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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에서 도너츠 찾지 마세요

던킨에서 도너츠 찾지 마세요

일반 레스토랑 식품 원가는 25~35%인 데 비해 커피는 10% 미만 … 높은 마진율에 수요 증가하자 맥도널드·던킨 등 기존 레스토랑 체인들 군침 흘려
던킨이 최근 이름에서 도넛을 뺀 것은 커피를 주력상품으로 삼으려는 목적이다. / 사진:SUE OGROCKI-AP-NEWSIS
던킨 브랜즈가 체인 이름에서 ‘도너츠’를 뺀 것은 더 짧은 이름을 원해서가 아니었다. 자신들의 진짜 핵심 제품인 커피에 초점을 맞춰 브랜딩을 강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이 조치는 소비자가 스타벅스 같은 커피점 경쟁사와 던킨을 동등하게 여기도록 자사의 대중적인 이미지에 미묘한 변화를 주려는 의도였다.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완전히 핵심을 꿰뚫는 변화다. 던킨은 지난해 연례 보고서에서 과거 사업의 중심이었던 도너츠가 아니라 핫·아이스 커피가 자사의 최고 가치 제품임을 시인했다.

맥도널드와 JAB 홀딩스(파네라 브레드, 피츠 커피&티, 카리부 커피, 스텀프타운 커피 로스터스를 소유한 비공개 복합기업)도 커피 애호가를 더 많이 끌어들이려 조직적인 캠페인을 한창 진행중인 시점과 맞물린다. 이런 혼잡한 시장에선 가격·품질·서비스 면에서 소비자에게 많은 선택권이 주어진다. 대체로 레스토랑의 식품 원가는 매출의 25~35% 대에 달한다. 그 정도면 높은 수준으로 간주되는 마진이다. 그러나 커피에선 훨씬 많은 마진이 남는다. 커피 한 컵을 내리는 데 드는 재료의 원가가 판매가의 10%를 밑도는 경우가 많다.

미국 애리조나주 온라인 매체 AZ 센트럴의 잭 라자리는 ‘스타벅스의 그란데 카푸치노의 커피 원가는 대략 31센트’라며 ‘2014년 판매가는 3.65달러 선이었다’고 썼다. 커피만 따질 때 91.5%의 마진율이다(커피 컵의 원가가 마진을 좀 더 깎아먹는다). 그리고 2014년 이후 수치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게다가 맥도널드·던킨·JAB 홀딩스가 스타벅스만큼 브랜드 파워는 없더라도 커피의 높은 마진율은 레스토랑들이 군침을 흘릴 만큼 대단히 매력적인 이점이다.커피 수요도 상당히 높다. 글로벌데이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어느 한 주 동안 글로벌 소비자의 42%가 커피숍을 찾아 커피·차 또는 다른 음료를 주문한다. 북미에선 그 비율이 40%로 약간 떨어지지만 그래도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이들 고객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서 던킨은 스타벅스가 이끄는 진정한 ‘커피점’ 그룹 그리고 커피 사업을 확대해온 맥도널드를 위시한 패스트푸드 체인 그룹 사이에서 약간 중간지대에 위치한다.

커피 장사가 도넛을 굽고 버거를 뒤집는 것보다 확실히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 사진:DOMINIK BAUR-FRANKE COFFEE SYSTEMS-PPR-AP-NEWSIS
이들이 갖는 의문은 어떻게 해야 우위를 점하느냐다. 글로벌데이터의 조사 대상 기업 중 48%가 “신속한 준비”를 자신들이 중시하는 요소로 거론했음을 감안할 때 한 가지 답은 분명하다. 그리고 서비스 속도는 던킨이 대체로 장점을 가진 분야다. 단지 전체 사업 모델을 신속한 회전을 중심으로 구축한 맥도널드 만큼은 필시 아니겠지만 말이다.

스타벅스도 모바일 주문·결제 시스템 도입에 힘입어 음료의 신속한 공급에 관한 한 모델 기업이 됐다. 던킨과 맥도널드도 그런 기술의 도입을 확대했지만 둘 다 스타벅스만한 모바일 앱 이용자 기반이나 이 분야의 선두업체로서 스타벅스가 구축한 서비스는 갖추지 못했다.

어쩌면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 경쟁에서 가격은 대체로 결정적 요인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맥도널드의 할인 음료에 이끌려 고객이 주문할 때 커피를 추가할지 모르지만 그런 구매는 스타벅스나 던킨의 시장을 잠식하는 매출이라기보다는 기존 항목의 추가 요소일 가능성이 크다.

낮은 원가, 높은 마진, 일부를 변형해 프리미엄 서비스로 포지셔닝(그리고 가격 책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분명 커피 시장 경쟁이 단시일내에 가라앉지는 않을 듯하다. 던킨은 소비자에게 전적으로 커피숍으로 여겨지기를 원한다(스타벅스가 선점한 위치다). 한편 맥도널드는 일차적으로 기존 고객의 주문액을 점진적으로 늘리면서 가격을 의식하는 경쟁사 고객을 끌어들이려 하는 듯하다. JAB 홀딩스는 독자적으로 커피 제국을 구축하면서 커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원한다.

커피를 끓여내는 장사가 도넛을 굽고 버거를 뒤집거나 다른 식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확실히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따라서 틈새 시장에서 유명한 이들 기업이 앞으로 수년간 커피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레스토랑 체인들도 더 높은 마진을 좇아 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대니얼 B. 클라인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 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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