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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공유하는 게 예술가로서의 사명”

“내 생각 공유하는 게 예술가로서의 사명”

페미니스트 찬가 ‘Armor’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사라 버렐리스, 자신의 노래가 정치적 색채 띠게 된 이유 말하다
버렐리스는 뮤지션의 개인적인 경험이 음악에 반영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 사진:NEWSIS
그래미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올랐던 가수 사라 버렐리스는 당초 새 노래 ‘Amor’를 내년에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세계가 이 노래를 들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페미니스트 찬가인 이 노래는 반대에 맞서 더 강해지고 동료 여성들의 힘에 의지해 앞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녀는 여러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고발을 당한 브렛 캐버너가 연방대법관으로 인준되자 가능한 한 빨리 이 노래를 발표하고 싶어졌다.

‘Armor’는 버렐리스가 준비 중인 새 앨범의 리드 싱글이다. 그녀는 2007년 발표한 싱글 ‘Love Song’을 히트시킨 후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이트리스’의 음악을 작곡하고 NBC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브 인 콘서트’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를 연기했다. 그녀는 처음 음악을 시작하던 시기에 실연당해 주로 사랑 노래를 썼다. 하지만 지금은 스타일이 사뭇 달라졌다. 음악으로 누군가를 소외시키거나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색채를 띠고 싶진 않지만 그런 관점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사실 지금은 그와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만든다는 걸 생각할 수 없다고 그녀는 말한다.

뉴스위크가 버렐리스를 만나 ‘Armor’와 ‘웨이트리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브 인 콘서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Armor’는 어떻게 쓰게 됐나?


2016년 미국 대선이 끝나고 여성 행진에 참가한 후 그 경험을 돌이키며 영감을 얻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고 아름다우며 평화롭고 강렬한 경험 중 하나였다. 그게 씨앗이 됐고 그 다음 1년 반 동안 지금의 노래로 완성됐다. 이 노래는 매우 정치적이다. 요즘 내가 관심을 쏟는 분야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에 관해 예술가로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전곡 앨범이 곧 나오나?


내년에 나온다. 당초 ‘Amor’도 그때 같이 발표하려 했다. 하지만 브렛 캐버너의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그 노래를 서둘러 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에 그 노래로 미니 투어를 하고 앨범은 그 후에 발표한다.



그 앨범 수록곡 중 정치적인 노래가 더 있나?


그렇다. 내 생각과 감정을 진솔하게 공유하는 게 예술가로서 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내가 관심을 집중하는 문제는 정치다. 거기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현재의 세계를 제대로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이 이 앨범을 들었을 때 매우 정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듯하다.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두렵지 않다. 난 누군가를 소외시키려는 게 아니다. 다만 예술가로서 내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싶다.

‘Love Song’ 이후 예술가로서 어떻게 성장해 왔다고 생각하나?


버렐리스는 자신이 작곡한 뮤지컬 ‘웨이트리스’에서 주인공 제나 역을 연기했다. / 사진:YOUTUBE.COM
무엇보다 인간적으로 성숙했다. ‘Love Song’을 쓴 게 23세 때였다. 그 후 개인적으로나 뮤지션으로서나 많은 일이 있었다. 뮤지션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개인적으로 하는 경험이 음악에 반영되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앨범을 만들면서 진짜 내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는 노래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 뺐다. 우리는 매우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내 음악에서 그 문제를 논의하고 헤쳐나갈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다. 사실 난 모든 문제에서 그랬다. 20대 때는 실연의 문제를 다뤘기 때문에 그 당시 노래들은 더 단순했다. 지금은 더 깊이 있는 문제를 다룰 뿐이다.



사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당신이 뉴요커라서다.


내가 뉴요커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이곳에 산 지 6년밖에 안 됐다.



뉴욕을 사랑한다면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웃음] 뉴욕에서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은?


아주 많다. 제일 좋아하는 곳 중 하나는 놀리타에 있는 카페 하바나다. 오래된 곳이지만 최고로 맛있는 우에보스 란체로스(토르티야에 달걀 프라이와 토마토 칠리 소스를 얹은 멕시코 요리)를 먹을 수 있다. 또 10번가에 있는 메메는 지중해 요리가 기막히다. 뮤지컬 ‘웨이트리스’를 공연하는 동안 동료들과 극장 근처에 있는 맛집들을 찾아 다녔다. 맛있는 레스토랑이 정말 많다.



뉴욕의 어떤 점이 좋은가?


활기찬 분위기가 좋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며 대결적이고 숨이 막힐 듯 답답한 것도 좋다. 날씨가 고약할 때는 도시도 그렇게 느껴지지만 그게 인간적인 것 같다. 뉴욕은 마치 살아 숨쉬는 기관 같아서 여기서 살아가려면 이 도시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어야 한다.



난 뮤지컬 ‘웨이트리스’를 좋아해 두 번이나 봤다. 제나 역을 연기할 때 어땠나? 제시 뮬러가 그 역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본인이 할 계획이었나 아니면 나중에 결정됐나?


나중에 결정됐다. 처음엔 그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겁났다. 그럴 능력도 없었고 준비도 안 돼 있었다. 그런데 난 운 좋게도 제시 뮬러가 이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걸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녀의 뛰어난 해석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정말 아름다웠다. 뮬러가 떠나고 제나 역을 제안 받았을 때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공연 팀은 아주 열정적이고 협조적이었다. 그들과 함께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난 이 작업을 통해 공연가로서, 그리고 뮤지션으로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매일 밤 동료들과 한 무대에 서면서 내가 팀의 일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무대에 설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모두가 서로를 의지했다.



한가족이 된 듯한 느낌이었나?


그렇다. 우린 서로 매우 가까웠고 거의 함께 살다시피 했다. ‘웨이트리스’ 뮤지컬 팀은 마치 작은 클럽하우스 같았다. 극장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거의 3년째 공연을 해왔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브 인 콘서트’에서는 존 레전드와 공연했는데 어땠나?


멋진 남자다. 내가 만나본 중 가장 멋진 사람이다. 열정적이고 두려움이 없으며 아주 다정하고 고요하며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 마음이 너그럽고 사랑이 많다. 예수는 레전드에게 딱 어울리는 역이다. 그는 완벽주의자다. 위대한 배우가 되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며 실제로 그렇다. 그러니까 같이 일하기엔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이 없다. 난 그가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걸 보고 감동했다. 그는 정말 훌륭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그의 부인 크리시 타이겐을 만나 봤나?


그렇다. 그녀는 딸 루나를 데리고 왔는데 둘째(마일스)가 아직 뱃속에 있을 때였다. 정말 사랑스러운 모녀다. 난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무척 좋아한다.

- 마리아 벌태지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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