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경의 알고 싶은 것들의 결말(28)] 기후변화 대응, 그린 제조업 르네상스 기틀 마련해야
[조원경의 알고 싶은 것들의 결말(28)] 기후변화 대응, 그린 제조업 르네상스 기틀 마련해야
탄소는 경제를 움직이는 거대 요인 ...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과 ESG 관심 더욱 높아질 전망 겨울이 오면 새벽에 떼까마귀 군무(群舞)를 보러 태화강 변을 산책한다. 떼까마귀들은 울산 국가 정원 대나무숲에 머물면서 낮 동안 들과 산으로 먹이활동을 나갔다가 저녁이면 다시 돌아와 안식을 취한다.
머리가 어지러울 때 강변을 거닐며 시원한 바람을 마주하면 기분이 썩 좋아진다. 아침에 군무를 보고 저녁노을이 질 때쯤 대숲에 내려앉기 전 수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하늘을 덮는 군무를 다시 감상하는 것은 특별한 장관이 주는 신비 때문이다. 누군가는 흉조인 떼까마귀를 왜 보느냐고 물을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까치를 길조로, 까마귀를 흉조 여기는데 이는 서양과 일본의 시각과 반대된다.
다르게 보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그 하나는 에너지 관점의 차이다. 국가별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에너지를 측정해 보면 우리나라는 양기가 나오는 것을 서양, 중국, 일본은 음기가 나오는 것을 숭배한다. 까치는 양기를 까마귀는 음기를 뿜는다. 어느 일요일 충만한 에너지를 생각하며 활기찬 하루를 보내기 위해 태화강 변을 거닐며 태양을 마주한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태양 때문에 살인했다지만, 태양은 늘 우울 모드를 유쾌함으로 바꾸는 재주가 있다. 게다가 에너지 차원에서는 엄청난 힘을 보여준다.
태양의 중심 부분인 핵에서는 수소분자끼리 더해져 헬륨이 되는 핵융합이 일어난다. 이때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열과 빛을 내는데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6000˚C이고, 중심 온도는 약 1500만˚C나 된다. 별을 구성하는 물질은 대부분 수소이므로 별은 아주 오랜 시간 핵융합을 일으키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수소 핵융합을 말하는 인공태양 기술이 개발된다면 정말 탄소 제로인 전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태양이 우러러 보인다. 모든 생명의 에너지원은 태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쑥쑥 뻗은 대나무 모습에서 태양과 비의 조화가 연상된다. 우리는 태양 에너지로 움직이는 행성에 살고 있다. 태양이 없다면 지구상의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태양으로부터 발생하는 자외선은 사람의 피부에서 비타민 D의 합성을 유도해 칼슘의 대사에 일조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나,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피부암의 원인이 되니 까뮈의 주장이 어느 측면에서는 틀린 것도 아닐 수도 있겠다.
오존(03)은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위험한 자외선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지구 대기의 한 부분이다. 오존은 3개의 산소원자로 구성된 분자로 대류권 위 50㎞까지에 존재하는 성층권에서는 선크림 같이 작용해 피부암이나 백내장처럼 인간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지나친 자외선을 막아준다.
이 고마운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CO2)가 지목된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는 지구 온난화로 이어지며 기후변화의 재앙을 초래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온실가스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기체로 지표면에서 우주로 발산하는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 또는 반사할 수 있는 기체를 말한다.
주된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증기, 수소불화탄소, 과불화 탄소, 육불화 황 등이 있는데, 1750년 산업혁명 이후 급증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위적으로 발생되는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는 80%를 차지한다. 빌 게이츠가 쓴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을 읽어 본다. 그에 의하면 지구는 매년 510억 톤의 온실가스를 대기권에 배출하는데,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 수준으로 멈춰야 한다.
울산 곳곳을 보면 재생에너지의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려아연처럼 ‘재생에너지 100%’인 RE100을 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와 수소 같은 신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가 우리 앞에 서 있다. 이제 적당한 햇빛과 좋은 바람이 부는 곳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에 박차를 가할 시점이다.
우리는 전기요금의 급상승을 막고 거대 고밀도 아파트 도시와 대중교통, 기간산업에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까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 친환경 에너지를 생각하며 전기와 관련된 인물의 독백을 떠올리며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생각해 본다.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미국에 이민 간 한 남자가 1943년 1월 쓸쓸히 호텔 방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그가 사망하자 미연방수사국(FBI)은 그의 노트와 제작모형을 압수해갔다. 그를 특별히 생각하는 것은 그의 환경친화적인 전기에 대한 생각 때문이다.
