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박사의 힐링 상담 | SNS 중독 극복] 과다에서 활용으로, 가상에서 실제로
[후박사의 힐링 상담 | SNS 중독 극복] 과다에서 활용으로, 가상에서 실제로
접속시간 제한하고 사색·휴식으로 눈 돌려야… 현실의 인간관계에서 만족 찾아야 그녀는 20대 후반 직장 여성이다. 스마트폰·인터넷과 함께 자랐다. 인터넷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고,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카카오톡으로 소통한다. 출근하면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고, 시간이 나면 스마트폰 게임을 한다.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 전 반드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고, 색다른 장면을 목격하면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린다.
언젠가부터 문제가 생겼음을 느낀다. 사진을 안 올리고 밥을 먹으면 소화가 안 되고, 올린 사진에 ‘좋아요’의 숫자가 없으면 하루 종일 우울하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찾게 되고, 스마트폰에 매달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어쩌다 스마트폰을 두고 출근하면 온종일 짜증과 불안으로 업무가 엉망이 된다. 낮선 사람과 만나는 자리가 점점 더 불편해지고,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편안하고 행복하다. 이런 증상은 최근 카톡 단체 대화방을 업무용으로 사용하면서 더 심해졌다. 글을 올리고 답이 빨리 올라오지 않으면 초조하고, ‘나를 싫어하나’란 생각에 울적해진다. 얼마 전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다. 업무용 단톡방에 그녀의 여행 사진을 올린 것이다. 사진을 봤을 텐데 동료들로부터의 답글이 없자 ‘직장생활을 잘못하고 있나’란 의구심이 생겼다. 그때부터 시도 때도 없이 SNS 계정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글이나 사진을 올릴 때도 올릴지 말지 하루 종일 고민한다. 그녀는 요즘 SNS 때문에 일상생활이 압도된 느낌을 받아 너무 지친다.
대한민국은 SNS 공화국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30대 모바일 SNS 이용률이 90%를 넘는다. 40~50대도 70%를 넘는다. 하루 1~3시간 이상 사용자가 15%를 차지하고, 사용자의 10~20%은 SNS 중독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소통을 중요시하다 보면, 오프라인에서 가족·친구·동료와 이야기할 시간이 줄어든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에 빠져 앞사람을 보는 일이 사라지고, 가족 식사에서 잠시 대화하다 각자 스마트폰에 열중한다. 맛있는 음식이 나와도 경치가 좋은 곳에 가서도, SNS에 사진을 공유하느라 분주하다.
중독은 강박적 습관이다. 갈망·내성·금단을 보인다. 간절히 바라고, 더 자극적인 것을 찾고, 금지하면 짜증·분노가 터진다. SNS 중독은 시청각에 중독되는 것이다. 글·사진·영상에 빠진다. 게임처럼 경험(행위)에 중독된다. 재미와 호기심으로 시작한다. 누가 취약한가? 회피적인 사람이다. 현실 세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SNS로 도망간다. SNS 중독은 관계에 중독되는 것이다. ‘좋아요’에 빠진다. 관심과 반응에 중독된다. 보상과 칭찬을 위해 뛰어든다. 누가 취약한가? 의존적인 사람이다. 실제 관계에서 상처를 받으면 SNS에 집착한다.
현대는 중독사회다. 술·마약·게임·섹스·도박뿐만 아니라 일·여행·운동·공부·종교에 중독된다. 중독 중에서 인간관계 중독이 가장 심각하다. 동반중독과 외도가 있다. 동반중독은 중독자의 가족이 중독자에게 의존하는 현상이다. 동반중독자는 자존감이 낮고 의존적이며 자기학대 성향이 있다. 외도(外道)는 왜곡된 두 사람의 만남이다. 오래 쌓인 부부 간의 욕구 좌절에서 온다. 외도는 정신질환이다. 한 번 빠지면 패가망신한다. SNS 중독은 가상관계 중독이다. 억압되고 소외당한 현대인에게 SNS은 표현의 배출구다. 일반 중독은 일대일로 천천히 확산되지만, SNS 중독은 인터넷 속성상 바이러스처럼 퍼진다.
