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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를 바라보는 보험사의 복잡한 속내

설계사 영업 앱 '토스보험파트너' 가입자 5만명 돌파
수수료 없이 고객DB 제공, 설계사 만족도 UP
입김 세지는 토스, 보험사 우려도 커져

 
 
토스가 설계사 영업관리 앱을 통해 보험업계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사진 토스]
설계사 전용 영업지원 애플리케이션(앱) '토스보험파트너'가 가입 설계사를 크게 늘리며 몸집을 불리는 가운데 보험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토스보험파트너를 통해 제휴 보험사들이 얻는 이익과 별개로 보험업계에서 토스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최근 보험사들은 비대면 영업, 디지털 활성화 차원에서 핀테크와의 협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토스처럼 가입자가 1800만명에 달하는 빅테크의 경우 보험사 협업을 등에 업고 장기적으로 업계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경계의 시선도 존재하는 모양새다.  
 

설계사 5만명 응답한 토스보험파트너

 
지난해 8월 정식 출시된 토스보험파트너는 토스 앱에서 실시간 보험 상담을 신청한 토스 사용자와 보험설계사(생명·손해보험협회 등록 설계사)를 연결해준다. 이런 방식으로 보험설계사는 토스보험파트너 가입 시 월 평균 5건 정도의 고객 DB(데이터베이스)를 수수료 없이 제공받을 수 있다.  
 
설계사들이 전문 업체를 통해 고객 DB를 건당 몆만원에서 최대 몇십만원을 주며 구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토스보험파트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토스보험파트너 예시화면.[사진 토스]
 
특히 지난 10개월간 토스보험파트너에서 이뤄진 보험 상담 건수만 70만건에 달한다. 기존 토스 가입자(약 1800만명)를 잠재 보험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메리트와 계약 체결 시 토스 측에 납부하는 수수료가 없다는 점이 설계사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결국 토스보험파트너는 설계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토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가입 설계사 수는 5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론칭 후 지난 2월까지 2만명 수준이던 가입 설계사 수가 최근 석달 간 무려 3만명 이상 늘었을 만큼 증가세가 가파르다. 토스 측이 밝힌 "보험사와 설계사, 고객 모두에게 새로운 보험 상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토스보험파트너 도입 취지는 현재까지 순항 중으로 보여진다.  
 
토스보험파트너의 수익은 제휴 보험사 및 보험대리점(GA) 측이 내는 광고비에서 발생한다.  
 
현재 토스는 삼성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메트라이프생명, DGB생명, 흥국생명 등 생명보험사, 삼성화재, MG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 등과 제휴를 맺었다. 피플라이프와 에이플러스에셋 등 대형 GA도 제휴 관계다. 이밖에도 많은 보험사들이 토스 측과의 제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보험사들은 토스보험파트너에 퀴즈 형식의 보험 상품 광고를 집행하고 광고비를 받고 있다. 예컨대 삼성생명은 올 들어 토스보험파트너에 가입한 설계사를 대상으로 퀴즈 이벤트 형식의 광고를 3주에 걸쳐 진행했다. 삼성생명 상품과 관련된 퀴즈를 내고 설계사들이 이를 맞추는 식이다. 퀴즈를 맞춘 설계사는 고객 DB를 제공받는다.  
 
자연스럽게 설계사들에게 자사 상품을 노출시킬 수 있는 셈이다. 현재 5만명 수준인 토스보험파트너 가입 설계사 수가 늘어날수록 보험영업 효과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몸집 커지는 토스, 보험사는 두렵다?

 
보험사들은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 다양한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거대 가입자를 보유한 빅테크의 플랫폼은 보험사 입장에서 외면하기 힘들다.  
 
다만 보험업계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고 있어 보험사들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보험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가 이미 보험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를 출범하려 했다가 보험사들과의 수수료 부분에서 이견이 생겨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NF보험서비스'라는 법인을 만들어 손보사들과 제휴해 소상공인 보험을 연계 판매하는 등 사실상 보험시장에 발을 담근 상태다. 카카오는 '디지털 손보사 설립'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며 토스는 토스인슈어런스를 통해 보험 상담 및 연계 판매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토스보험파트너로 유입되는 설계사 수가 더욱 늘어날수록 보험업권 내 토스의 입김이 더욱 세질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전체 보험설계사 수는 전년대비 1만여명 늘어난 약 43만명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대거 설계사로 전직했다는 것이 업계의 추론이다. 이들의 경우 영업 초기 지인, 그리고 고객 DB에 상당 부분 기댈 수밖에 없다. 무료로 DB를 제공하는 토스보험파트너의 몸집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토스보험파트너 앱에서 활동하는 설계사가 더 늘어나면 제휴 보험사들의 광고비 증액 가능성도 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초기 투자 비용탓에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광고비 증액으로 수익 상승에 나설 수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가입 설계사가 몇만명 수준이지만 십만 단위로 넘어가면 권력이 될 수 있다"며 "보험사들이 지금은 제휴에 나서고 있지만 향후에도 광고비를 내는 것과 함께 자사 설계사에게 토스 DB를 받게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당한 조정이 있으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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