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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다음은 ESS"...배터리3사, 글로벌 ESS 시장 정조준

삼성SDI "수주 증가율이 시장 성장률 웃돌 것"...ESS사업 본궤도 오른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시장 거점 삼아 글로벌 점유율 30% 노린다

 
 
삼성SDI가 배터리 공급을 완료한 미국 캘리포니아 ESS 시설.[연합뉴스]
 
국내 배터리·소재기업이 글로벌 ESS(에너지 저장장치)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S시장 성장이 주춤한 국내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ESS 시장 성장에 탄력이 붙어서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 뿐 아니라 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등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전력 인프라 기업들 역시 글로벌 ESS 시장을 무대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ESS(에너지 저장 장치)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으로 생산한 전략을 저장하는 장치다. 햇빛이나 바람으로 생산되는 전력을 저장한 후 필요할 때 뽑아 쓸 수 있도록 구성한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이나 풍력발전시스템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전기차에서 쓰고 남은 폐배터리를 ESS용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환경 측면에서도, 순환 경제 측면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화재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지난해 정부가 ESS 보조금을 전액 삭감하며 국내 ESS 생태계 생태계는 빠르게 축소됐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ESS 관련 시장이 성장 중이다. 특히 ESS시장이 가장 큰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오는 205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북미 ESS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국내 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3사, 미국 ESS 시장 정조준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ESS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삼성SDI는 “미국 ESS 시장이 두 배 이상 커지면서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고, 삼성SDI의 수주 증가율이 시장 성장률을 웃돌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글로벌 ESS 시장 선두 업체다. 지난해 삼성SDI의 ESS 사용량은 6.2GWh(점유율 31%)다. LG에너지솔루션(4.8GWh), CATL(2.8GWh), 파나소닉(2.1GWh) 등에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ESS 사업부문 성장으로 2분기에 가장 번듯한 성적표를 받아들 배터리 기업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어난 2511억 원으로 내다봤다. 전기차(EV)배터리와 함께 ESS 배터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SDI ESS 관련 매출은 2020년 1097억원에서 올해 1515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 역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시장을 거점 삼아 2030년 글로벌 점유율 30%(매출 10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도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세계 최대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했다. 
 
미국 발전사인 비스트라(Vistra)가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 카운티 북동부의 모스랜딩 지역에 가동 중인 1.2GWh 규모의 전력망 ESS다. 이는 약 22만5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ESS로, 단일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 이 프로젝트에 ESS배터리 신제품 'TR 1300' 랙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지만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실적은 ESS가 발목을 잡을 예정이다. 증권가와 배터리 업계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에 ESS용 배터리 리콜 비용 4000억원이 발생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2017년 4월~2018년 9월까지 중국 ESS 배터리 전용 라인에서 생산된 배터리에서 잠재적 위험요소가 발견됐다"며 자발적 교체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3410억원에서 1200억원 규모의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최근 미국 ESS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ESS 기업 IHI테라선솔루션과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IHI테라선솔루션은 ESS 설계와 시운전,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북미 지역에서 450㎿h 이상의 ESS를 설치하거나 설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이후부터 IHI테라선솔루션의 ESS 프로젝트 배터리 납품 업체 중 한 곳이 됐다. 2019년부터 ESS사업부를 신설해 별도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국이 글로벌 전력망 ESS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전력망 ESS 시장 규모는 6.5GWh로 글로벌 전력망 ESS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연평균 성장률은 54%에 달해 오는 2025년에는 현재보다 약 9배 수준인 55.3GWh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LS일렉트릭, ESS로 사업 구조 다변화

효성중공업 ESS단지 조감도[효성중공업]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전력 인프라 기업들 역시 글로벌 ESS 시장을 무대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북미 맞춤형 ESS 솔루션을 개발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14일 밝혔다. 신제품은 ESS용 PCS(전력변환장치)로 중·대용량을 선호하는 북미 고객의 특성을 반영해 180kVA(킬로볼트암페어), 600Vac(교류전압)급으로 개발됐다. 특히 LS일렉트릭은 북미 전력계통 사업 진출에 필수 규격인 ‘UL-1741-SA17’과 ‘California Rule21’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획득하며 신재생에너지 천국으로 불리는미국 캘리포니아주 진입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LS일렉트은 미국 시장을 교두보로 글로벌 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효성중공업은 지난 3월 17일 유럽에서 ‘대용량 ESS 첫 수주’ 소식을 알렸다. 영국 최대 전력투자개발사인 다우닝(Downing)사와 영국 사우샘프턴 지역에 50MW급 규모의 대용량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효성이 납품하는 ESS는 영국 전력 공기업인 내셔널 그리드사 송전망에 연결된다. 효성중공업은 전력변환장치(PCS), 배터리,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ESS 시스템 전체에 대한 설계·공급부터 설치 후 10년 간 유지·보수·관리에 이르는 ESS 시스템 종합 솔루션을 공급한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토대로 미국·유럽 등 기존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ESS 공급자로서 호주·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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