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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사고’가 클라우드 무너뜨린다

‘집단사고’가 클라우드 무너뜨린다

블록체인은 신원·상품의 안전한 인증과 완벽한 개인정보 보호로 일상생활 크게 바꿔놓을 듯
ILLUSTRATION BY ALEX FINE
블록체인을 두고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 평가가 자자하다. 2022년이 되면 업계가 블록체인에 지출하는 비용이 약 110억 달러(약 12조 36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블록체인은 해킹이나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업계가 그처럼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일반적인 온라인 플랫폼에선 거래마다 수수료를 떼가는 ‘믿을 만한 중개인’이 반드시 있지만 블록체인은 중개인이 전혀 필요 없는 구조다. 아울러 서로 연결된 컴퓨터의 ‘집단사고’로 구글·아마존 같은 대기업이 통제하는 거대 컴퓨터 시스템(그 전체를 ‘클라우드’라고 부른다)을 와해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우리 일상생활이 어떻게 달라질까? 정확히 알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 하지만 일부 시험적인 사업을 보면 상당한 혜택이 따를 듯하다.



내 개인정보는 내가 통제한다.


스타트업 유포트(uPort)는 사용자가 디지털 응용프로그램(앱)에 로그인할 때 본인임을 인증해주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중요한 점은 블록체인(이더리움) 기반으로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승인하지 않았을 경우 그 앱이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막아준다. 사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부동산 투자에도 중개인이 필요 없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컨센시스(ConsenSys)의 계열사 메리디오(Meridio)는 블록체인을 통해 부동산 거래를 기록함으로써 부동산 소유권을 주식처럼 나눠 사고팔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사용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기그 경제의 일자리를 만든다.


홍콩의 가상화페 거래소 게이트코인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위한 가상 게시판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규모 프로그래밍 프로젝트와 프리랜서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작업이 끝나면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로 수고비를 자동 전송해준다. 자동 집행되는 ‘스마트 계약’이라는 뜻이다. 컨센시스의 론 개릿 이사는 “인력과 일자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짝지워줌으로써 근로자가 실질적인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근로자는 더 많은 일자리와 업종을 옮겨다닐 수 있을 것이다. 하루 8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표준 근무를 택하지 않는 근로자가 갈수록 많아질 것이다. 그들은 수시로 옮겨다니며 그런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그 경제를 찾아나설 것이다.”



뮤지션이 소비자에게 직접 음원 판매한다.


영국의 스타트업 우조(Ujo)는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법을 이용하는 이더리움 기반의 음악 유통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사용자가 음원을 구매하면 저작권료는 곧바로 프로듀서와 작사가, 엔지니어 등 곡 생산에 관여한 전문가들에게 자동 배분된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튠스, 스포티파이, 판도라 같은 중개 서비스를 건너뛰고 아티스트가 소비자에게 직접 음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급사슬을 추적한다.


IBM과 컨센시스는 공급사슬에서 상품을 추적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제공한다. 소재·부품 공급업자부터 제조사를 거쳐 완제품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분실된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의 분쟁도 즉시 해결할 수 있다.



상품을 인증한다.


IBM과 컨센시스는 특정 상품이 적법한 출처에서 나온 것인지 블록체인을 사용해 확인해주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에버레저와 IBM은 인공지능을 블록체인 플랫폼에 통합함으로써 다이아몬드 유통 과정을 혁신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유엔 결의를 이행할 수 있도록 분쟁·테러 등에 자금을 공급하는 불법 다이아몬드(‘블러드 다이아몬드’)의 확인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컨센시스는 불법 어업과 인권 유린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으로 세계자연기금과 손잡고 태평양에서 포획되는 참치를 추적한다.

- 애덤 피오르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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