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이 주가에는 크게 영향 없을 듯 [이종우 증시 맥짚기]
주식시장 하반기 내내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도
주가, 경제 변수, 이익 중 이익이 가장 느리게 반응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결과가 괜찮았다. 영업이익이 각각 12조5000억원과 1조1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3%, 65% 늘었다. 주가는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았다. 발표 당일을 포함해 사흘 연속 떨어져 삼성전자가 7만 원대로 후퇴했다.
실적이 좋은 데에도 불구하고 왜 주가가 하락했을까. 현재 코스피200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7조원이다. 1분기 53조원에 비해 11% 정도 작다. 5월까지만 해도 2분기 실적이 1분기와 비슷하거나 좀 더 나올 수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최근에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은 상장사 전체 이익이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입증해줬다는 점에서 부정적이었다.
현재 코스피200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7조다. 1분기 53조에 비해 11% 정도 작은 수치다. 5월까지만 해도 2분기 실적이 1분기와 비슷하거나 좀 더 나올 수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최근에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은 상장사 전체 이익이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입증해줬다는 점에서 부정적이었다.
1분기에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7% 증가했다. 2분기는 증가율이 70%대로 떨어질 거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는 30%대로 더 낮아졌다가 4분기에 60%대로 높아질 거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주가는 3분기에 이익 증가율이 낮아진다는 전망에 반응하고 있다. 주가가 다시 반전할 수 있을지는 4분기에 달려있다. 시장이 기대하는 대로 영업이익이 51조를 기록해 60% 가까이 증가한다면 새로운 상승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1~3분기 평균 영업이익이 46조원이었다. 4분기는 앞선 분기보다 8조원 이상 작은 38조원에 그쳤다. 2018년에도 1~3분기 50조6000억원에서 4분기에 29조원으로 줄었다. 2019년 역시 33조원에서 22조원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기업 이익은 계절성을 가지고 있어서 4분기가 다른 분기보다 항상 작다. 올해는 과거 패턴과 달리 4분기 이익이 다른 분기와 비슷하거나 클 거로 가정하고 있다.
서버용 반도체 수요 둔화로 반도체 주가 부진
실적의 역할이 빗나가면서 반도체 주식 전망도 달라졌다. 2017~18년에 국내 반도체 업종의 영업이익은 87조2000억원이었다. 이익 증가율도 117%로 높았다. 올해는 이익 전망치가 58조7000억원, 증가율은 71%이다. 아직 직전 호황기보다 이익 절대치와 증가율 모두가 현저히 낮은 상태다. 지금 이익은 10년 전인 2012~13년 반도체 호황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 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평균 주가는 이미 2018년의 2배가 됐다. 이익은 사상 최고치의 70% 수준인데 주가가 두 배가 됐으니 이익을 가지고 상승을 점치기 힘들게 된 것이다.
올해 반도체 업종의 이익이 괜찮을 거라 기대했던 이유는 서버 수요 증가다. 4차 산업의 토대 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언텍트(비대면) 수요가 겹쳐 서버 수요가 급증할 거라 기대했었다. 최근 북미 서버 수요자와 반도체 회사 사이 3분기 반도체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서버 회사들의 재고가 정상 수준인 4~6주보다 훨씬 높아 가격 협상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언텍트 수요가 증가할 거란 전망으로 서버를 많이 확보한 영향이 올해 나타나고 있다. 그 영향으로 내년부터는 D램 가격이 하락할 거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서버용 반도체 수요 둔화 전망 때문인지 삼성전자에 대해 개인과 기관과 외국인이 상반된 매매 패턴을 보인다. 올 들어 기관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각각 10조원과 14조원씩을 내다 파는 동안 개인투자자가 이를 모두 받아냈다. 처음에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기관이나 외국인이 계획했던 보유액보다 규모가 늘어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고 얘기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업황이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반도체는 우리 주식시장의 최고 핵심 산업이다. 이익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다. 이런 업종이 주춤할 경우 다른 대형주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코스피 상승률, 수출 증가율과 비슷하게 움직여
다른 경제 지표도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 미국의 6월 구매관리자(ISM) 서비스업지수가 시장 예상치는 물론 5월 실제치보다 낮아졌다. 수준이 여전히 높지만,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된다. 여기에 코로나 19 4차 확산이 더해졌다. 전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늘어나면서 경제활동 재개가 늦어지게 된 것이다. 그 영향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했다.
코로나 19 확산은 실제 경제 활동보다 심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작년에 시장에서는 백신이 게임을 바꾸는 역할을 할거란 기대가 많았다. 백신 접종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코로나 19로부터 벗어나 경제활동이 활발해질 거라 기대한 건데 이번 확산으로 기대가 무너졌다. 바이러스 종식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람들이 독감처럼 코로나 19와 함께 살아갈 건지 결심해야 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이는 코로나 19가 사라진 후 대규모 보복 소비가 일어나고, 질병 이전보다 활발한 대외활동이 진행될 거란 기대가 무너졌다는 의미가 된다.
이 전망은 기업 이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기업이익은 1분기 실적의 영향권 아래 놓여 있었다. 그래서 이익 전망치가 계속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이익을 내놓으면서 그 경향이 더 강해졌지만, 실현이 가능성이 낮아졌다. 주가, 경제 변수, 이익 중에서 이익이 가장 느리게 반응한다. 경제 변수가 좋아지고 한 분기 정도 지난 후에야 이익이 늘어날 정도다. 나빠질 때도 순서가 똑같다. 경기 회복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커지는 상태에서 기업실적이 좋아질 거라 가정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 지금은 주가 상승 기대보다 경계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박스권 내에 머물 것 같은데, 기간이 길어지면 올해 하반기 전체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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