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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대리점, '설계사 고용보험료' 폭탄 맞고 휘청이나

7월부터 보험설계사 고용보험료 부담
대형GA도 보험료 부담에 순익 감소 불가피 전망
연합형GA, 영업이익률 '0%대' 가나

 
 
오는 7월부터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도 고용보험 가입이 적용되면서 보험대리점(GA)들이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사진 셔터스톡]
오는 7월부터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고용보험 적용이 시작되면서 보험대리점(GA)업계가 비상이다. 설계사 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GA별로 많게는 수십억원의 고용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어서다.  
 
특히 현재 평균 영업이익률이 1% 수준인 대형 연합형GA의 경우 고용보험료 부담에 따른 여파가 기업형GA보다 더 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연합형GA가 고용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설계사 수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본다.
 

23만명 GA설계사, 보험료 어쩌나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를 포함한 11개 특고 직종이 오는 7월부터 고용보험을 우선 적용받게 된다. 고용보험료율은 1.4%로 노동자와 사업주가 각각 절반(0.7%)씩 부담한다. 단, 월 보수가 80만원을 넘지 못할 경우 고용보험 가입 적용이 제외된다. 고용보험료를 결정하는 보수액은 소득세법상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에서 비과세 소득, 경비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보험업계는 비상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사 전속 보험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336만원과 299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용보험료율인 1.4%로 계산하면 생보업계는 월 4만 7040원, 손보업계는 월 4만 1859원의 보험료가 발생해 보험사가 절반(0.7%)인 2만900~2만3500원을 매달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전속설계사 수는 약 20만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보험사들은 연간으로 약 500억원의 고용보험료를 납부하게 되는 셈이다.
 
설계사가 23만명에 이르는 GA업계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설계사 수와 매출액 기준, 업계 1위 GA사인 지에이코리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2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앞으로 연간 납부 고용보험료가 순익을 넘어설 수도 있다.  
 
지에이코리아의 설계사 수는 약 1만5000여명으로 월 고용보험료 2만원을 부담한다고 가정하면 월 납부액만 3억원이다. 연간으로는 36억원의 비용이 든다. 물론 소득기준 미충족 설계사는 고용보험을 적용받지 않는다. 하지만 전체 절반 수준만 고용보험료 적용 대상이 돼도 연간으로 보면 약 20억원 수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특히 중소형 GA의 경우 보험료 부담이 회사 경영난 등으로 이어져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험 도입 후 상당수의 중소형 GA설계사가 대형GA 혹은 보험사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대형GA업체 관계자는 "자사 설계사 중 고용보험 가입 요건을 갖추게 되는 비중이 60~70% 정도 될 것으로 예상 중"이라며 "없던 비용부담이 생기는 것이니 당연히 회사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형 연합형GA 영업이익률, '평균 1%'도 위태

 
이처럼 설계사 고용보험료 부담에 관리비용이 증가하면서 GA 영업이익률도 하락이 예상된다. 특히 영업과 수익배분이 지사별로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연합형GA는 본점에서 조직과 제도, 규정 등을 모두 관리하는 기업형GA보다 판관비용 비중이 더 커 영업이익률도 낮은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대형GA 20곳 중 연합형GA(더블유에셋 미공시)의 영업이익률은 약 1.5%를 기록했다. 지에이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총 매출액이 6846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45%에 불과하다. 업계 2위 글로벌금융판매도 0.4% 수준에 그쳤다.  
 
상위권 연합형GA 중 표준편차에서 크게 벗어난 리더스금융판매(-7.91%), 에즈금융서비스(19.54%)의 수치를 빼면 평균 영업이익률은 1%대 이하로 떨어진다. 앞으로 고용보험료 부담이 더해지면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업체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상대적으로 인카금융서비스, 에이플러스에셋, 리치앤코 등 상위권 기업형GA들은 영업이익률이 4~10%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 중이다. 피플라이프만 지난해 판관비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1%에 미치지 못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고용보험 도입은 '경비 인정 기준'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에 고용보험 적용대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상대적으로 판관비 비중이 높은 연합형GA 입장에서는 설계사 수를 줄이거나 판매정책을 바꾸던지,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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