그의 업적을 따른다면 환경파괴가 더는 필요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의 말을 들었다면 석유나 석탄을 얻기 위해 지구를 파헤칠 필요도 없었을 거고, 대기 오염을 막을 수 있고 누구나 풍족한 에너지원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그는 누구나 필요할 때 어느 곳에서나 무제한의 전기를 아주 싼 값에 얻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전기에 대한 연구를 한 인물이다.
그런 전기를 발명하면 사람들이 심한 육체노동의 사슬에서 풀려나 평화와 번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의 철학을 생각하니 그게 바로 과학과 기술의 존재 이유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평생을 고독하게 살아온 끝에 쓸쓸히 숨진 진짜 '발명왕'이었던 그의 이름은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이다.
기원전 600년경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가 보석의 일종인 호박에 양털을 문질러 생긴 정전기를 '마찰전기'라 불렀다. 이후 전기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을 스쳐 갔다.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이 '에디슨 전구'를 발명하고 전기회사를 차려 전기를 공급하면서 마침내 전기는 가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됐다.
누군가는 토머스 에디슨이 과대평가된 인물이라 생각한다. 토머스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했다는 것은 오해하고 평가절하 한다. 전기는 과거부터 존재해 온 에너지이고, 에디슨은 단지 이를 좀 더 편하게 활용할 수단을 발명했을 뿐이란 것이다. 더군다나 오늘날 대중에게 익숙한 '발명왕'이란 말 역시 그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분명 '에디슨 전구'는 끊임없는 실험의 산물이었지만, 그의 발명품 중에는 표절이나 특허 침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 많다는 이야기가 회자된다. 그런데도 다른 이의 지적 재산을 가로채며 거대한 부를 축적한 에디슨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니콜라 테슬라보다 존경한다니 누군가는 씁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문득 수소 전기차 회사 니콜라와 자기장의 단위인 테슬라를 이름으로 선택한 전기차 회사 일론 머스크를 생각하며 환경친화적인 발명을 하는 모든 이들을 니콜라 테슬라의 후예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보통 우리는 전기의 아버지를 에디슨이라고 알고 있다. 에디슨은 직류전기에 주력했었고, 현재 우리가 쓰는 교류전기는 니콜라 테슬라가 만들었다.
니콜라 테슬라는 272개의 특허를 낸 말 그대로 세기의 발명가였다. 에디슨이 정말 성실과 노력의 위대한 발명가라고 한다면, 테슬라는 그야말로 천재적인 발명가였다. 직류는 건전지에서 보듯이 직접 전기를 공급하는 것으로 전력손실이 거의 없다. 전자파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에디슨이 사업을 하던 당시에는 안정적인 전력의 장거리 송전을 위해서는 비용이 매우 늘어났기 때문에 사용처와 가까운 곳에 여러 곳의 발전기를 건설해야 했다. 교류는 흔히 우리가 쓰는 한전에서 공급하는 전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2만 볼트 이상의 매우 높은 고전압으로 전류를 흘려보내고 변압기를 통해 각 가정에 220V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고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발전소 하나면 충분하게 장거리까지 전력을 보낼 수 있다. 변압기를 통해 전압을 변경하는 것이 편리했고, 장거리로 공급이 가능했기에 비용 면에서 직류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지만, 전자파 발생, 장거리 송출 시 전력손실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잠에서 깨어난 나는 전기 생산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27%를 담당한다는 빌 게이츠의 진단을 떠올리며 환경친화적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니콜라 테슬라의 후예들이 만들어 낼 이상적인 전기를 그려 본다.
