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확충 매듭지은 홍정표 한화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 재무 안정성 높여 글로벌 우량 보험사로 약진
[자본 확충 매듭지은 홍정표 한화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 재무 안정성 높여 글로벌 우량 보험사로 약진
1조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성공적 발행...IFRS17 도입에 선제 대응 한화생명이 4월 17일 외화 신종자본증권으로 1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는 데 성공했다. 2007년 우리은행이 미화로 발행한 이후 국내 영구채 규모로는 10여년 만에 가장 큰 금액이다. 발행금리는 전일 미 국채 5년물 금리(2.70%)에 가산금리(2%)를 더한 4.7%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비롯한 여러 악재가 있었지만 안정적인 신용도 덕에 무난하게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입찰 참여 기관은 73개, 경쟁률은 1.6배로 나타났다.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춰 매수 주문을 넣은 덕에 최초 제시금리(5%) 대비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에도 국내에서 30년 만기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두 차례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한화생명은 약 1조5000억원의 자기자본을 마련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자본)과 채권(부채)의 특징을 모두 가진 금융상품이다.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이고 연장할 수도 있어 사실상 영구적이라는 면에서 주식의 특징을 갖는다. 확정된 이자를 지급한다는 점에서는 채권과 유사하다. 변제 우선 순위는 후순위 채권보다 뒤진다. 기업이 부도가 나서 청산할 때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지만 금리는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편이다. 이 증권은 장부상으로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신종자본증권은 주로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지급여력 기준을 맞춰야 하는 은행이나 보험사가 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배경이다. 특히 보험 업계에서는 최근 지급여력(RBC)비율 유지를 위한 자본 확충 노력이 이어져오고 있다.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보험사 부채가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변경됨에 따라 실제 부채와는 관계 없이 장부상 부채비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고금리 확정이자로 판매된 저축성 보험상품이 많을수록 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자본 확충 부담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보험사가 준수해야 하는 RBC비율은 100% 이상이며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시정 조치 및 제재 등으로 재무건전성 개선을 지도하게 된다.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은 IFRS17 도입에 앞선 선제적인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26일 만난 홍정표 한화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RBC 비율이 지난해 연말 기준 206%에서 226~230%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IFRS17을 체계적이며 계획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전사적인 역량을 모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본 확충 방안이 아닌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이유는?
“유상증자로 자본을 채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해외에서는 보편적인 방안이고 현 상황에서 증자에 비해 장점이 더 많을 거라고 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보험사에서는 사례가 없었지만 시도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감독기관에서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협조를 잘 해줬다.”
발행 규모가 큰 편이었는데.
“애초 계획은 1조5000억원을 세 번에 나눠 발행하는 것이었다. 지난해에 5000억원을 먼저 했고 이번에도 5000억원을 발행하는 단계였는데, 금리 추세를 보고 계획을 바꿨다.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남은 1조원가량을 한 번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타이밍이 좋았다. 발행일 기준으로 보면 국고채 기준으로 금리가 벌써 0.1% 넘게 올랐다. 적절한 시기에 발행해 결과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준비 단계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해외로 나가 외화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면 글로벌 3대 평가사 중 두 곳의 신용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지난해 신용평가 과정 중에 북핵 이슈가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잘못하면 북핵 이슈가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주고 당연히 우리의 신용등급에도 악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발행 작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중단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해외 여러 곳의 전문가를 찾아가서 의견을 청취하고 여러 가능성을 따져봤다. 큰 지장이 없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고 발행 결정을 고수하기로 했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장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지난 1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신용등급 ‘A1’과 ‘A+’를 받았다. 삼성전자·교보생명과 동일한 등급이다. 시장에서 한화생명에 대해 안정적인 평가를 해줬다고 생각한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결국엔 부채이고 이자 비용이 높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자본건전성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질적인 이자비용은 높은 게 아니라고 본다.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조달 금리는 4.7%다. 원화로 스왑할 경우 약 3.2% 수준으로 환산돼 국내 발행 대비 연이율로 2%포인트 이상 이자 부담을 줄였다. 또 이번에 조달한 자본은 해외에서 운영한다. 환 리스크 또는 이를 헤지하기 위한 비용도 필요 없다.”
추가적인 자본 확충 계획이 있나.
