. 술 생각에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모든 스트레스를 술로 해소한다. 한 잔 하려다 삼차까지 가고, 취하려고 더 마시고, 깰 때 해장술이 필요하다. 블랙아웃이 잦아진다면 치매로 진행 중이다.
알코올 중독은 습관성 중독과 외상에 의한 중독이 있다. 습관성 중독은 장기간에 걸쳐 알코올 남용이 의존으로 발전하는 경우다. 중독은 강박적 습관이다. 뇌에 중독회로가 만들어진다. 습관이 중독으로 가는 데 대략 5~20년이 걸린다. 오랜 기간 마신다고 중독이 되는 건 아니다.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외상에 의한 중독은 아픈 상처를 술로 극복하다가 단기간에 중독되는 경우다. 술이 인생의 멘토가 된다. 외상이 클수록 중독되기 쉽다. 일정 기간 잘 지내다가, 힘들 때마다 중독에 떨어진다. 청년실업과 고용불안 등 사회적으로 상처가 많은 젊은 세대에서 흔히 발생한다.
여성 알코올 중독이 급증하고 있다. 남녀평등의 시대에 술자리도 예외가 없다. 여성은 짧은 기간에 중독된다. 에스트로겐이 피크가 되는 배란기에 술에 대한 쾌감이 커진다. 이 때 과음하기 쉽고 반복되면 중독으로 간다. 여성은 외상에 취약하다. 큰 충격을 술로 이겨낸 경우 중독되기 쉽다. 술이 안정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강박적으로 술에 의존하게 된다. 우울증이 중독증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우울할 때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우울감이 심한 만큼 즐거움도 크다. 중독은 살맛나는 상태다. 술을 마시면 조증이 되고, 우울증에서는 술을 안 마신다. 조울증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자, 그녀에게 돌아가자.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자각(Self-awareness)이다. 세 가지 착각에서 벗어나자. ①“나는 중독자가 아니다.” 그녀는 이미 중독자다. 중독자는 중독자와 어울린다. 알코올 중독이기 전에 일중독이고, 일중독이 알코올 중독으로 바뀐다. ②“나는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 그녀는 조절능력이 없다. 중독은 강력한 습관으로 무의식적 현상이다. 의지로 극복하기 어렵다. ③“~ 때문에 술을 마신다.” 그녀에게는 중독 성향이 있다. 한 가지에 집중해야만 성공하는 시대다. 일·가족·스트레스는 중독의 원인이 아니다. 중독이 중독의 원인이다.
둘째, 결단(Determination)이다.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자. ①“내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녀는 몸이 병들고 있다. 술은 건강을 해친다. 중독은 완벽한 성격에서 온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 단주 전에, 휴식과 여유가 필요하다. ②“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녀는 맘이 병들고 있다. 술은 뇌를 망가뜨린다. 중독은 조급증에서 온다. 그동안 쫒기며 살았다. 단주 전에, 사색과 명상이 필요하다. ③“내가 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그녀는 혼이 병들고 있다. 술은 목적을 잃게 만든다. 중독은 의존적 성격에서 온다. 그동안 매여서 살았다. 단주 전에, 의미와 사랑을 찾아야 한다.
어릴 적 외상과 우울증 치료부터
※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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