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과 정성 바친 작품”
“내 마음과 정성 바친 작품”
영화 ‘미드 90’로 감독 데뷔한 코미디 배우 출신 조나 힐, “‘나와 친구들’ vs ‘세계’가 전부였던 시절의 우정에 관한 영화” 사람들은 특정 배우가 출연한 영화 목록을 ‘필모그래피’라고 부르지만 조나 힐은 자신이 나왔던 영화들을 두고 ‘교육’이라고 부른다. 코미디 배우 출신인 힐은 자신의 감독 데뷔작 ‘미드 90’를 사들인 영화배급사 A24의 뉴욕 맨해튼 사무실 소파에 앉아 “난 지난 15년 동안 배우로서 연기하며 내가 존경하는 감독들로부터 공짜로 영화 교육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영화를 가르쳐준 감독들을 꼽았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서 그를 음흉한 주식중개인으로 변신시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로 만들어준 마틴 스코세지, “나와 가장 가까운 멘토”라고 부르는 베넷 밀러와 스파이크 존즈 등.
실제로 힐이 ‘미드 90’의 대본을 완성하는 데 존즈 감독의 도움이 컸다. 힐은 이 영화의 대본을 쓰고 20차례에 걸쳐 수정하느라 3년을 보냈다. ‘미드 90’는 온정 넘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성장 영화로서 힐이 청소년 시절을 보낸 로스앤젤레스의 스케이트보더들의 삶을 배경으로 삼았다. 극중 주인공인 13세 소년 스티비(서니 설직)는 문제 많은 가정생활과 씨름하며 좀 더 나이 들었고 물정을 잘 아는 십대 스케이터보더들 사이에서 위안을 찾는다.
힐은 이 영화가 자전적 이야기는 아니라고 먼저 못 박았다. 하지만 그는 이 작품을 두고 “나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무명 배우였던 그가 선정적인 청소년 코미디 ‘수퍼배드’로 갑자기 명성을 얻은 이래 11년이 지났다. 또 밀러 감독의 ‘머니볼’에서 주연을 맡은 지 7년이 지났다(그 작품을 계기로 할리우드는 배우로서 그를 진지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줄곧 그는 감독이 되는 꿈을 키웠다. 이제 34세의 나이에 그 꿈을 이뤘다. 그는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과정, ‘미드 90’의 멋진 힙합 사운드트랙, ‘조나 힐 데이’에 주인공으로 참석하는 기분에 관해 소회를 밝혔다.
감독 데뷔작 ‘미드 90’를 두고 “나의 마음”이라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
나의 온 마음과 정성을 바친 작품이라는 뜻이다. 코미디 배우로 시작했다가 뛰어난 감독이 된 마이크 니콜스나 배리 레빈슨 같은 인물이 내 영웅이다. 그들의 데뷔 작품을 보면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나도 그러려고 했다.
배우로 활동하는 내내 은밀하게 카메라의 저편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나?
그렇다!
그런 변신이 두렵진 않았나?
무척 겁났다. 하지만 내가 줄곧 원하던 일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일을 할 때 별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하는데 난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고 계속 할 수 있으려면 기본기가 갖춰질 때까지 갈고 닦으며 기다려야 한다. 내가 함께 일한 감독들은 내게 모두 교수와 같았다. 난 그냥 배우기만 하면 됐다. 또 사람들의 성공만이 아니라 실패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찍으면서 스코세지 감독에게서 뭘 배웠나?
정해진 시간에 다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배운 점이 너무나 많다. 내 생각에 그는 생존하는 최고의 영화감독이다. 그 정도 수준의 거장이 촬영장에서 지시를 내리고 스토리를 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는 건 정말 영광이었다. 내가 그에게서 본 최고의 감독 기술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고도의 실력이었다. 다른 거장들이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데 1시간이 걸리면 스코세지는 30초면 족하다.
‘미드 90’의 한 장면 중 스티비의 집에 있는 TV에서 스코세지 감독의 옛 영화 ‘좋은 친구들’이 방영되는 장면이 있는데 그에 대한 헌사를 슬쩍 집어 넣은 건가?
