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유튜버(2) 빅마블과 감스트] “초보 유튜버는 편집 영상 올리길”
[나도 유튜버(2) 빅마블과 감스트] “초보 유튜버는 편집 영상 올리길”
한순간의 말실수로 애써 모은 구독자 잃을 수도... 나만의 콘텐트 내세워야 음악 채널 ‘빅마블’을 운영하고 있는 빅마블(본명 황명훈·25)은 누적 조회수 5억8000만뷰를 가진 유튜브 창작자다. 그는 2012 비트박스 KR 챔피언쉽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비트박스와 관련한 실력자다. 그는 자신의 장기에 더해 각종 소품을 가지고 음악을 재해석한다. 가령 미국 유명 토크쇼 ‘엘렌 쇼’에서 방영돼 유명해진 닭울음 영상의 경우, 울음소리를 내는 인형을 가지고 음악을 재해석했다. 겉으로는 쉬워 보여도 닭울음 소리가 각각 몇 도의 음을 내고, 어떻게 편집해야지 기존의 음악과 비슷하게 소리가 날지 연구하며 영상을 제작했다. 대박 영상은 운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라고 그는 말한다. 이 닭울음 영상의 조회수는 5600만에 육박한다.
그는 “음악의 경우 언어의 장벽이 없기 때문에 구독자 수도 많고 조회 수도 잘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구독자가 곧장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음악의 경우 저작권이 걸려 있어 수익의 대부분이 원저작자 몫으로 돌아간다. 그는 구독자층을 넓히기 위해 유튜브에서는 영어를 사용한다. 그는 “(유튜브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사실 중학생 영단어 수준을 넘지 않는 아주 기초적이고 쉬운 영어”라면서 “구독자의 96%가 해외에서 영상을 시청하고, K팝 음악을 듣다가 제 영상까지 함께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시청자들이 K팝에 대해 굉장히 우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고, 관심이 있어서 내 영상까지 오는 것이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유튜브는 채널 운영자에게 자신의 영상을 구독하는 이들이 어디에 살고, 나이는 얼마나 되는지, 자신의 영상을 보고 나선 어떤 영상을 보는지 등을 알려준다. 빅마블 영상의 구독자가 사는 곳은 미국이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브라질 등이 뒤를 이었다. 황씨는 “어설픈 콩글리쉬라도 괜찮다. 영어 자막이라도 좋다. 우선 언어로 소통이 되면 필리핀은 물론 동남아시아까지 폭넓게 구독자층을 넓힐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영상을 직접 편집하고, 일주일에 4~5개 영상을 올린다. 한 달에 15개 이상의 영상이 400만에 다다르는 조회수를 유지한다.
K팝의 인기와 더불어 음악 유튜브를 진행하려 하는 후발 주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황씨는 ‘그저 음악이 좋아서’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해보고 안 되면 그만 두자’는 식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는 “처음에 해외 유튜버를 많이 보고 나만의 콘텐트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도 지금까지 새로운 소리를 내는 장난감을 찾기 위해 일본과 중국 등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팬들의 성원도 뜨겁다. 얼마 전 그의 영상에 등장한 ‘소리나는 계산기’는 그의 영상을 본 중국팬이 추천해준 것이다. 그는 “음악에 언어의 장벽이 없다면 그만큼 전 세계 창작자들과 무한한 경쟁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음악을 이용해 영상을 만드는 것만큼 저작권 위반이나 침해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축구 중계의 대표 명사가 된 감스트(본명 김인직·28)도 지상파 예능 출연 스케줄로 정신 없이 바쁘다. 지난 12월 1일에는 객원 해설위원으로 정식 중계방송에 데뷔하기도 했다. 그의 채널을 구독하는 유튜브 구독자만 100만 명이다. 국내 굴지의 조간신문 구독자가 100만 명에 불과하다. 방송국에서 1%의 시청률을 유지해도 50만 명이 시청한다. 아이돌 가수가 여럿 출연하는 음악방송 시청률이 1% 정도다. 유튜브 구독자들은 능동적 시청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은 웬만한 중소방송국에 맞먹는다. 그는 최근 유튜브 영상 3억뷰를 달성해 유튜브로부터 골드 버튼을 받기도 했다.
