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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때문에 미국 대외 이미지 추락”

“트럼프 때문에 미국 대외 이미지 추락”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서 신뢰도 27%로 시진핑·푸틴보다 낮아 … 취임 후 미국 전체의 호감도 크게 줄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이란 핵합의, 파리 기후협정 등 다자간 협정을 파기했다. / 사진:AP-NEWSIS
미국의 국제적인 평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래서 계속 나빠졌다. 신뢰 받는 국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이제 미국 대신 중국을 떠오르는 강대국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퓨 리서치 센터는 지난 10월 1일 ‘미국 이미지와 글로벌 힘의 균형’이라는 제목으로 2018년 글로벌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25개국을 대상으로 미국의 전통적인 경제·정치 리더십을 세계가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조사였다. 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국제문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는 사람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준다.

종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 신뢰도는 27%(중앙값)였다. 그에 비해 전통적인 미국 동맹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신뢰도가 53%,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46%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는 심지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34%)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30%)보다도 떨어졌다.프랑스와 독일 두 나라 모두 응답자 중 90%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한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쪽 이웃나라 캐나다는 그 비율이 75%, 남쪽 이웃나라 멕시코는 91%였다. 트럼프 대통령 불신 수준은 스페인이 93%로 가장 높았고, 이스라엘이 63%, 미국은 83%로 나타났다.

미국이 주요 국제문제에서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이자 세계의 많은 나라는 미국 대신 중국을 잠재적인 실세로 보기 시작했다. 설문 응답자 전체의 63%는 여전히 중국보다 미국의 리더십을 선호한다고 말했지만 미국이 국제문제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4%나 됐다. 또 70%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이 국제문제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9%, 중국이 그렇다는 비율은 34%였다. 호감도에서도 미국이 50%를 얻었고 중국은 45%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은 수년 전부터 경제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내세우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그에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캐나다·유럽연합(EU)·멕시코·인도를 포함한 여러 다른 나라도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조치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이란 핵합의, 파리 기후협정 등 다자간 협정을 파기하거나 탈퇴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우방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전부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었다. 유네스코(UNESCO, 유엔 교육과학문화 기구)와 유엔 인권이사회(UNHRC) 같은 국제 기구에서도 탈퇴했다. 또 트럼프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하고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국제적으로 조롱 받기도 했다.

이런 일방적인 결정으로 미국이 고립주의를 추구한다고 느끼는 나라가 더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퓨 리서치 센터 설문조사 응답자의 70%는 미국이 다른 나라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비율은 같은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던 2007년의 수준과 비슷했다.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에다 더해 미국은 중국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며 군비 증강으로 세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반면 중국은 더 강하고 현대화된 군을 확보하려는 전면적인 국방개혁이 주권 수호에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러시아와 한목소리로 미국의 비대한 국방예산을 비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국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고 양자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패권 쇠락을 이용하려고 한다. 미국의 금융 지배에 좌절한 유럽 지도자들이 이란과 거래하는 문제에서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대안적인 지불 시스템을 구축하자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중국과 러시아도 이란 핵합의의 당사국이다)은 무역에서 자국 통화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천명했다. 세계의 경제력 중심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미국 달러화의 역할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다.

- 톰 오코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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