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 혼자 일한다’…침대·의자 ‘훨훨’, 사무가구는 ‘삐걱’
7개 주요 가구업체, 1분기 실적 B2B와 B2C 희비 엇갈려
코로나19에 늘어난 홈퍼니싱 수요→국제 목재 가격 상승
가구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산업군으로 꼽힌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홈퍼니싱(집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커진데다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이 늘면서 가구를 바꾸는 소비자가 늘어난 탓이다. 그 결과 지난해 가구업계의 소매판매액은 9조24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샘·일룸·에이스침대 등은 지난해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샘은 매출 2조원, 영업이익이 93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일룸도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2배 넘게 증가했다. 시몬스도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했고, 에이스침대는 전년도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추세는 올 들어서도 계속됐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7개 주요 가구업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개별재무제표 기준)는 전년 동기(513억원) 대비 19.7% 증가한 61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업체별 희비는 크게 갈렸다. 한샘 등 4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반면, 현대리바트 등 3개 기업은 오히려 줄었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해 주요 가구업체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45억원)보다 37.2% 감소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가구부문에선 4.6% 성장했지만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부문에서 해외 가설 공사(본공사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 공사) 사업이 종료된 데 따라 일시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1분기 빌트인 가구 공급이 감소한데다 신규매장이 늘면서 판매관리비가 전년에 비해 늘어난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퍼시스그룹의 브랜드인 퍼시스와 시디즈는 한 그룹 내에서도 상반된 실적을 보였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 퍼시스는 올 1분기 매출 8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6억702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소폭(-0.8%) 낮아졌다. 반면 사무용 의자 브랜드인 시디즈는 매출 698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6.0%, 34.9% 늘었다.
이에 대해 퍼시스그룹 관계자는 “퍼시스의 경우 기업을 대상으로 오피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브랜드이기 때문에 오히려 재택근무가 늘며 일감이 줄어든 것”이라며 “여기에 원자재비와 생산비가 증가하며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B2C를 대상으로 한 시디즈는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 시디즈 관계자는 “집에서 일하면서도 업무 능률을 높일 수 있는 홈오피스 가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네이버·SSG닷컴 등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샘 역시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한 2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식탁·소파 등 가구를 비롯해 생활용품이 잘 팔린 덕이다. 에이스침대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2%, 106.9% 증가해 807억원과 149억원을 기록했다. 에넥스는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하락했지만 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가구업계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거래에선 대부분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전반적인 산업군의 부진으로 B2B에서는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벌목량이 줄어들면서 목재 가격과 운송비가 상승해 판매량 증가가 실적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가구업계는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14일 2019년 이후 2년 만에 소파·침대·의자 등 가정용 가구 일부 품목을 평균 3~5% 가량 인상했다. 일룸도 지난 1일 제품 가격을 평균 5.9% 올렸고, 침대업계 1·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도 4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8~15% 인상했다. 한샘은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평균 5% 가량 올렸다.
가구업체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체 목재의 약 90% 가량을 수입산으로 사용해 원자재값 상승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판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며 “코로나19로 인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홈퍼니싱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그만큼 목재 값도 올라 매출 증가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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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지난해 한샘·일룸·에이스침대 등은 지난해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샘은 매출 2조원, 영업이익이 93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일룸도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2배 넘게 증가했다. 시몬스도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했고, 에이스침대는 전년도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추세는 올 들어서도 계속됐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7개 주요 가구업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개별재무제표 기준)는 전년 동기(513억원) 대비 19.7% 증가한 61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업체별 희비는 크게 갈렸다. 한샘 등 4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반면, 현대리바트 등 3개 기업은 오히려 줄었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해 주요 가구업체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45억원)보다 37.2% 감소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가구부문에선 4.6% 성장했지만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부문에서 해외 가설 공사(본공사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 공사) 사업이 종료된 데 따라 일시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1분기 빌트인 가구 공급이 감소한데다 신규매장이 늘면서 판매관리비가 전년에 비해 늘어난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37.2% 감소
이에 대해 퍼시스그룹 관계자는 “퍼시스의 경우 기업을 대상으로 오피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브랜드이기 때문에 오히려 재택근무가 늘며 일감이 줄어든 것”이라며 “여기에 원자재비와 생산비가 증가하며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B2C를 대상으로 한 시디즈는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 시디즈 관계자는 “집에서 일하면서도 업무 능률을 높일 수 있는 홈오피스 가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네이버·SSG닷컴 등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샘 역시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한 2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식탁·소파 등 가구를 비롯해 생활용품이 잘 팔린 덕이다. 에이스침대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2%, 106.9% 증가해 807억원과 149억원을 기록했다. 에넥스는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하락했지만 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가구업계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거래에선 대부분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전반적인 산업군의 부진으로 B2B에서는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벌목량이 줄어들면서 목재 가격과 운송비가 상승해 판매량 증가가 실적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가구업계는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14일 2019년 이후 2년 만에 소파·침대·의자 등 가정용 가구 일부 품목을 평균 3~5% 가량 인상했다. 일룸도 지난 1일 제품 가격을 평균 5.9% 올렸고, 침대업계 1·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도 4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8~15% 인상했다. 한샘은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평균 5% 가량 올렸다.
가구업체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체 목재의 약 90% 가량을 수입산으로 사용해 원자재값 상승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판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며 “코로나19로 인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홈퍼니싱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그만큼 목재 값도 올라 매출 증가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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