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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효자'였던 보험사, 순익 커진 증권사에 자리 내주나

올 상반기 금융지주 순익 발표… 보험·증권사 나란히 호실적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서 증권사 압도적 우위
보험 계열사 2~3곳 합쳐도 증권사 순익 못 넘어

 
 
[사진 연합뉴스]
 
금융지주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증권사가 '비은행 부문' 효자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에 증권사 실적이 크게 늘며 비은행 부문 순익 상승을 주도하고 있어서다. 
 
물론 비은행 부문의 또 다른 효자인 주요 보험사들도 호실적을 내며 금융지주 실적 상승에 한몫했다. 하지만 계열 보험사 2~3곳의 순익을 모두 합쳐도 증권사 한 곳을 당해내지 못하는 등 핵심계열사 위치는 내준 분위기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증권사 대부분 '호실적'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들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 잇따라 올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익은 9조3729억원을 기록,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순항했고 그 중심에는 비은행 부문 호실적이 자리했다.
 
특히 비은행 부문에서는 금융지주 계열 주요 보험사와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냈다. KB금융지주의 증권 계열사인 KB증권은 올 상반기 3744억원의 순익을 내며 지난해 동기 대비 190.7% 성장했다. 지난해 8월 자회사로 편입한 푸르덴셜생명의 상반기 순익은 1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1% 급증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1429억원의 순익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희망퇴직, 물류센터 화재 비용 등을 제외하면 오히려 증가한 수치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B생명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적자(110억원 손실)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3229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비은행 부문 실적을 주도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465.5% 상승한 수치다. 
 
[자료 각사]
 
오렌지라이프생명을 흡수하며 기존 계열사 신한생명과 합병(7월1일 신한라이프 출범)시킨 신한금융은 보험 부문에서도 선전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통합 전인 올 상반기 각각 922억원, 2168억원의 순익을 내며 지난해 동기 대비 0.7%, 57.7%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금융투자는 올 상반기 2760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60% 늘었다. 지난해 출범해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하나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53억원의 순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하나생명은 올 상반기 209억원의 순익을 냈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증권사와 보험사 모두 순익이 늘었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101.7% 증가한 5279억원을 기록했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순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43.3%, 36.7% 오른 982억원, 57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한 곳' 못 이기는 계열 보험사들 

보험사와 증권사, 카드사는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부문 실적을 주도하는 계열사다.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어 휘파람을 부를 만하다.
 
이 중에서도 증권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을 계기로 비은행 부문 실적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또 올 상반기 실적을 보면, 지주사별로 보험 계열사 2~3곳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체 순익을 합쳐도 증권사 한 곳의 순익을 넘지 못했다.
 
KB금융 계열사인 KB증권은 지난해 4256억원의 순익을 냈다. 보험 계열사 3곳은 각각 1639억원(KB손보), 2280억원(푸르덴셜생명), -232억원(KB생명)의 순익을 냈지만 다 합쳐도 4000억원도 넘지 못한다. 올 상반기 역시 보험계열사 3곳(3243억원)이 KB증권(3744억원)의 순익을 넘지 못했다.
 
[자료 각사]
 
신한금융도 올 상반기 신한금융투자 순익(3229억원)보다 보험계열사 2곳(3090억원)의 순익이 적다.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도 올 상반기 계열 생·손보사들이 증권사의 순익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2~3년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보험사와 증권사간 비은행 순익 비중은 비슷하거나 보험사가 다소 앞서 있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증권사가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에서 보험사를 앞질렀다.  
 
2019년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은 KB증권이 29.5%, KB손보·KB생명이 28.6%(푸르덴셜 생명 제외)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KB증권이 35.3%, KB손보·KB생명·푸르덴셜생명(2020년 4월 인수) 보험사 3사가 30.6%를 기록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올 상반기에도 KB증권은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에서 35.6%를, 보험사 3사는 30.8%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2019년 비은행 순익 비중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이 30%를 차지했고 신한금융투자는 15.6%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사태' 여파로 순익이 크게 감소하며 격차가 유지됐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신한금융투자는 비은행 순익 비중이 30%로 '껑충' 뛰었고 보험사 2곳은 28.8%를 기록하며 상황이 역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내 보험사와 증권사간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투자 열풍으로 최근에는 점차 벌어지는 분위기"라며 "다만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보험사 인수합병, 통합, 새 보험사 설립 등에 나서며 신사업을 펼치는 분위기라 장기적으로는 계열 보험사들의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 증가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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