“지금부터는 채권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의 재무적인 방법을 동원한 자본 확충 계획은 없다. 애초에 IFRS17을 대비하기 위해 계획한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를 1조5000억원 정도로 예상했고 이를 다 마련했다. 앞으로는 사업 본연의 수입을 통한 이익잉여금을 가지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
“재무 목표와 영업 전략이 맞물려 돌아간다. 과거 방카슈랑스 등을 추진하는 등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영업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보장성 사업 같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중점에 두고 있다. 재무적인 성과로 본다면 본연의 수입을 증대시키면서 동시에 자산 운용을 통해 금융수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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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참여 기관은 73개, 경쟁률은 1.6배로 나타났다.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춰 매수 주문을 넣은 덕에 최초 제시금리(5%) 대비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에도 국내에서 30년 만기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두 차례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한화생명은 약 1조5000억원의 자기자본을 마련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자본)과 채권(부채)의 특징을 모두 가진 금융상품이다.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이고 연장할 수도 있어 사실상 영구적이라는 면에서 주식의 특징을 갖는다. 확정된 이자를 지급한다는 점에서는 채권과 유사하다. 변제 우선 순위는 후순위 채권보다 뒤진다. 기업이 부도가 나서 청산할 때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지만 금리는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편이다. 이 증권은 장부상으로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신종자본증권은 주로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지급여력 기준을 맞춰야 하는 은행이나 보험사가 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배경이다.
지급여력비율 약 20% 포인트 상승 기대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보험사가 준수해야 하는 RBC비율은 100% 이상이며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시정 조치 및 제재 등으로 재무건전성 개선을 지도하게 된다.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은 IFRS17 도입에 앞선 선제적인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26일 만난 홍정표 한화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RBC 비율이 지난해 연말 기준 206%에서 226~230%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IFRS17을 체계적이며 계획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전사적인 역량을 모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본 확충 방안이 아닌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이유는?
“유상증자로 자본을 채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해외에서는 보편적인 방안이고 현 상황에서 증자에 비해 장점이 더 많을 거라고 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보험사에서는 사례가 없었지만 시도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감독기관에서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협조를 잘 해줬다.”
발행 규모가 큰 편이었는데.
“애초 계획은 1조5000억원을 세 번에 나눠 발행하는 것이었다. 지난해에 5000억원을 먼저 했고 이번에도 5000억원을 발행하는 단계였는데, 금리 추세를 보고 계획을 바꿨다.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남은 1조원가량을 한 번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타이밍이 좋았다. 발행일 기준으로 보면 국고채 기준으로 금리가 벌써 0.1% 넘게 올랐다. 적절한 시기에 발행해 결과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준비 단계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해외로 나가 외화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면 글로벌 3대 평가사 중 두 곳의 신용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지난해 신용평가 과정 중에 북핵 이슈가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잘못하면 북핵 이슈가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주고 당연히 우리의 신용등급에도 악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발행 작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중단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해외 여러 곳의 전문가를 찾아가서 의견을 청취하고 여러 가능성을 따져봤다. 큰 지장이 없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고 발행 결정을 고수하기로 했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장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지난 1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신용등급 ‘A1’과 ‘A+’를 받았다. 삼성전자·교보생명과 동일한 등급이다. 시장에서 한화생명에 대해 안정적인 평가를 해줬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교보생명과 동일한 신용등급 받아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결국엔 부채이고 이자 비용이 높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자본건전성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질적인 이자비용은 높은 게 아니라고 본다.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조달 금리는 4.7%다. 원화로 스왑할 경우 약 3.2% 수준으로 환산돼 국내 발행 대비 연이율로 2%포인트 이상 이자 부담을 줄였다. 또 이번에 조달한 자본은 해외에서 운영한다. 환 리스크 또는 이를 헤지하기 위한 비용도 필요 없다.”
추가적인 자본 확충 계획이 있나.
“지금부터는 채권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의 재무적인 방법을 동원한 자본 확충 계획은 없다. 애초에 IFRS17을 대비하기 위해 계획한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를 1조5000억원 정도로 예상했고 이를 다 마련했다. 앞으로는 사업 본연의 수입을 통한 이익잉여금을 가지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
“재무 목표와 영업 전략이 맞물려 돌아간다. 과거 방카슈랑스 등을 추진하는 등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영업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보장성 사업 같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중점에 두고 있다. 재무적인 성과로 본다면 본연의 수입을 증대시키면서 동시에 자산 운용을 통해 금융수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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