SNS는 유익하다. 교육·홍보·사업·정치 등에 활용된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표현의 자유가 무한하고, 시공(時空)의 제한이 없다. SNS는 폐해도 크다. ①가짜가 판친다. 가짜 정보로 왜곡되고, 가짜 소통으로 곡해된다. 사생활이 침해받고, 개인정보가 도용된다. ②이기주의가 판친다. 나의 기분만 고려하고, 상대 기분은 무시한다. 거슬리면 언제든지 차단하고, 싫으면 아무 때나 탈퇴한다. ③군중심리가 판친다. 죄의식 없는 무의식적 행동으로, 몰아와 마녀사냥이 일어난다. 몰아(沒我)는 무리 속에서 정체성을 잃는 것이고, 마녀사냥은 희생양을 만드는 것이다. 한순간 스타가 탄생하고, 순식간에 왕따로 추락한다.
현대인은 뭔가 하나에 중독되어 살아간다. 중독은 살맛나는 상태다.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상처가 잊혀진다. 중독의 즐거움은 삶의 동력이다. 허나 거짓 열정이고, 가짜 에너지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중독의 이면에는 공허(空虛)가 꿈틀거린다. 우리는 공허를 견뎌야 한다. 공허는 삶의 무의미함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의 파수꾼이다. 진짜 문제는 공허함을 고요함으로 바꾸지 못하는 데 있다. 현대인은 공허를 피하려고, 짜릿한 자극을 좆아 기웃거린다. 그 사이 삶의 진정성은 통째로 증발한다.
자, 그녀에게 돌아가자. 그녀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중독에서 활용으로 바꾸자. SNS 중독은 길바닥에 씨를 뿌리는 것이다. 발에 밟히거나 새가 쪼아 먹는다. 중독에서 과다로 바꾸자. 중독 없이 즐기는 것이다. ①일주일에 하루는 단식의 날로 정한다. ②하루 중 접속시간을 정한다. ③알람 설정을 끄거나 무음으로 설정한다. ④개인정보의 노출을 늘 조심한다. 과다에서 활용으로 바꾸자. 건전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①끌려가지 말고 주도한다. ②어느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다. ③SNS상 맺어진 관계에서 거리를 유지한다. ④절대로 피로하지 않도록 사용한다.
둘째, 다른 중독으로 바꾸자. 중독은 완벽성에서 온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 휴식이 필요하다. 중독은 조급증에서 온다. 그동안 기며 살았다. 여유가 필요하다. 중독은 의존성에서 온다. 그동안 매여서 살았다. 사색이 필요하다. 자주 집 앞 공터로 나가 걸어보자. 어느 한 곳에 초점을 두지 말고,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를 하나로 받아들이자. 사팔뜨기가 되면 더 좋다. 주먹을 가볍게 쥐고, 양팔은 좌우 흔들면서 걷자. 양팔의 흔들림을 동력으로 몸이 이동한다고 상상하자. 머리는 멍한 상태로 놔두자. 셋째, 진짜 관계로 바꾸자. SNS 중독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다. 비바람이 칠 때 여지없이 무너진다. SNS는 가짜 사회다. 추종자 수와 추종자 간의 인정에 기초한 체계다. SNS에 인생을 걸면 안 된다. 아무 때나 퇴출당할 수 있다. 공들여 쌓은 가치가 한 순간에 무너진다. SNS는 가짜 인간관계다. 추종자 간의 공감에 기반 한 관계다. SNS에 목숨 걸면 안 된다. 언제라도 사라질 관계다. 정성껏 쏟은 의미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SNS 중독은 실체가 없는 중독이다. 인격의 황폐화와 비인간화의 극치다.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인간관계까지 파괴한다.
※ 필자는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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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문제가 생겼음을 느낀다. 사진을 안 올리고 밥을 먹으면 소화가 안 되고, 올린 사진에 ‘좋아요’의 숫자가 없으면 하루 종일 우울하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찾게 되고, 스마트폰에 매달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어쩌다 스마트폰을 두고 출근하면 온종일 짜증과 불안으로 업무가 엉망이 된다. 낮선 사람과 만나는 자리가 점점 더 불편해지고,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편안하고 행복하다.
20~30대 모바일 SNS 이용률 90% 넘어
대한민국은 SNS 공화국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30대 모바일 SNS 이용률이 90%를 넘는다. 40~50대도 70%를 넘는다. 하루 1~3시간 이상 사용자가 15%를 차지하고, 사용자의 10~20%은 SNS 중독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소통을 중요시하다 보면, 오프라인에서 가족·친구·동료와 이야기할 시간이 줄어든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에 빠져 앞사람을 보는 일이 사라지고, 가족 식사에서 잠시 대화하다 각자 스마트폰에 열중한다. 맛있는 음식이 나와도 경치가 좋은 곳에 가서도, SNS에 사진을 공유하느라 분주하다.
