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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취임 3년, LG가 변했다②] LX그룹 독립...진정한 '구광모 체제' 완성

구본준 LG 전 고문 5개 계열사 분리해 LX그룹 출범
승계 경영권 분쟁 없는 '아름다운 이별' 완성

 
 
구광모 LG 회장에게 2021년은 더욱 뜻깊다. 취임 3주년이자 LX그룹의 계열 분리로 LG그룹의 '구광모 체제'가 완성된 해이기 때문이다. 
 
4대째 이어져 온 ‘장자승계·형제독립’ 원칙에 따라 지난 5월 구본준 LG 전 고문이 5개 계열사를 분리해 LX그룹을 출범했다. 3년 전 닻을 올린 ‘구광모 호’는 구 회장이 그린 ‘뉴 LG’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LG家 4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경영권 분쟁 없이 '아름다운 이별'   

LG전자 가계도 및 계열분리 역사
LG그룹은 경영권 분쟁 한 번 없이 4대째 경영 승계를 이어왔다. 장자에게 세대교체가 이뤄질 때마다 경영권 갈등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친인척들은 물러나거나 계열 분리를 했다.  
 
LG그룹의 계열 분리는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지금까지 4대에 걸친 사업 분가를 통해 LIG그룹·LB인베스트먼트·아워홈·GS그룹·LF그룹 등이 차례로 계열 분리했다.
 
깔끔한 승계와 함께 지주사를 정점으로 계열사들이 수평계열화 돼 있는 지배구조 또한 LG그룹의 특징이다. LG그룹은 우리나라 기업 중 지주사 체제를 사실상 처음 도입했다. 정부가 IMF 외환위기 후 지주사 설립을 허용하자 2000년 7월 '21세기형 경영체제로의 개편 방안'을 발표했고 2003년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다.
  
이번 LX그룹 계열 분리에도 지주사 체제가 도입됐다. 지난 5월 LX홀딩스 출범에 따라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가 자회사로, LG상사의 자회사 판토스가 손회사로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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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6조248억원, 영업이익은 4025억원이다. 자회사의 사명도 LG상사는 LX인터내셔널, LG하우시스는 LX하우시스, 실리콘웍스는 LX세미콘 등으로 변경했거나 변경을 추진 중이다. 
 
LG그룹은 LX홀딩스 공식 출범에 앞서 인적분할 방식의 분할을 택했다. 이를 통해 기존 지주사인 ㈜LG와 신설 지주사인 LX홀딩스 모두 지주회사 및 상장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현재 LX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구본준 LX 홀딩스 회장이 아닌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다. 인적분할은 주주들이 보유 지분대로 신설회사를 보유하기 때문이다.
 
구광모 회장의 두 회사 지분율은 15.9%이고, 구본준 회장은 7.72%를 보유한 개인 2대 주주다. 두 회장이 보유한 상대 회사 지분을 정리해 서로 간의 지분율을 3% 아래로 맞추면 계열 분리가 최종 마무리된다. 
 
재계에서는 늦어도 연내에 지분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정리는 양측이 서로 간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를 통해 구광모 대표는 LG그룹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고, 구본준 회장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LX홀딩스의 계열 분리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두 그룹의 신사업 추진 역시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4월 23분기 연속 적자를 내던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다. 대신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과 배터리, 로봇,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기업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LX홀딩스 자회사의 사업 다각화에 나설 예정이다. LG상사는 LX 출범 이후 헬스케어, 관광·숙박, 통신판매·전자상거래 등의 7개 신사업을 정관 상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특히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물류 기업인 판토스는 상장(IPO)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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