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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제로(0)’는 말로만…에틸렌 공장 늘리는 석유화학 기업들

LG화학·여천NCC·한화토탈 등 올해 에틸렌 추가 생산량 최대 130만 톤 달해

 
 
국내 주요 석유화학기업이 상반기에만 에틸렌 생산량을 130만 톤 늘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다. 사진은 지난 5월 증설을 마친 한화토탈 대산공장 전경. [연합뉴스]
 
석유화학업계가 ‘탈(脫)탄소’ 기조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고 있다. LG화학과 여천NCC, 한화토탈 등에서만 올해 추가로 생산할 에틸렌이 13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NCC(나프타분해시설) 기업이 에틸렌 1톤을 생산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1톤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배출될 이산화탄소가 130만 톤 늘어나는 셈이다.
 

야금야금 탄소 배출량 늘리는 석유화학업계 

탄소 감축은 세계적인 추세다. 글로벌 표준을 이끄는 유럽연합(EU)에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구체적인 법적 규제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국경세)다. 탄소국경세는 자국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EU는 오는 14일 관련 법안을 발표하고 2023년부터 3년간 과도기간을 거친 뒤 2026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석유화학기업들의 탄소 배출량은 매년 늘고 있다. LG화학이 지난해 환경부에 제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기준 818만 톤으로 5년 전보다 12.09% 늘었다.
 
 
한화토탈과 여천NCC도 지난해 이산화탄소를 각각 480만 톤, 356만 톤을 배출했다. 같은 기간 배출량은 한화토탈이 12.51%, 여천NCC는 2.52% 늘어났다. SK종합화학과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국내 5대 석유화학기업이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은 2015년 배출량 대비 5.03% 상승했다.
 
올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달 여수공장 제2NCC를 증설해 연간 에틸렌 생산량을 80만 톤 늘렸다. 이번 증설로 LG화학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은 330만 톤 규모가 됐다. 여천NCC와 한화토탈도 상반기 NCC 증설을 마치고 연간 생산량을 각각 196만 톤에서 230만 톤으로, 138만 톤에서 153만 톤 규모로 늘렸다. 올해 추가로 생산될 에틸렌 생산량은 LG화학과 여천NCC, 한화토탈만 130만 톤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에틸렌 생산량을 늘리는 이유는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이 곧 남은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의 수익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난 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탄소국경세가 2030년 우리나라에 적용될 경우, 관세 1.9% 수준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은 넥스트그룹 이사는 “EU의 탄소국경세가 우리나라에 적용된다면 에틸렌과 더불어 주요한 기초유분인 프로필렌을 1톤 수출할 때 약 57달러만큼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수출 가격을 5.9%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하위 제품은 더 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EU 석유화학 수출 시장 안에서만 2억3000만 달러(2568억원) 이상의 산업적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모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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