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시장된 ‘온라인 면세점’] 쑥쑥 크는 온라인 면세점… 따이공도 온라인 쇼핑 선호
[7조 시장된 ‘온라인 면세점’] 쑥쑥 크는 온라인 면세점… 따이공도 온라인 쇼핑 선호
최근 4년간 연평균 23% 성장… 빅3와 중소 면세점 격차 더 커져 최근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을 가면 최근 눈에 띄게 붐비는 곳이 있다. 바로 ‘온라인 면세품 수령장’이다. 면세점 홈페이지를 통해 구입한 물건을 수령만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 것은 물론 번호표까지 뽑아야 한다. 주변에는 한 짐 가득 받은 면세품을 가방에 정리하는 사람들이 노점상처럼 길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면세점이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건 2000년. 온라인 면세점이 최근 들어 그 성장세가 가파르다. 오프라인 면세점보다 편리하고 저렴한 가격에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며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인천국제공항 공항산업기술연구소의 ‘인천공항 면세점 쇼핑행동 특성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면세점 쇼핑 이유에 ‘내국인 공항면세점에 비해 혜택이 많아서’(55.6%)라는 응답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면세점을 선택할 때 혜택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따이공(代工·중국인 보따리상)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면세점으로 눈을 돌리며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이에 따라 면세점 업계에서도 ‘온라인 키우기’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면세점 산업의 매출 성장률은 놀랍다. 2018년 18조9601억 원에서 올해는 1~10월만 하더라도 20조 원이 넘었다. 11월과 12월 매출이 더해지면 24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무려 26%의 성장률이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 면세점 매출은 매년 약 23%씩 늘었다. 그런데 면세점 매출의 증가보다 더 놀라운 수치가 있다. ‘온라인 면세점’이라고 부르는 면세점의 온라인 매출 실적이다. 추경호 의원실이 관세청을 통해 받은 업체별 면세점 온라인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 기준 온라인 매출은 4조3388억 원에 이른다. 전년(3조441억 원) 대비 무려 42%가 늘었다. 2014년 7728억 원이었던 온라인 면세점 매출은 2018년까지 해마다 약 54%씩 자라나고 있다.
2014년 9.3%에 불과했던 면세점 업계의 온라인 판매 비중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5년 16.2%로 급증했으며 2017년에는 20%를 넘어섰고 지난해 23%에 달했다. 면세점 업계의 온라인 매출은 올해도 급성장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면세점 매출액은 3조3376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가정하면 올해 연간 온라인 매출은 7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전체 면세점 산업 매출액의 30%에 달한다.
온라인 면세점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이 시장을 놓고 빅 3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온라인 면세점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면세점의 온라인 매출은 2조146억 원으로 전체 온라인 면세점 매출의 46.4%를 차지했다. 2위는 신라면세점으로 지난해 매출이 1조2603억 원으로 차이가 컸다. 3위 신세계 면세점은 8300억 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면세점 시장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면세점 시장에서도 초기에는 롯데면세점이 독주했으나 점차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은 롯데면세점이 1조4200억 원, 신라면세점은 1조1233억 원을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의 온라인 매출은 2014년 635억 원에 불과했지만 올 해는 상반기에만 5791억 원의 매출을 거둬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면세점 업계의 전략도 온라인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라인 면세점의 상품을 강화하고 쇼핑 플랫폼을 개선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롯데인터넷 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9월 중국어 번체자 플랫폼 서비스를 오픈했다. 중국 뿐 아니라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등 번체자를 사용하는 중화권 고객 포섭을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해당 국가의 매출이 291% 늘었다. 또 인도장 혼잡도 조회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이 공항 내부에서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등 편의 향상을 위한 기능도 더했다. 신라면세점은 이달 중 통합 여행 플랫폼 서비스 ‘신라트립’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여행사, 해외 현지 여행사, 투어 상품 개인 판매자 등이 신라트립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얻는 중개수수료 중 시스템 유지비용을 제외한 전액을 고객에게 포인트로 제공할 방침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여행 관련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여행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항 사업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온라인 면세점 시장 진입을 시시탐탐 노리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온라인 면세점을 비롯해 온·오프라인 면세점을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예정된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입찰 시기에 맞춰 계획을 내놓기 위해서다. 인천공항공사는 2017년 제2여객터미널(T2) 출국장 면세점 입찰 때도 온라인 면세점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온라인 면세점 플랫폼을 개발해 제공하면,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이 이곳에 입점하는 방식이다. 