온실가스 배출량 중 각각의 인간 행위의 비중을 살펴보자. 무언가를 만드는 것(시멘트, 철, 플라스틱)이 31%를, 전기(전력생산) 27%를, 무언가를 기르는 것(식물, 동물)이 19%를,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비행기, 트럭, 화물선) 16%를, 따뜻하고 시원하게 하는 것(냉난방시설, 냉장고)이 7%를 차지한다고 빌 게이츠는 분석한다. 빌 게이츠의 주장처럼 언제나 사용 가능하며 저렴한 에너지라는 전기의 장점을 포기하지 않고, 무엇보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는 방법을 울산이 주도해서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는 니콜라 테슬라의 후예들로 그런 생태계속에서 번성하는 기업들을 만들 의무가 있다.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비철금속이 발달한 울산 제조업이 어떻게 빌 게이츠의 조언에 맞춰 온실가스를 줄여나갈 수 있을까를 골몰히 생각하고 있다. 탄소 제로의 사명감을 느끼며 울산의 기업들이 그린 혁명 속에 어떻게 제조업 르네상스를 맞이할지를 고민해 보아야 할 시간이다. 전국에서 제조업 비중이 70% 수준으로 가장 높은 울산이 그린 혁명의 파고를 기회로 삼아 제조업 르네상스를 일으킨다면 대한민국 제조업의 역사를 다시 쓰는 것이라 믿는다. 탄소는 우주에서 수소, 헬륨, 산소 다음으로 네 번째로 큰 질량을 차지한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데 필수요소는 탄소를 비롯해 수소, 산소, 질소, 인, 황 6가지다. 우리 인체의 무게를 분석했을 때 탄소는 산소 다음으로 많은 약 18%의 질량을 차지한다. 탄소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형태로 존재하며 우리 주변과 삶을 구성하는 기본 원소라 할 수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광합성으로 식물에 흡수돼 생태계가 유지되는 데 꼭 필요한 영양분이 된다. 일부 이산화탄소는 바다에 녹아서 해양 생태계가 유지되는 원천이 된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들어와서 생명체의 구성성분이 된 탄소는 물질대사를 통해 다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 돌아가기도 한다.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는 탄소의 흐름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탄소는 생명체에서 수중으로, 광물에서 대기 중으로 끊임없이 지구를 순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소와 반응하면 이산화탄소가 되는데, 이는 곧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의 주성분이 된다. 지구의 역사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 때마다 지구의 온도는 어김없이 상승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지구로 들어온 에너지 일부를 우주로 다시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구에 가두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는 또 다른 온실가스 중 하나인 수증기의 양을 조절하고 온실효과의 크기를 결정한다. 인류는 땅을 개발하고 화석연료를 소비하면서 지구의 탄소 순환 과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땅속의 탄소 자원을 태우면서 지구표면을 둘러싼 지각에 갇혀 있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지각이나 생태계에 흡수되는 양이 이를 따라잡지 못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빠르게 올라가면 탄소 순환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에 따라 급속하게 진행되는 기후변화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된다.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일까. 1750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대기로 방출한 탄소는 공룡을 멸종으로 이끈 소행성 충돌 직후 발생했던 탄소 배출량보다 더 많다고 한다.
6600만 년 전 지구를 강타한 소행성은 공룡을 포함한 지구 생명체의 75%를 멸종시켰다. 당시 충격 에너지는 원자폭탄의 수십억 배에 이를 정도였는데 이 폭발로 발생한 지진, 화산폭발, 산불 등 대기 중으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켰다. 당시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1400억 톤으로 추정되는데, 이로 인한 온실효과는 지구를 따뜻하게 만들고 수백 년간 해양을 산성화시키며 생물 대멸종에 기여했다.
그런데 과거의 사건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보다 1970년대 이후부터 인류가 대기 중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이 더 많다. 과거 탄소 순환을 깨뜨린 사건 때 발생했던 모든 특징이 현재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표면의 온도가 상승하고, 해양 저산소화와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인류는 이미 대규모 멸종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기여하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해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용을 제대로 부담시켜야 한다. 2021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톤당 51달러로 인상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오바마 행정부가 책정한 50달러에서 1달러 이하로 떨어졌던 탄소의 가격을 다시 끌어올렸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추정 기준이 이처럼 낮게 산정된 이유는 ‘탄소가 국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의도적으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탄소 가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마친 이후 탄소 가격을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Economic Advisor Council of Economic Advisors)는 백악관 블로그에 51달러와 향후에 제시할 가격 수치가 기후변화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탄소가 미치는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더 과중한 부담은 규제 비용증가로 나타날 것이다. 빌 게이츠의 저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은 이를 그린 프리미엄이라 한다. 우리가 탄소를 배출하는 기존의 기술에서 벗어나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 경제로 전환하려면 큰 비용이 든다. 깨끗한 그린 에너지 기술에 붙는 가격 프리미엄을 그린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휘발유 1갤런당 평균 가격이 3달러고 탄소 제로인 첨단 바이오 연료가 5달러라면 그린 프리미엄은 2달러다. 우리는 그린 프리미엄을 낮추는 기술이나 에너지를 지속 발굴해야 한다. 기업은 그린 프리미엄을 벗어나기 위해 혁명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1달러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수치로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 탄소 가격 수치에 어떠한 변화도 가하지 않은 숫자이다.
