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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의지’ 각인시킨 쌍용차, 결국 공은 채권단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입에 쏠리는 관심 “인수 후보자 향한 메시지 나올 것”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연합뉴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사측의 자구계획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회사 생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그러나 아직 생존을 확정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인수의향자의 면면을 고려할 때 결국 공은 채권단으로 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지난 7~8일 투표를 통해 ‘생산직 조합원 2년 무급휴직’ 등의 내용이 담긴 사측의 자구계획에 찬성했다. 노조가 자구계획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하며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아직 생존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노조의 찬반투표가 진행된 후 “이번 자구안은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는 것”이라며 “자구안이 포함된 회생 계획안을 토대로 인수·합병을 조기에 성사시켜 쌍용차의 장기적인 생존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우선 법원에 회사의 회생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한영회계법인 조사위원은 이달 말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법원에 보고서로 제출할 예정이다. 노조가 자구계획을 받아들이기로 한 내용을 반영하면 회생가치가 더 높아지겠지만 아직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2006년 개정된 통합도산법에 따라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 중이다. 쌍용차는 이달 말 즉각 매각공고를 내고 절차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7일 법원으로부터 M&A 추진 허가를 얻고, 한영회계법인 및 법무법인세종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한 상태다. 쌍용차는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은 후 10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현재 인수의향을 나타내는 HAAH오토모티브나 에디슨모터스 등의 면면을 봤을 때 쌍용차 인수 주체가 쌍용차의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자동차 유통기업인 HAAH오토모티브는 연매출이 25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고, 전기버스 회사인 에디슨모터스 역시 연매출이 900억원 수준에 그친다.

결국 기존 대출금의 만기 연장과 추가 자금 확보를 전제로 하지 않고선 M&A가 성립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크다. 실제 앞서 지난해 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AAH오토모티브는 인수 조건으로 산은의 지원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산업계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입’에 주목한다. 업계에선 산은이 조만간 쌍용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연초 노조에게 요구했던 지원의 전제조건이 이뤄졌다”면서 “인수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쌍용차의 지속가능한 계획을 요구하고 이를 토대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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