그렇다. 나의 감독 데뷔 작품에서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에게 살짝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파사이드와 GZA 등 영화에 나오는 1990년대 힙합이 너무 좋았다. 그 음악을 직접 골랐나? 본인이 흘러간 힙합 음악의 팬인가?
그렇다. 이 영화의 음악도 내가 정했다. 그 음악을 들으며 그에 맞는 장면의 대본을 썼다. 내가 이 영화를 만든 건 우선은 스케이트보딩이 영화에서 제대로 잘 다뤄진 적이 없었고 힙합 음악도 툭하면 갱단과 관련 있는 것처럼 다뤄졌기 때문이다. 나로선 힙합이 청소년 시절의 정서적 버팀목이었다. 우리 부모 세대가 비틀스에 빠졌다면 나는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없이는 못 살았다. 그런 면을 우아하게 보여주고 내게 그토록 많은 것을 준힙합에 존경을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좋아하는 힙합 가수는?
소울즈 오브 미스치프, 맙 딥 등이다. 지금도 그들의 음악을 자주 듣는다. 오늘 밤 시사회 후 프린스 폴, 큐팁과 함께 파티를 즐길 예정이다. 물론 내 영화는 힙합이라는 특정 문화를 찬미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아주 우아한 방식이다. 힙합을 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높은 수준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내게는 힙합이 다른 예술만큼이나 고차원적인 예술이다.
영화 제목이 ‘미드 90’인데 1990년대 중반을 의미한다. 그 이야기의 무대를 올해로 설정해도 괜찮은가?
199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유일한 이유가 당시엔 스마트폰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핵심은 ‘나와 친구들’ vs ‘세계’가 전부였던 시절의 우정에 관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내 생각에 그처럼 끈끈한 우정이 가능했던 것은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린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돌아다니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그런 친밀한 연결을 방해할 전자기기가 당시엔 없었다. 현재를 배경으로 이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캐릭터와 정서적으로 충만한 줄거리는 잘 먹혀들 것 같다.
최근 영화 중에서 199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몇 편 있다. ‘랜드라인’과 ‘샌디 웩슬러’ 등이다. 그 시절에 감독들이 끌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둘 다 못 봤다. 하지만 ‘미드 90’는 내가 성장한 시절에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20년 동안 난 그 시절을 반추했다. 예를 들어 ‘멍하고 혼돈스러운’이나 ‘다이너’ 같은 영화를 보면 20년 전의 돌아볼 시점과 관점이 분명히 있다.
‘미드 90’가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인가?
전혀 아니다. 하지만 아주 개인적인 면이 있다. 그건 대부분 당시 성장하면서 가졌던 정서와 주변에 관한 느낌 등이다.
영화 주인공 소년 스티비의 나이였을 때 자신을 부적응아로 생각했나?
내가 스케이트보딩을 좋아한 건 그 문화가 반윤리적이었기 때문이다. 주류에 어울리지 않는 아이들의 섬이라고나 할까? 그런 아웃사이더들이 하나의 가족을 형성했다. 스케이트보딩은 그런 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아주 멋졌다.
영화에서 스티브의 엄마처럼 실제 당신의 부모도 스케이트보딩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나?
아니다. 우리 부모는 내게 스케이트보딩을 해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놀던 많은 곳이 스케이트보딩 금지 구역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엔 적극 장려하진 않았다. 하지만 열두 살의 나이에 금지 구역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경찰에 쫓기는 게 얼마나 짜릿하겠나? 내 생애에서 가장 스릴 넘친 순간이 법원에서 경찰의 손에서 도망칠 때였다.
팬들이 ‘조나 힐이 제작한 영화’라는 글귀를 볼 때 ‘수퍼배드’처럼 아주 선정적인 작품을 기대하리라고 걱정이 되진 않는가?