이외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각각 1500달러와 1만8000달러로 비용을 산정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50년에는 이산화탄소 1톤에 85달러, 메탄 1톤에 3100달러, 아산화질소에 3만3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위원회는 전망한다.
이러한 사회적 비용 수치는 미국 밖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후 피해를 무시한 채 생산된 트럼프 행정부의 톤당 1달러 CO2 가치와 톤당 55달러 메탄 가치를 대체할 것이다. 앞으로 각 연방 기관은 ‘새로운 사회적 비용 기준’을 토대로 규제의 편익과 배출을 추정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하자 전문가들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온실가스의 사회적 비용 추정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는 “오바마 정부 시절 기준 적용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2030년까지 탄소배출 비용을 t당 100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정부 시절 탄소배출의 사회적 비용 산정에 참여한 경제학자 마이클 그린 스콘(Michael Greenstone)도 경제학과 기후과학 분야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크다는 연구가 많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천연자료보호위원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도 오바마 정부에서 기후변화의 장기 영향을 저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있다고 지적하며, 사회적 비용 추정 기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논의를 주도하는 미국과 유럽의 리더십이 다른 이산화탄소 다 배출국을 기후변화 대응 회담에 응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들 국가의 리더들은 중국의 참여와 지원이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다른 부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차치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중국과 함께 노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에서 탄소 중립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2035년까지 탄소 배출 발전시설을 중단하고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도입해 2050년까지는 완전한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게다가 탄소 국경세 도입 논의에도 주목해야 한다. 탄소 국경세는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나 기업에 부과하는 관세이다. 미국, 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해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 혹은 EU 내 기업들이 생산비용 감축을 위해 탄소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국가로 생산시설을 이전할 수 있는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함이다.
중국과 같은 신흥국가들에 대한 통상 압력 수단의 일환으로도 탄소 국경세를 추징하려는 움직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새로운 산업에서 수요창출이 부족한 선진국 입장에서는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여 자국뿐 아니라 신흥국 경제에 에너지 전환을 위한 새로운 산업설비 수요를 유도할 수도 있다. 탄소는 이제 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거대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탄소 중립과 같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과 더불어 ESG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가 1월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상의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 개발에 1억 달러 기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탄소 저감 뿐만 아니라 CCUS, 탄소의 자원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울산은 인구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국내 1위(16.7톤/인)로 온실가스 감축과 신산업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 형태로 포집해 건설이나 토목 소재로 활용하고 제지공정에 적용하는 한편, 고순도 탄산칼슘은 화학소재로 사용해 일본 수입품을 대체하려 한다. 온실가스 산업생태계 기반 마련과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그린 제조업 르네상스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이다.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심의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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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어지러울 때 강변을 거닐며 시원한 바람을 마주하면 기분이 썩 좋아진다. 아침에 군무를 보고 저녁노을이 질 때쯤 대숲에 내려앉기 전 수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하늘을 덮는 군무를 다시 감상하는 것은 특별한 장관이 주는 신비 때문이다. 누군가는 흉조인 떼까마귀를 왜 보느냐고 물을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까치를 길조로, 까마귀를 흉조 여기는데 이는 서양과 일본의 시각과 반대된다.
다르게 보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그 하나는 에너지 관점의 차이다. 국가별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에너지를 측정해 보면 우리나라는 양기가 나오는 것을 서양, 중국, 일본은 음기가 나오는 것을 숭배한다. 까치는 양기를 까마귀는 음기를 뿜는다.