이미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 국제공항이 이 같은 온라인 면세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행법에 따르면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면세점 사업자만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 결국 인천공항공사는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을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 시키는 우회적인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나 전례가 없어 관세청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온라인 면세점의 이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시내면세점이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쓴 비용 즉 ‘송객수수료’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관광객을 면세점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별도의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추경호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28곳 시내 면세점이 지난해 여행사·가이드 등에 지급한 수수료는 1조318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매출 중 7%로 유커(遊客·중국 단체여행객)가 급증한 2016년(7.8%)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면세점 사업자의 입장에 송객수수료를 낮추는 만큼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호텔신라 TR부문 시내면세점에서 매출대비 송객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1분기 16.3%에 달했는데, 지난해 11~12%로 줄어들었고 올해는 8%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 면세점의 경우 할인쿠폰이나 회원혜택, 이벤트 등으로 물건가에 대해 큰 폭의 할인을 진행하는데다, 따이공을 대상으로 별도의 리베이트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영업이익률의 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 산업이 단체관광객 시장에서 B2C, 그리고 B2B 시장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마케팅 활동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에서도 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한 과도한 할인 등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 면세점으로의 전환이 면세점 업계의 수익성 제고에 일조할 것이라는 것은 과도한 기대”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면세점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성장 과실은 모두 빅3에게만 향하는 모양새다. 온라인 면세점은 구매액이 높을수록 할인율이 커진다. 따라서 여행객들이 한 곳의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몰아서 사는 경우가 많다. 입점 브랜드 수와 혜택이 다양한 대기업 면세점으로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다. 중소·중견 면세점은 명품 브랜드 입점 및 재고관리의 문제와 물량 부족으로 온라인 면세점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롯데‧신라‧신세계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2017년 대비 2018년 온라인 면세점 매출 신장이 이뤄지지 못했다. 두산 면세점의 경우 2017년 663억 원에서 753억 원으로 13.5% 성장하는 데 그쳤고 갤러리아63과 에스엠면세점은 매출액이 오히려 떨어졌다. 동화면세점은 2017년 319억원에서 631억 원으로 두 배로 늘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면세점으로의 변화 추세가 급격하게 이뤄진 것도 최근 기업들의 탈 면세점을 가속화 한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온라인 면세점 시장을 빅3가 석권하는 상황에서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을 설치 여부를 놓고 대형 면세점과 중소 면세점간 신경전도 빚어지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1월 29일 전체회의를 통해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관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공항 입국장에 면세품 인도장을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법안은 여야의 큰 이견이 없어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대형 면세점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면세품 인도장이 출국장 인도장과 입국장 인도장으로 이원화 될 경우 온라인 면세점 이용의 고객편의가 커져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에서다. 반면 온라인 면세점에서 큰 매출을 거두지 못하는 중소 면세점들은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인 SM면세점과 엔타스면세점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한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이 들어설 경우 온라인 면세점을 통한 대기업의 독과점이 더 커질 것”이라며 “상생을 위해 열어준 입국장 면세점 또한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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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면세점 매출 30%가 ‘온라인’
2014년 9.3%에 불과했던 면세점 업계의 온라인 판매 비중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5년 16.2%로 급증했으며 2017년에는 20%를 넘어섰고 지난해 23%에 달했다. 면세점 업계의 온라인 매출은 올해도 급성장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면세점 매출액은 3조3376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가정하면 올해 연간 온라인 매출은 7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전체 면세점 산업 매출액의 30%에 달한다.
