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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이 트럼프에게 부메랑 될까

무역전쟁이 트럼프에게 부메랑 될까

미국 대선은 주로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따라 승패가 갈리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국 경제가 지금은 탄탄하지만 만약 앞으로 상황이 나빠질 경우 그건 중국과의 무역전쟁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 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엇보다 튼튼한 미국 경제를 내세워 재선을 추진할 생각이었다. 실제로 미국의 실업률은 거의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동통계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래 미국의 새로운 일자리가 약 600만 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임금과 기업 수익, 연방 정부 세수도 늘었다. 주식시장도 최근의 불안정에도 전체적으로 볼 때 그의 임기 동안 계속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실적이다. 상황이 너무 좋아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정적 중 일부도 경제적 성과로 볼 때 그가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은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갈수록 약해진다는 점을 시사하는 몇 가지 통계를 지적한다. 특히 지난 7월 나타난 ‘수익률 곡선 역전’을 두고 일각에선 내년이나 내후년 중 경기침체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익률 곡선 역전’이란 10년 만기 장기 국채의 수익률이 2년 만기 단기 국채보다 낮은 보기 드문 현상으로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강하지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올리지 않았다면 더 강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미국의 경제 상황이 나빠진다면 그건 중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가장 최근 양국 간의 싸움은 지난 8월 23일 중국이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5∼10%의 추가 관세를 각각 9월 1일과 12월 15일부터 나눠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또 관세 부과를 보류하던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도 12월 15일부터 각각 25%, 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했다. 그러자 미국도 같은 날 ‘재보복’에 나서 현재 25%인 250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 관세율은 10월 1일부터 30%로 현재보다 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또 당초 9월 1일과 12월 15일부터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를 매길 예정이었지만 적용 관세율을 15%로 높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에 중국과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오하이오 주의 대두 재배 농가는 관세로 타격받고 있다. / 사진:AP/YONHAP
그러나 곧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을 곧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긴장 수위를 낮췄다. 그러나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사태 발전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의 관세 부과 효과를 효과적으로 약화시킨 지 3주 만에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부과를 12월 중순으로 연기함으로써 그에 맞섰다. 원래 9월 1일 효력을 발휘하기로 예정됐던 관세로 휴대전화 등 주로 소비자 상품을 표적으로 한다.

12월 중순은 미국 소매상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시기에 속해 미국 국내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추가 관세를 포함해 몇 가지 조치로 최근 주식시장이 크게 불안정해졌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는 그 모든 것이 중국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과정의 ‘다음 단계’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 설명의 타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캐피털 알파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루시어는 투자자에게 추가 관세 부과의 연기를 두고 “정책의 후퇴나 미국의 약한 모습이 아니라 백악관이 행정부보다 앞서가는 경우”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면 정치는 매우 불안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중서부 농민과 산업 근로자의 지지 여부에 달려 있다. 관세전쟁은 플로리다, 미시간, 오하이오 같은 중요한 주에서 그들에게 피해를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그 지역에선 언제나 경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곳 유권자가 중시하는 것은 첫째도 일자리, 둘째도 일자리, 셋째도 일자리다. 현재로선 관세전쟁이 그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탬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 발언이 그의 지지층을 자극하고 흥분시키기는 하지만 그들의 수지타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역전쟁으로 주식시장이 불안하다. / 사진:EPA/YONHAP
플로리다주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연간 약 16억 달러다. 금 5억3300만 달러어치도 포함된다. 현재 마이애미가 금 제련과 가공의 중심지다. 그곳에서 제조업에 사용되는 금을 중국으로 수출한다. 플로리다주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수출품인 민간 항공기 부품은 현재 연간 1억2600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중국이 향후 20년에 걸쳐 민간 항공기 판매에서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이 될 수밖에 없어 앞으로 그 분야의 수출은 더 늘어날 것이다. 또 마이애미 세관 구역은 2017년 중국과 70억 달러어치를 거래했다. 남플로리다에선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때문에 제조업체가 고통받는다.

미시간주는 중국에 연간 36억 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출한다. 그중 12억 달러어치가 자동차 부품이다. 북아메리카의 자동차 연구개발(R&D) 중 75%를 미시간주가 차지한다. 중국은 규모로 볼 때 세계 최대의 자동차 제조국이다. 자동차제조업연맹(AAM)은 관세로 자동차 가격이 올라가면 미국의 일자리 70만 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자동차만이 아니다. 미국산 대두(콩)의 절반 이상이 수출되며, 그중 60%가 중국으로 향한다. 특히 미시간주가 연간 대두 7억 달러어치를 중국에 수출한다. 미시간 농업·비즈니스 협회(MABA)의 짐 바이럼 회장은 지난 5월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 신문에 “올가미가 더욱 조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시장 기회를 놓쳤다. 예전처럼 전 세계에 대두를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 예전만큼 수출할 수 없다. 우리의 최대 대두 소비국인 중국이 움직여 주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계속 확대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 사진:AP/YONHAP
오하이오주의 대중국 수출은 연간 39억 달러에 이른다. 그곳의 주된 농산물 수출 품목인 대두가 2017년 6억9100만 달러어치 이상 중국으로 팔려나갔다. 오하이오주의 델라웨어 카운티 농민으로 대중국 대두 수출 관련 단체의 간부인 브렛 데이브스는 지난해의 관세 인상과 관련해 컬럼버스 디스패치 신문에 “상황이 몹시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우리가 생산하는 대두의 3분의 1을 사간다.” 오하이오 제조 확장 파트너십이 지난 1월 제조업체 457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4개 회사가 관세 부과로 피해를 봤다.

‘트럼프 관세’는 2016년 대선에서 그의 당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여러 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주들은 2020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성공 실적을 계속 올리고 싶다면 플로리다·미시간·오하이오 주의 유권자들이 다른 당 지지로 돌아서기 전에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피터 로프



※ [필자는 뉴스위크 객원기자로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와 UPI 등의 매체에도 기고한다. 이 글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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