온실가스 150억톤과 탄소 중립
태양의 중심 부분인 핵에서는 수소분자끼리 더해져 헬륨이 되는 핵융합이 일어난다. 이때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열과 빛을 내는데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6000˚C이고, 중심 온도는 약 1500만˚C나 된다. 별을 구성하는 물질은 대부분 수소이므로 별은 아주 오랜 시간 핵융합을 일으키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수소 핵융합을 말하는 인공태양 기술이 개발된다면 정말 탄소 제로인 전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태양이 우러러 보인다. 모든 생명의 에너지원은 태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쑥쑥 뻗은 대나무 모습에서 태양과 비의 조화가 연상된다. 우리는 태양 에너지로 움직이는 행성에 살고 있다. 태양이 없다면 지구상의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태양으로부터 발생하는 자외선은 사람의 피부에서 비타민 D의 합성을 유도해 칼슘의 대사에 일조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나,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피부암의 원인이 되니 까뮈의 주장이 어느 측면에서는 틀린 것도 아닐 수도 있겠다.
오존(03)은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위험한 자외선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지구 대기의 한 부분이다. 오존은 3개의 산소원자로 구성된 분자로 대류권 위 50㎞까지에 존재하는 성층권에서는 선크림 같이 작용해 피부암이나 백내장처럼 인간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지나친 자외선을 막아준다.
이 고마운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CO2)가 지목된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는 지구 온난화로 이어지며 기후변화의 재앙을 초래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온실가스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기체로 지표면에서 우주로 발산하는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 또는 반사할 수 있는 기체를 말한다.
주된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증기, 수소불화탄소, 과불화 탄소, 육불화 황 등이 있는데, 1750년 산업혁명 이후 급증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위적으로 발생되는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는 80%를 차지한다. 빌 게이츠가 쓴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을 읽어 본다. 그에 의하면 지구는 매년 510억 톤의 온실가스를 대기권에 배출하는데,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 수준으로 멈춰야 한다.
울산 곳곳을 보면 재생에너지의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려아연처럼 ‘재생에너지 100%’인 RE100을 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와 수소 같은 신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가 우리 앞에 서 있다. 이제 적당한 햇빛과 좋은 바람이 부는 곳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에 박차를 가할 시점이다.
우리는 전기요금의 급상승을 막고 거대 고밀도 아파트 도시와 대중교통, 기간산업에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까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 친환경 에너지를 생각하며 전기와 관련된 인물의 독백을 떠올리며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생각해 본다.
니콜라 테슬라의 후예들
그의 업적을 따른다면 환경파괴가 더는 필요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의 말을 들었다면 석유나 석탄을 얻기 위해 지구를 파헤칠 필요도 없었을 거고, 대기 오염을 막을 수 있고 누구나 풍족한 에너지원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그는 누구나 필요할 때 어느 곳에서나 무제한의 전기를 아주 싼 값에 얻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전기에 대한 연구를 한 인물이다.
그런 전기를 발명하면 사람들이 심한 육체노동의 사슬에서 풀려나 평화와 번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의 철학을 생각하니 그게 바로 과학과 기술의 존재 이유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평생을 고독하게 살아온 끝에 쓸쓸히 숨진 진짜 '발명왕'이었던 그의 이름은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이다.
기원전 600년경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가 보석의 일종인 호박에 양털을 문질러 생긴 정전기를 '마찰전기'라 불렀다. 이후 전기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을 스쳐 갔다.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이 '에디슨 전구'를 발명하고 전기회사를 차려 전기를 공급하면서 마침내 전기는 가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됐다.
누군가는 토머스 에디슨이 과대평가된 인물이라 생각한다. 토머스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했다는 것은 오해하고 평가절하 한다. 전기는 과거부터 존재해 온 에너지이고, 에디슨은 단지 이를 좀 더 편하게 활용할 수단을 발명했을 뿐이란 것이다. 더군다나 오늘날 대중에게 익숙한 '발명왕'이란 말 역시 그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분명 '에디슨 전구'는 끊임없는 실험의 산물이었지만, 그의 발명품 중에는 표절이나 특허 침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 많다는 이야기가 회자된다. 그런데도 다른 이의 지적 재산을 가로채며 거대한 부를 축적한 에디슨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니콜라 테슬라보다 존경한다니 누군가는 씁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문득 수소 전기차 회사 니콜라와 자기장의 단위인 테슬라를 이름으로 선택한 전기차 회사 일론 머스크를 생각하며 환경친화적인 발명을 하는 모든 이들을 니콜라 테슬라의 후예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보통 우리는 전기의 아버지를 에디슨이라고 알고 있다. 에디슨은 직류전기에 주력했었고, 현재 우리가 쓰는 교류전기는 니콜라 테슬라가 만들었다.