사람들의 기대를 내가 어떻게 할 순 없다. 하지만 나로선 이게 첫 작품이다. 배우는 다른 누군가의 그림에서 하나의 색채에 불과하다. 한동안 난 녹색이었다. 난 녹색이 좋지만 감독이 자주색을 원하면 배우는 그렇게 색을 바꿔야 한다. ‘미드 90’는 나의 첫 표현이다.
얼마 전 넷플릭스가 드라마 ‘매니악’를 선보였다. 그 드라마에서 에마 스톤과 공동 주연을 맡았는데 그녀와는 ‘수퍼배드’에서도 같이 나왔다. 그녀와 다시 일하는 게 어떤가?
환상적이다. 난 그녀를 좋아한다. ‘수퍼배드’를 찍은 이래 아주 친하게 지냈다. ‘매니악’에 그녀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난 계약서를 자세히 보지도 않고 바로 서명했다. 그녀는 아주 훌륭한 아티스트이자 인격체다.
남성 패션 팟캐스트 ‘페일링 업워즈(Failing Upwards)’의 공동 진행자 제임스 해리스, 로렌스 슐로스먼, 제러미 로빈슨-리언이 지난해 ‘조나 힐 데이’를 시작했다. 그들은 당신의 패션 스타일이 아주 마음에 들기 때문이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여름 그 행사에 참석했다고 들었는데 어땠는가?
아주 멋졌다. 신나는 경험이었다. 그들이 내 옷차림을 좋아한다는 게 너무 기뻤다. 난 패션에 관심이 많다. 패션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조나 힐 데이’를 처음 알았을 때 어떤 생각 들었나?
첫해 행사엔 가지 않았다. 하지만 아주 멋진 사람들이 많이 참석한다고 해서 이번 여름 두 번째 행사에는 갔다. 그렇게 띄워주면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인스타그램(사진·동영상 공유 SNS) 아이콘이 되고 싶은가?
그쪽은 별 관심 없다. 그냥 내 방식대로 내게 중요한 일을 하며 살고 싶다.
감독으로서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는지?
지금으로선 ‘미드 90’ 홍보에 주력하고 싶다. 두 번째 작품을 만들 정도로 운이 좋다면 이 세상의 승자가 된 기분일 거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제로 힐이 ‘미드 90’의 대본을 완성하는 데 존즈 감독의 도움이 컸다. 힐은 이 영화의 대본을 쓰고 20차례에 걸쳐 수정하느라 3년을 보냈다. ‘미드 90’는 온정 넘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성장 영화로서 힐이 청소년 시절을 보낸 로스앤젤레스의 스케이트보더들의 삶을 배경으로 삼았다. 극중 주인공인 13세 소년 스티비(서니 설직)는 문제 많은 가정생활과 씨름하며 좀 더 나이 들었고 물정을 잘 아는 십대 스케이터보더들 사이에서 위안을 찾는다.
힐은 이 영화가 자전적 이야기는 아니라고 먼저 못 박았다. 하지만 그는 이 작품을 두고 “나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무명 배우였던 그가 선정적인 청소년 코미디 ‘수퍼배드’로 갑자기 명성을 얻은 이래 11년이 지났다. 또 밀러 감독의 ‘머니볼’에서 주연을 맡은 지 7년이 지났다(그 작품을 계기로 할리우드는 배우로서 그를 진지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줄곧 그는 감독이 되는 꿈을 키웠다. 이제 34세의 나이에 그 꿈을 이뤘다. 그는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과정, ‘미드 90’의 멋진 힙합 사운드트랙, ‘조나 힐 데이’에 주인공으로 참석하는 기분에 관해 소회를 밝혔다.
감독 데뷔작 ‘미드 90’를 두고 “나의 마음”이라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
나의 온 마음과 정성을 바친 작품이라는 뜻이다. 코미디 배우로 시작했다가 뛰어난 감독이 된 마이크 니콜스나 배리 레빈슨 같은 인물이 내 영웅이다. 그들의 데뷔 작품을 보면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나도 그러려고 했다.
배우로 활동하는 내내 은밀하게 카메라의 저편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나?