그는 K 리그 공식 홍보대사에, 음악방송 MC,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까지 모두 섭렵했다. 김씨는 “3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개그맨 지망생이었다. 그것도 시험에서 떨어진…”이라며 웃었다. 실제로 그는 2년 동안 방송국 개그맨 공채 시험을 준비했다. 2년 동안 연극판에서 동료들과 시험을 준비했는데, 면접에 갈 기회도 가지지 못하고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다. 그는 “너무 허무했다. 허무해서 평소에 좋아하던 축구게임을 했고, 게임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하나둘씩 게임 영상을 올리고,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다가 ‘빵 터지는’순간이 왔다”고 말했다. “축구 게임을 하는데 골키퍼 김병지 선수 카드가 4장이 나왔다. 아마 오류가 뜬 것 같다. 그때 당황스러운 순간을 호들갑을 떨며 ‘감스트스러운’ 장면을 연출해냈다. 이 ‘짤방’이 화제가 되어 서서히 인지도가 생겼다.” 이후 김씨는 실제로 김병지 선수를 만나 싸인을 받기도 하는 등, 온라인에서의 재밌는 행보를 실제 오프라인까지 이어갔다.
이렇게 FIFA 축구 게임을 중계하던 김씨는 올해 2월부턴 실제로 축구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대중적 인기가 필요한 K 리그의 선택이었다. 이후에는 MBC 소속 디지털 해설위원으로 뽑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여하게 됐다. 김씨가 한국-멕시코전을 중계할 때는 최대 동시접속자 수만 35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제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홍대에도 혼자 외출하지 못할 정도다.
왜 감스트 중계를 보는 걸까. 감스트 축구방송 시청자들은 ‘재미’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감스트는 본인 중계에 대해 “동네 형과 같이 보는 느낌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실제로 감스트는 아시안게임 전 황의조 선수에 대해 ‘인맥논란이 있지 않느냐’라고 비판했는데, 이후 황의조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자 ‘갓의조’라고 찬양하며 과거 자신의 발언에 반성하는 뜻으로 엎드려 뻗친 자세를 하며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축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부담없이 ‘한 편의 예능을 보듯’ 감스트 중계를 보는 것이다. 어엿한 방송인이자 예능인이 된 자신을 감스트는 어떻게 볼까. 그는 “처음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나올 때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3~4년 전에는 동료들 사이에서 나만 개그맨 시험을 포기하고 인터넷 방송을 하는구나. 내가 다른 길로 도망치는구나 생각했는데, 지금의 내 방식으로 내 자리를 만든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빅마블처럼 편집된 영상을 올리는 이도 있고, 감스트처럼 생방송 진행과 편집 영상을 둘 다 제공하는 유튜버도 있다. 유튜브라이브는 실시간으로 대중과 소통하기 떄문에 소통한다는 기쁨도 있지만 실수라는 위험도 있다.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애써 모아놓은 구독자들을 순식간에 잃을 수도 있다. 때문에 빅마블과 감스트 모두 처음 시작하는 유튜버들에게는 편집된 영상을 올리길 권한다. 자신이 직접 편집하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자신과 가장 잘 맞는 편집자를 찾아 꾸준히 호흡을 맞추는 것도 방법이다. 이에 대해 빅마블은 “꼼꼼히 계획을 세우고 방송에 들어가는 게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감스트는 “유튜브도 방송인만큼 사회 현상의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뉴스 제목이라도 꼼꼼히 살피려고 하는데 특히 큰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조심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 조소희 중앙일보 기자 jo.sohee@joongang.co.kr
※ 나도 유튜버 자신의 끼와 재능으로 새로운 세상을 개척한 크리에이터들을 찾아가 인터뷰하고 그들의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인터뷰 무삭제 원본과 이들이 전하는 유튜버 꿀팁, 기자의 체험기 등은 유튜브 채널(https://youtu.be/jL3tV3md-2A)에서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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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음악의 경우 언어의 장벽이 없기 때문에 구독자 수도 많고 조회 수도 잘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구독자가 곧장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음악의 경우 저작권이 걸려 있어 수익의 대부분이 원저작자 몫으로 돌아간다. 그는 구독자층을 넓히기 위해 유튜브에서는 영어를 사용한다. 그는 “(유튜브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사실 중학생 영단어 수준을 넘지 않는 아주 기초적이고 쉬운 영어”라면서 “구독자의 96%가 해외에서 영상을 시청하고, K팝 음악을 듣다가 제 영상까지 함께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시청자들이 K팝에 대해 굉장히 우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고, 관심이 있어서 내 영상까지 오는 것이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닭울음 영상으로 인기 모은 빅마블