니콜라 테슬라는 272개의 특허를 낸 말 그대로 세기의 발명가였다. 에디슨이 정말 성실과 노력의 위대한 발명가라고 한다면, 테슬라는 그야말로 천재적인 발명가였다. 직류는 건전지에서 보듯이 직접 전기를 공급하는 것으로 전력손실이 거의 없다. 전자파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에디슨이 사업을 하던 당시에는 안정적인 전력의 장거리 송전을 위해서는 비용이 매우 늘어났기 때문에 사용처와 가까운 곳에 여러 곳의 발전기를 건설해야 했다. 교류는 흔히 우리가 쓰는 한전에서 공급하는 전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2만 볼트 이상의 매우 높은 고전압으로 전류를 흘려보내고 변압기를 통해 각 가정에 220V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고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발전소 하나면 충분하게 장거리까지 전력을 보낼 수 있다. 변압기를 통해 전압을 변경하는 것이 편리했고, 장거리로 공급이 가능했기에 비용 면에서 직류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지만, 전자파 발생, 장거리 송출 시 전력손실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잠에서 깨어난 나는 전기 생산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27%를 담당한다는 빌 게이츠의 진단을 떠올리며 환경친화적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니콜라 테슬라의 후예들이 만들어 낼 이상적인 전기를 그려 본다.
온실가스 배출량 중 각각의 인간 행위의 비중을 살펴보자. 무언가를 만드는 것(시멘트, 철, 플라스틱)이 31%를, 전기(전력생산) 27%를, 무언가를 기르는 것(식물, 동물)이 19%를,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비행기, 트럭, 화물선) 16%를, 따뜻하고 시원하게 하는 것(냉난방시설, 냉장고)이 7%를 차지한다고 빌 게이츠는 분석한다. 빌 게이츠의 주장처럼 언제나 사용 가능하며 저렴한 에너지라는 전기의 장점을 포기하지 않고, 무엇보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는 방법을 울산이 주도해서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는 니콜라 테슬라의 후예들로 그런 생태계속에서 번성하는 기업들을 만들 의무가 있다.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비철금속이 발달한 울산 제조업이 어떻게 빌 게이츠의 조언에 맞춰 온실가스를 줄여나갈 수 있을까를 골몰히 생각하고 있다. 탄소 제로의 사명감을 느끼며 울산의 기업들이 그린 혁명 속에 어떻게 제조업 르네상스를 맞이할지를 고민해 보아야 할 시간이다. 전국에서 제조업 비중이 70% 수준으로 가장 높은 울산이 그린 혁명의 파고를 기회로 삼아 제조업 르네상스를 일으킨다면 대한민국 제조업의 역사를 다시 쓰는 것이라 믿는다.
탄소순환과 기후변화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광합성으로 식물에 흡수돼 생태계가 유지되는 데 꼭 필요한 영양분이 된다. 일부 이산화탄소는 바다에 녹아서 해양 생태계가 유지되는 원천이 된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들어와서 생명체의 구성성분이 된 탄소는 물질대사를 통해 다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 돌아가기도 한다.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는 탄소의 흐름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탄소는 생명체에서 수중으로, 광물에서 대기 중으로 끊임없이 지구를 순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소와 반응하면 이산화탄소가 되는데, 이는 곧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의 주성분이 된다. 지구의 역사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 때마다 지구의 온도는 어김없이 상승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지구로 들어온 에너지 일부를 우주로 다시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구에 가두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는 또 다른 온실가스 중 하나인 수증기의 양을 조절하고 온실효과의 크기를 결정한다. 인류는 땅을 개발하고 화석연료를 소비하면서 지구의 탄소 순환 과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땅속의 탄소 자원을 태우면서 지구표면을 둘러싼 지각에 갇혀 있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지각이나 생태계에 흡수되는 양이 이를 따라잡지 못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빠르게 올라가면 탄소 순환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에 따라 급속하게 진행되는 기후변화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된다.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일까. 1750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대기로 방출한 탄소는 공룡을 멸종으로 이끈 소행성 충돌 직후 발생했던 탄소 배출량보다 더 많다고 한다.
6600만 년 전 지구를 강타한 소행성은 공룡을 포함한 지구 생명체의 75%를 멸종시켰다. 당시 충격 에너지는 원자폭탄의 수십억 배에 이를 정도였는데 이 폭발로 발생한 지진, 화산폭발, 산불 등 대기 중으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켰다. 당시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1400억 톤으로 추정되는데, 이로 인한 온실효과는 지구를 따뜻하게 만들고 수백 년간 해양을 산성화시키며 생물 대멸종에 기여했다.