온라인 면세점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이 시장을 놓고 빅 3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온라인 면세점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면세점의 온라인 매출은 2조146억 원으로 전체 온라인 면세점 매출의 46.4%를 차지했다. 2위는 신라면세점으로 지난해 매출이 1조2603억 원으로 차이가 컸다. 3위 신세계 면세점은 8300억 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면세점 시장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면세점 시장에서도 초기에는 롯데면세점이 독주했으나 점차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은 롯데면세점이 1조4200억 원, 신라면세점은 1조1233억 원을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의 온라인 매출은 2014년 635억 원에 불과했지만 올 해는 상반기에만 5791억 원의 매출을 거둬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면세점 업계의 전략도 온라인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라인 면세점의 상품을 강화하고 쇼핑 플랫폼을 개선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롯데인터넷 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9월 중국어 번체자 플랫폼 서비스를 오픈했다. 중국 뿐 아니라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등 번체자를 사용하는 중화권 고객 포섭을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해당 국가의 매출이 291% 늘었다. 또 인도장 혼잡도 조회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이 공항 내부에서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등 편의 향상을 위한 기능도 더했다. 신라면세점은 이달 중 통합 여행 플랫폼 서비스 ‘신라트립’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여행사, 해외 현지 여행사, 투어 상품 개인 판매자 등이 신라트립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얻는 중개수수료 중 시스템 유지비용을 제외한 전액을 고객에게 포인트로 제공할 방침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여행 관련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여행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항 사업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온라인 면세점 시장 진입을 시시탐탐 노리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온라인 면세점을 비롯해 온·오프라인 면세점을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예정된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입찰 시기에 맞춰 계획을 내놓기 위해서다. 인천공항공사는 2017년 제2여객터미널(T2) 출국장 면세점 입찰 때도 온라인 면세점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온라인 면세점 플랫폼을 개발해 제공하면,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이 이곳에 입점하는 방식이다. 이미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 국제공항이 이 같은 온라인 면세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행법에 따르면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면세점 사업자만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 결국 인천공항공사는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을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 시키는 우회적인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나 전례가 없어 관세청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영업이익 개선은 글쎄
다만 온라인 면세점의 경우 할인쿠폰이나 회원혜택, 이벤트 등으로 물건가에 대해 큰 폭의 할인을 진행하는데다, 따이공을 대상으로 별도의 리베이트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영업이익률의 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 산업이 단체관광객 시장에서 B2C, 그리고 B2B 시장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마케팅 활동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에서도 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한 과도한 할인 등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 면세점으로의 전환이 면세점 업계의 수익성 제고에 일조할 것이라는 것은 과도한 기대”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면세점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성장 과실은 모두 빅3에게만 향하는 모양새다. 온라인 면세점은 구매액이 높을수록 할인율이 커진다. 따라서 여행객들이 한 곳의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몰아서 사는 경우가 많다. 입점 브랜드 수와 혜택이 다양한 대기업 면세점으로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다. 중소·중견 면세점은 명품 브랜드 입점 및 재고관리의 문제와 물량 부족으로 온라인 면세점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롯데‧신라‧신세계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2017년 대비 2018년 온라인 면세점 매출 신장이 이뤄지지 못했다. 두산 면세점의 경우 2017년 663억 원에서 753억 원으로 13.5% 성장하는 데 그쳤고 갤러리아63과 에스엠면세점은 매출액이 오히려 떨어졌다. 동화면세점은 2017년 319억원에서 631억 원으로 두 배로 늘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면세점으로의 변화 추세가 급격하게 이뤄진 것도 최근 기업들의 탈 면세점을 가속화 한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입국장 인도장’ 반발하는 중소 면세점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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