중독은 강박적 습관이다. 갈망·내성·금단을 보인다. 간절히 바라고, 더 자극적인 것을 찾고, 금지하면 짜증·분노가 터진다. SNS 중독은 시청각에 중독되는 것이다. 글·사진·영상에 빠진다. 게임처럼 경험(행위)에 중독된다. 재미와 호기심으로 시작한다. 누가 취약한가? 회피적인 사람이다. 현실 세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SNS로 도망간다. SNS 중독은 관계에 중독되는 것이다. ‘좋아요’에 빠진다. 관심과 반응에 중독된다. 보상과 칭찬을 위해 뛰어든다. 누가 취약한가? 의존적인 사람이다. 실제 관계에서 상처를 받으면 SNS에 집착한다.
현대는 중독사회다. 술·마약·게임·섹스·도박뿐만 아니라 일·여행·운동·공부·종교에 중독된다. 중독 중에서 인간관계 중독이 가장 심각하다. 동반중독과 외도가 있다. 동반중독은 중독자의 가족이 중독자에게 의존하는 현상이다. 동반중독자는 자존감이 낮고 의존적이며 자기학대 성향이 있다. 외도(外道)는 왜곡된 두 사람의 만남이다. 오래 쌓인 부부 간의 욕구 좌절에서 온다. 외도는 정신질환이다. 한 번 빠지면 패가망신한다. SNS 중독은 가상관계 중독이다. 억압되고 소외당한 현대인에게 SNS은 표현의 배출구다. 일반 중독은 일대일로 천천히 확산되지만, SNS 중독은 인터넷 속성상 바이러스처럼 퍼진다.
SNS는 유익하다. 교육·홍보·사업·정치 등에 활용된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표현의 자유가 무한하고, 시공(時空)의 제한이 없다. SNS는 폐해도 크다. ①가짜가 판친다. 가짜 정보로 왜곡되고, 가짜 소통으로 곡해된다. 사생활이 침해받고, 개인정보가 도용된다. ②이기주의가 판친다. 나의 기분만 고려하고, 상대 기분은 무시한다. 거슬리면 언제든지 차단하고, 싫으면 아무 때나 탈퇴한다. ③군중심리가 판친다. 죄의식 없는 무의식적 행동으로, 몰아와 마녀사냥이 일어난다. 몰아(沒我)는 무리 속에서 정체성을 잃는 것이고, 마녀사냥은 희생양을 만드는 것이다. 한순간 스타가 탄생하고, 순식간에 왕따로 추락한다.
현대인은 뭔가 하나에 중독되어 살아간다. 중독은 살맛나는 상태다.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상처가 잊혀진다. 중독의 즐거움은 삶의 동력이다. 허나 거짓 열정이고, 가짜 에너지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중독의 이면에는 공허(空虛)가 꿈틀거린다. 우리는 공허를 견뎌야 한다. 공허는 삶의 무의미함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의 파수꾼이다. 진짜 문제는 공허함을 고요함으로 바꾸지 못하는 데 있다. 현대인은 공허를 피하려고, 짜릿한 자극을 좆아 기웃거린다. 그 사이 삶의 진정성은 통째로 증발한다.
자, 그녀에게 돌아가자. 그녀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중독에서 활용으로 바꾸자. SNS 중독은 길바닥에 씨를 뿌리는 것이다. 발에 밟히거나 새가 쪼아 먹는다. 중독에서 과다로 바꾸자. 중독 없이 즐기는 것이다. ①일주일에 하루는 단식의 날로 정한다. ②하루 중 접속시간을 정한다. ③알람 설정을 끄거나 무음으로 설정한다. ④개인정보의 노출을 늘 조심한다. 과다에서 활용으로 바꾸자. 건전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①끌려가지 말고 주도한다. ②어느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다. ③SNS상 맺어진 관계에서 거리를 유지한다. ④절대로 피로하지 않도록 사용한다.
둘째, 다른 중독으로 바꾸자. 중독은 완벽성에서 온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 휴식이 필요하다. 중독은 조급증에서 온다. 그동안 기며 살았다. 여유가 필요하다. 중독은 의존성에서 온다. 그동안 매여서 살았다. 사색이 필요하다. 자주 집 앞 공터로 나가 걸어보자. 어느 한 곳에 초점을 두지 말고,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를 하나로 받아들이자. 사팔뜨기가 되면 더 좋다. 주먹을 가볍게 쥐고, 양팔은 좌우 흔들면서 걷자. 양팔의 흔들림을 동력으로 몸이 이동한다고 상상하자. 머리는 멍한 상태로 놔두자.
SNS는 가짜 사회, 가짜 인간관계
※ 필자는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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