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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피드백은 없다 [백종화 코치의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조 바이든 美 대통령을 만든 피드백의 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행동 변화를 찾아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본 딕 브라운 작가의 만화. [사진 화면 캡처]
 
2020년 12월,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되기까지 그에게는 숱한 개인적인 아픔이 있었다. 그는 아들과 딸,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헤아리기 어려운 좌절을 겪을 때, 그를 일으킨 ‘두 컷짜리 만화’가 있었다.
 
딕 브라운이라는 작가가 그린 ‘공포의 헤이가르(Hagar the horrible)’라는 만화였다. 내용은 단순하다. 고통을 받는 주인공이 신에게 “왜 하필 나예요? (Why me?)”라고 외치자 신이 “왜 넌 안 되지? (Why not?)”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이 만화를 바이든에게 준 건 그의 아버지였다. 만화를 아들에게 건넨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네 인생을 책임져야 할 의무라도 있니? 어서 털고 일어나렴.”
 

진실된 피드백 중요성

이미 일어난 일을 합리화할 방법은 없고, 과거로 돌아가 그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되돌릴 수도 없다는 아버지의 조언을 들은 바이든은 시간이 흐른 뒤 아버지가 자신을 과거에 무릎 꿇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려 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사람들을 가르치며 성장과 성과를 만들어내는 대화법을 연구하는 나는 바이든 아버지의 조언들이 쌓여서 바이든의 인생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이 있다. 바이든의 아버지가 그에게 한 말은 피드백일까?
 
그렇다. 피드백이 맞다. 이처럼 피드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은 바뀔 수 있다. 바이든의 아버지가 냉정하게만 대한 것 같았지만, 사실은 바이든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피드백을 한 것처럼 앞으로 우리는 그동안 잘못 알았던 피드백에 대한 오해를 풀면서, 올바른 피드백을 하기 위한 밑바탕을 다져야 한다.
 
팀 성장을 위해 팀장의 솔직한 피드백은 중요하다. [중앙포토]
 
보통 피드백을 하라고 하면 과거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거에 매몰해 버린다. 사실 여기서 멈추면 그저 불평과 불만, 아픔과 상처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성공 요인은 계속 이어가고, 실패 원인은 제거하면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변화가 생긴다. 성공과 실패 사례를 미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현재의 내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만큼 나는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  
 
다시 바이든 아버지의 피드백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그가 아들에게 전한 피드백은 어떤 것이었을까? 바이든의 아버지는 과거로 가족을 잃은 아들을 위로만 하기보다, 아들이 과거가 아닌 미래의 모습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왔다. 그것이 진짜 피드백의 힘이다.
 

팀장의 피드백이 어려운 까닭

그런데 생각처럼 피드백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일상과 직장에서 우리는 거의 모든 순간 피드백 상황을 마주하지만, 머릿속에서의 피드백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팀장에게 피드백을 듣는다고 하면 ‘불편한 조언, 충고, 지적’이라 생각을 하고, 피드백을 주는 팀장도 꼰대처럼 보일까 봐 ‘피하고 싶다’고 토로할 때가 적잖다.
 
그래서 많은 팀장이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주지 않고 회피하거나 두루뭉술하게 준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저 지금 당장 불편함을 마주하는 것은 싫고, 또 함께 일을 해야 하는데, 피드백을 줘서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보다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 회피하거나 애매하게 돌려서 이야기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소소한 이슈들을 이렇게 넘기다가, 정작 중요한 시점이나 생뚱맞은 시점에 실수하면 그동안 쌓인 것들을 한꺼번에 피드백하고 감정적 공격까지 하기도 한다. 평소 작은 피드백을 했다면 그 행동을 바로 개선하거나 고치기 쉬웠을 텐데, 그걸 쌓아두고 한 번에 이야기하니 오히려 피드백과 감정을 함께 버리는 꼴이다.
 
물론 피드백을 주는 사람은 불편한 상황을 한 번만 겪어서 편할 수 있다. 하지만 받는 사람은 그 상황을 일일이 기억하고 있지 못할 것이다. 3~4개월 전에 당신이 어떤 행동을 했었는지 기억하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자기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용의 피드백을 한 번에 여러 개 받는다고 생각하면, 억울한 마음만 들지 않을까? 행동이 있었던 당시에 솔직한 피드백을 받았다면 행동을 즉각 바꿀 수 있었을 텐데, 모아서 한 번에 피드백하는 건 그냥 잘못된 행동을 방치한 거라고 봐야 한다.
 
솔직한 피드백은 정말 중요하다. 만약 바이든의 아버지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하지 않고, 위로하는 말만 했다면 어땠을까? 바이든은 자신의 힘듦을 이해하는 아버지에게 위로는 받았을 수 있었겠지만, 그로 인해 다음으로 성장할 동기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물론 마음만큼 피드백을 잘하는 건 어렵다. 특히 행동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까지 연결하는 건 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제대로 피드백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개선해야 할 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을 고치지 않고, 이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어떻게 될까? 뛰어나다는 그 사람은 10년이 지나도 변화 없이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피드백 없이 일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더는 성장하지 못하고 멈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피드백은 완벽한 사람도 없고,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서로가 가진 다른 관점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가장 그럴듯한 대안을 찾는 ‘대화’라고 정리할 수 있다. 종종 피드백을 ‘전달한다’고 표현하는데, 전달은 한 방향이고 대화는 쌍방향이다. 즉, 바른 피드백을 하기 위해서는 팀장이 자신의 평가와 판단을 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팀원에게도 자신의 의견과 판단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피드백을 대화로 생각하면, 주는 사람도 이야기하고, 받는 사람도 이야기하며 서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행동의 변화’를 찾아낼 수 있다. 대화를 통해 합의된 피드백은 행동 변화로 이어지면서 더 강력한 행동의 변화를 끌어낸다. 서로의 직급과 직책·성별·생각·가치관·성격·환경이 다르다고 인정하기에 대화하면서공유하고, 맞춰가는 것이다. 함께 일하고 대화를 나누는 너와 내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것에서 제대로 된 피드백은 출발할 수 있다.
 
 
※백종화 필자는 사람들과 회사를 성장시키는 리더십 코치이다. 16년간 이랜드 그룹에서 근무하며 신입 사원부터 경영자 후보, 경영자를 양성하는 교육을 진행하는 인사 교육팀장, 5개의 법인을 책임지는 인사책임자, 부회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성장하는 스타트업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 MZ 세대의 리더와 구성원들의 성장을 이끄는 코치를 거쳐 현재 그로플(Growple)의 CEO로 활동하고 있다. 팀장 리더십을 위한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를 출간했다. 
 
 

백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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