그렇다!
그런 변신이 두렵진 않았나?
무척 겁났다. 하지만 내가 줄곧 원하던 일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일을 할 때 별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하는데 난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고 계속 할 수 있으려면 기본기가 갖춰질 때까지 갈고 닦으며 기다려야 한다. 내가 함께 일한 감독들은 내게 모두 교수와 같았다. 난 그냥 배우기만 하면 됐다. 또 사람들의 성공만이 아니라 실패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찍으면서 스코세지 감독에게서 뭘 배웠나?
정해진 시간에 다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배운 점이 너무나 많다. 내 생각에 그는 생존하는 최고의 영화감독이다. 그 정도 수준의 거장이 촬영장에서 지시를 내리고 스토리를 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는 건 정말 영광이었다. 내가 그에게서 본 최고의 감독 기술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고도의 실력이었다. 다른 거장들이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데 1시간이 걸리면 스코세지는 30초면 족하다.
‘미드 90’의 한 장면 중 스티비의 집에 있는 TV에서 스코세지 감독의 옛 영화 ‘좋은 친구들’이 방영되는 장면이 있는데 그에 대한 헌사를 슬쩍 집어 넣은 건가?
그렇다. 나의 감독 데뷔 작품에서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에게 살짝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파사이드와 GZA 등 영화에 나오는 1990년대 힙합이 너무 좋았다. 그 음악을 직접 골랐나? 본인이 흘러간 힙합 음악의 팬인가?
그렇다. 이 영화의 음악도 내가 정했다. 그 음악을 들으며 그에 맞는 장면의 대본을 썼다. 내가 이 영화를 만든 건 우선은 스케이트보딩이 영화에서 제대로 잘 다뤄진 적이 없었고 힙합 음악도 툭하면 갱단과 관련 있는 것처럼 다뤄졌기 때문이다. 나로선 힙합이 청소년 시절의 정서적 버팀목이었다. 우리 부모 세대가 비틀스에 빠졌다면 나는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없이는 못 살았다. 그런 면을 우아하게 보여주고 내게 그토록 많은 것을 준힙합에 존경을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좋아하는 힙합 가수는?
소울즈 오브 미스치프, 맙 딥 등이다. 지금도 그들의 음악을 자주 듣는다. 오늘 밤 시사회 후 프린스 폴, 큐팁과 함께 파티를 즐길 예정이다. 물론 내 영화는 힙합이라는 특정 문화를 찬미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아주 우아한 방식이다. 힙합을 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높은 수준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내게는 힙합이 다른 예술만큼이나 고차원적인 예술이다.
영화 제목이 ‘미드 90’인데 1990년대 중반을 의미한다. 그 이야기의 무대를 올해로 설정해도 괜찮은가?
199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유일한 이유가 당시엔 스마트폰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핵심은 ‘나와 친구들’ vs ‘세계’가 전부였던 시절의 우정에 관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내 생각에 그처럼 끈끈한 우정이 가능했던 것은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린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돌아다니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그런 친밀한 연결을 방해할 전자기기가 당시엔 없었다. 현재를 배경으로 이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캐릭터와 정서적으로 충만한 줄거리는 잘 먹혀들 것 같다.
최근 영화 중에서 199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몇 편 있다. ‘랜드라인’과 ‘샌디 웩슬러’ 등이다. 그 시절에 감독들이 끌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둘 다 못 봤다. 하지만 ‘미드 90’는 내가 성장한 시절에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20년 동안 난 그 시절을 반추했다. 예를 들어 ‘멍하고 혼돈스러운’이나 ‘다이너’ 같은 영화를 보면 20년 전의 돌아볼 시점과 관점이 분명히 있다.
‘미드 90’가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인가?
전혀 아니다. 하지만 아주 개인적인 면이 있다. 그건 대부분 당시 성장하면서 가졌던 정서와 주변에 관한 느낌 등이다.
영화 주인공 소년 스티비의 나이였을 때 자신을 부적응아로 생각했나?