K팝의 인기와 더불어 음악 유튜브를 진행하려 하는 후발 주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황씨는 ‘그저 음악이 좋아서’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해보고 안 되면 그만 두자’는 식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는 “처음에 해외 유튜버를 많이 보고 나만의 콘텐트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도 지금까지 새로운 소리를 내는 장난감을 찾기 위해 일본과 중국 등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팬들의 성원도 뜨겁다. 얼마 전 그의 영상에 등장한 ‘소리나는 계산기’는 그의 영상을 본 중국팬이 추천해준 것이다. 그는 “음악에 언어의 장벽이 없다면 그만큼 전 세계 창작자들과 무한한 경쟁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음악을 이용해 영상을 만드는 것만큼 저작권 위반이나 침해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축구 중계의 대표 명사가 된 감스트(본명 김인직·28)도 지상파 예능 출연 스케줄로 정신 없이 바쁘다. 지난 12월 1일에는 객원 해설위원으로 정식 중계방송에 데뷔하기도 했다. 그의 채널을 구독하는 유튜브 구독자만 100만 명이다. 국내 굴지의 조간신문 구독자가 100만 명에 불과하다. 방송국에서 1%의 시청률을 유지해도 50만 명이 시청한다. 아이돌 가수가 여럿 출연하는 음악방송 시청률이 1% 정도다. 유튜브 구독자들은 능동적 시청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은 웬만한 중소방송국에 맞먹는다. 그는 최근 유튜브 영상 3억뷰를 달성해 유튜브로부터 골드 버튼을 받기도 했다.
그는 K 리그 공식 홍보대사에, 음악방송 MC,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까지 모두 섭렵했다. 김씨는 “3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개그맨 지망생이었다. 그것도 시험에서 떨어진…”이라며 웃었다. 실제로 그는 2년 동안 방송국 개그맨 공채 시험을 준비했다. 2년 동안 연극판에서 동료들과 시험을 준비했는데, 면접에 갈 기회도 가지지 못하고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다. 그는 “너무 허무했다. 허무해서 평소에 좋아하던 축구게임을 했고, 게임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하나둘씩 게임 영상을 올리고,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다가 ‘빵 터지는’순간이 왔다”고 말했다. “축구 게임을 하는데 골키퍼 김병지 선수 카드가 4장이 나왔다. 아마 오류가 뜬 것 같다. 그때 당황스러운 순간을 호들갑을 떨며 ‘감스트스러운’ 장면을 연출해냈다. 이 ‘짤방’이 화제가 되어 서서히 인지도가 생겼다.” 이후 김씨는 실제로 김병지 선수를 만나 싸인을 받기도 하는 등, 온라인에서의 재밌는 행보를 실제 오프라인까지 이어갔다.
이렇게 FIFA 축구 게임을 중계하던 김씨는 올해 2월부턴 실제로 축구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대중적 인기가 필요한 K 리그의 선택이었다. 이후에는 MBC 소속 디지털 해설위원으로 뽑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여하게 됐다. 김씨가 한국-멕시코전을 중계할 때는 최대 동시접속자 수만 35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제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홍대에도 혼자 외출하지 못할 정도다.
왜 감스트 중계를 보는 걸까. 감스트 축구방송 시청자들은 ‘재미’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감스트는 본인 중계에 대해 “동네 형과 같이 보는 느낌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실제로 감스트는 아시안게임 전 황의조 선수에 대해 ‘인맥논란이 있지 않느냐’라고 비판했는데, 이후 황의조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자 ‘갓의조’라고 찬양하며 과거 자신의 발언에 반성하는 뜻으로 엎드려 뻗친 자세를 하며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축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부담없이 ‘한 편의 예능을 보듯’ 감스트 중계를 보는 것이다. 어엿한 방송인이자 예능인이 된 자신을 감스트는 어떻게 볼까. 그는 “처음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나올 때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3~4년 전에는 동료들 사이에서 나만 개그맨 시험을 포기하고 인터넷 방송을 하는구나. 내가 다른 길로 도망치는구나 생각했는데, 지금의 내 방식으로 내 자리를 만든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편집없는 유튜브라이브, 말실수 리스크
- 조소희 중앙일보 기자 jo.so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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