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계획이 다 있구나"…반도체·배터리 틈새시장 공략
글로벌 반도체 업계, 앞다퉈 공장 증설...한화는 '반도체 장비' 패 만져
한화그룹이 산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반도체 영토 확장에 나선다. 그동안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은 태양광과 수소에 집중돼 있었다.
태양광과 수소만큼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반도체 소재 공장을 증설하고 연구·개발을 해오던 반도체 장비 산업 진출을 검토하는 등 ‘소재’와 ‘장비’를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배터리사업 역시 배터리를 직접 제조하지는 않지만 배터리 공장에 필요한 생산 관련 장비를 제조하며 국내외 배터리 기업들에 공급하고 있다.
2020년에는 한화토탈이 4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분리막 소재로 사용되는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설비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한화가 한화토탈,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한화종합화학 등 화학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성장성만 확보되면 배터리 소재로의 사업 확장도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장비, '클린-증착-패키징'까지 핵심 공정 장비 확대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반도체 장비 사업 확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앞다퉈 공장 증설에 나서자, 한화는 시장 성장성이 큰 반도체 장비 시장 확대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23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한국은 73억1000만달러로 중국(59억6000만달러), 대만(57억1000만달러)를 제치고 올 1분기 반도체 장비 투자 세계 1위 국가에 올랐다.
한화는 현재 클린 물류 제조 공정에 특화된 고청정 자동화 물류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2020년에는 한화정밀기계가 SK하이닉스와 반도체 후정 핵심 장비인 ‘다이 본더(Die Bonder)’ 를 국산화에 성공했다. 다이 본더는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 공정 중 가장 고난이도의 핵심 장비 중 하나다.
한화는 반도체 클린공정과 후공정 위주였던 사업 영역을 ‘증착’공정으로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현재 ㈜한화 기계부문 진공장비개발실 공정개발팀에서는 반도체 ALD 공정개발과 CVD 공정개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원자 한 층씩, 최대한 얇게 증착하는 첨단 기술 설비를 개발하고 그 설비를 이용한 공정개발까지, 설비와 프로세스까지 아우르는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화가 개발하고 있는 ALD 설비는 메모리반도체 제작 증착 공정에 사용된다.
해당 사업 부문의 인력도 영입하고 나섰다. 한화는 지난 5월 반도체 장비의 공정개발, 설계, SW개발, 전장/제어 부문 경력직 채용 공고를 냈다. 한화가 연구개발을 진행중인 CVD·ALD 장비개발과 양산 경력 5년 이상의 경력직이 대상이었다.
지난 5월에는 반도체 소재 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한화 글로벌 부문은 지난 5월 19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질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질산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후 관심이 커진 반도체 세정제 원료다.
여수산업단지에 공장이 완공되면 ㈜한화의 질산 생산량은 40만t이 증설돼 총 52만t으로 크게 늘어난다. 한화는 지난 5월 사업보고서를 통해 “이 가운데 39만t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증착 및 세정용 소재로 활용된다”며 “질산 공장 증설로 화학부문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제품 등 정밀화학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한화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확대 사업을 검토중인 것은 사실이나, 특정 장비나 공정 분야가 확정 된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회사 내에서 구체화되거나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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