그런데 과거의 사건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보다 1970년대 이후부터 인류가 대기 중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이 더 많다. 과거 탄소 순환을 깨뜨린 사건 때 발생했던 모든 특징이 현재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표면의 온도가 상승하고, 해양 저산소화와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인류는 이미 대규모 멸종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 바이든과 탄소의 사회적 비용 및 탄소 국경세
트럼프 행정부 당시 추정 기준이 이처럼 낮게 산정된 이유는 ‘탄소가 국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의도적으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탄소 가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마친 이후 탄소 가격을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Economic Advisor Council of Economic Advisors)는 백악관 블로그에 51달러와 향후에 제시할 가격 수치가 기후변화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탄소가 미치는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더 과중한 부담은 규제 비용증가로 나타날 것이다. 빌 게이츠의 저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은 이를 그린 프리미엄이라 한다. 우리가 탄소를 배출하는 기존의 기술에서 벗어나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 경제로 전환하려면 큰 비용이 든다. 깨끗한 그린 에너지 기술에 붙는 가격 프리미엄을 그린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휘발유 1갤런당 평균 가격이 3달러고 탄소 제로인 첨단 바이오 연료가 5달러라면 그린 프리미엄은 2달러다. 우리는 그린 프리미엄을 낮추는 기술이나 에너지를 지속 발굴해야 한다. 기업은 그린 프리미엄을 벗어나기 위해 혁명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1달러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수치로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 탄소 가격 수치에 어떠한 변화도 가하지 않은 숫자이다.
이외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각각 1500달러와 1만8000달러로 비용을 산정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50년에는 이산화탄소 1톤에 85달러, 메탄 1톤에 3100달러, 아산화질소에 3만3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위원회는 전망한다.
이러한 사회적 비용 수치는 미국 밖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후 피해를 무시한 채 생산된 트럼프 행정부의 톤당 1달러 CO2 가치와 톤당 55달러 메탄 가치를 대체할 것이다. 앞으로 각 연방 기관은 ‘새로운 사회적 비용 기준’을 토대로 규제의 편익과 배출을 추정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하자 전문가들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온실가스의 사회적 비용 추정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는 “오바마 정부 시절 기준 적용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2030년까지 탄소배출 비용을 t당 100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정부 시절 탄소배출의 사회적 비용 산정에 참여한 경제학자 마이클 그린 스콘(Michael Greenstone)도 경제학과 기후과학 분야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크다는 연구가 많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천연자료보호위원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도 오바마 정부에서 기후변화의 장기 영향을 저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있다고 지적하며, 사회적 비용 추정 기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논의를 주도하는 미국과 유럽의 리더십이 다른 이산화탄소 다 배출국을 기후변화 대응 회담에 응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들 국가의 리더들은 중국의 참여와 지원이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다른 부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차치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중국과 함께 노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에서 탄소 중립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2035년까지 탄소 배출 발전시설을 중단하고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도입해 2050년까지는 완전한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게다가 탄소 국경세 도입 논의에도 주목해야 한다. 탄소 국경세는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나 기업에 부과하는 관세이다. 미국, 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해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 혹은 EU 내 기업들이 생산비용 감축을 위해 탄소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국가로 생산시설을 이전할 수 있는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함이다.
중국과 같은 신흥국가들에 대한 통상 압력 수단의 일환으로도 탄소 국경세를 추징하려는 움직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새로운 산업에서 수요창출이 부족한 선진국 입장에서는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여 자국뿐 아니라 신흥국 경제에 에너지 전환을 위한 새로운 산업설비 수요를 유도할 수도 있다. 탄소는 이제 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거대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탄소 중립과 같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과 더불어 ESG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가 1월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상의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 개발에 1억 달러 기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탄소 저감 뿐만 아니라 CCUS, 탄소의 자원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울산은 인구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국내 1위(16.7톤/인)로 온실가스 감축과 신산업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 형태로 포집해 건설이나 토목 소재로 활용하고 제지공정에 적용하는 한편, 고순도 탄산칼슘은 화학소재로 사용해 일본 수입품을 대체하려 한다. 온실가스 산업생태계 기반 마련과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그린 제조업 르네상스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이다.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심의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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