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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식품 팔아 떼돈”…남양유업 새주인 된 한앤코는?

남양유업, 비대위 체제 구성 17일 만에 한앤코에 주식 전량 양도
한앤코, 롯데카드 인수합병 무산·대한항공 기내식 기판사업 인수

남양유업 커피 공장 전경. [사진 남양유업]
 
‘불가리스 백신’ 파문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던 남양유업이 결국 새 주인을 맞게 됐다. 남양유업은 최대주주 홍원식 회장 등 3명이 가진 보통주식 37만8938주를 3107억원에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날 양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식양수도계약(SPA)를 체결했다. 매각가는 2500억원 수준. 대금이 지급되고 주식이 넘어가면 남양유업 최대주주는 한앤코 19호 유한회사로 변경된다.
 
한앤컴퍼니는 지분과 함께 경영권도 모두 인수한다. 창업주인 홍 전 회장은 자사 유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저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 발표에 대한 논란 직후 회장직을 사임했다. 이 자리에서 홍 전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는 한편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홍 회장 사임 이후 남양유업은 세종 공장장을 필두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상태다.
 

남양유업, 후임 경영진 선임 순탄치 않자 매각으로 선회 

 
매각 소식은 비대위 체제가 구성된 지 꼭 17일 만에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경영 정상화와 쇄신책 등을 마련하면서 후임 경영진 선임도 검토했지만 순탄치 않자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논란이 많은 곳이라 동종 업계에서 이동하기에도, 타 업종에서 전문경영인이 오기에도 부담스러웠던 자리”라며 “마땅한 후임이 나타나지 않자 아예 팔아버리는 쪽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을 품에 안은 한앤컴퍼니는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투자기업이다. 운용규모만 8조원에 달한다. 모건스탠리 PE 부문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를 역임한 한상원 대표가 2010년 세웠다. 한 대표는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 사장의 사위로도 유명하다.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 전경. [사진 중앙포토]
 
한앤컴퍼니는 그동안 쌍용양회-대한시멘트-한남시멘트, SK해운-에이치라인해운, 웅진식품-동부팜가야-대영식품 등 유사업체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대표적으로 2013년 적자였던 웅진식품을 1150억원에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한 후 2018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대만의 유통기업 퉁이(統一)그룹에 웅진식품을 2600억원에 팔았다. 약 5년 만에 100% 이상 차익을 남긴 셈이다.  
 
2019년엔 롯데카드 인수합병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처음으로 금융업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유리한 고지에 선점되는 듯 했으나 대표의 검찰 고발로 인수 자체가 무산됐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대한항공의 기내식 기판사업을 9906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체질 개선과 내실을 다지는 중이다.  
 
한앤컴퍼니 아래 남양유업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기업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기업 가치를 제고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비교적 빠른 변화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남양의 새 주인인이 된 한앤컴퍼니는 소비자와 협력사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게 우선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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