내가 스케이트보딩을 좋아한 건 그 문화가 반윤리적이었기 때문이다. 주류에 어울리지 않는 아이들의 섬이라고나 할까? 그런 아웃사이더들이 하나의 가족을 형성했다. 스케이트보딩은 그런 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아주 멋졌다.
영화에서 스티브의 엄마처럼 실제 당신의 부모도 스케이트보딩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나?
아니다. 우리 부모는 내게 스케이트보딩을 해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놀던 많은 곳이 스케이트보딩 금지 구역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엔 적극 장려하진 않았다. 하지만 열두 살의 나이에 금지 구역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경찰에 쫓기는 게 얼마나 짜릿하겠나? 내 생애에서 가장 스릴 넘친 순간이 법원에서 경찰의 손에서 도망칠 때였다.
팬들이 ‘조나 힐이 제작한 영화’라는 글귀를 볼 때 ‘수퍼배드’처럼 아주 선정적인 작품을 기대하리라고 걱정이 되진 않는가?
사람들의 기대를 내가 어떻게 할 순 없다. 하지만 나로선 이게 첫 작품이다. 배우는 다른 누군가의 그림에서 하나의 색채에 불과하다. 한동안 난 녹색이었다. 난 녹색이 좋지만 감독이 자주색을 원하면 배우는 그렇게 색을 바꿔야 한다. ‘미드 90’는 나의 첫 표현이다.
얼마 전 넷플릭스가 드라마 ‘매니악’를 선보였다. 그 드라마에서 에마 스톤과 공동 주연을 맡았는데 그녀와는 ‘수퍼배드’에서도 같이 나왔다. 그녀와 다시 일하는 게 어떤가?
환상적이다. 난 그녀를 좋아한다. ‘수퍼배드’를 찍은 이래 아주 친하게 지냈다. ‘매니악’에 그녀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난 계약서를 자세히 보지도 않고 바로 서명했다. 그녀는 아주 훌륭한 아티스트이자 인격체다.
남성 패션 팟캐스트 ‘페일링 업워즈(Failing Upwards)’의 공동 진행자 제임스 해리스, 로렌스 슐로스먼, 제러미 로빈슨-리언이 지난해 ‘조나 힐 데이’를 시작했다. 그들은 당신의 패션 스타일이 아주 마음에 들기 때문이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여름 그 행사에 참석했다고 들었는데 어땠는가?
아주 멋졌다. 신나는 경험이었다. 그들이 내 옷차림을 좋아한다는 게 너무 기뻤다. 난 패션에 관심이 많다. 패션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조나 힐 데이’를 처음 알았을 때 어떤 생각 들었나?
첫해 행사엔 가지 않았다. 하지만 아주 멋진 사람들이 많이 참석한다고 해서 이번 여름 두 번째 행사에는 갔다. 그렇게 띄워주면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인스타그램(사진·동영상 공유 SNS) 아이콘이 되고 싶은가?
그쪽은 별 관심 없다. 그냥 내 방식대로 내게 중요한 일을 하며 살고 싶다.
감독으로서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는지?
지금으로선 ‘미드 90’ 홍보에 주력하고 싶다. 두 번째 작품을 만들 정도로 운이 좋다면 이 세상의 승자가 된 기분일 거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서울지하철 MZ노조도 내달 6일 파업 예고…“임금 인상·신규 채용해 달라”
2인천시 “태어나는 모든 아동에게 1억 준다”…출생아 증가율 1위 등극
3경기둔화 우려에 ‘금리 인하’ 효과 ‘반짝’…반도체 제재 우려↑
4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기준금리 인하에도 한동안 ‘겨울바람’ 전망
5연간 1000억? 영풍 환경개선 투자비 논란 커져
6 야당, '예산 감액안' 예결위 예산소위서 강행 처리
7‘시총 2800억’ 현대차증권, 2000억원 유증…주가 폭락에 뿔난 주주들
8삼성카드, 대표이사에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 추천
9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서포터즈 '업투' 3기 수료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