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VIP 1위 지켜라”…‘명품 굳히기’ 들어간 신세계 강남점
9개월 간 대대적 공사…1층 리뉴얼 공간 오픈
1000평 규모 60여개 럭셔리 뷰티 브랜드 입점
이달 15일까지 5개 층 루이비통 팝업 스토어 열어
“명품 옆에 명품, 신세계 강남이 ‘신세계 강남’했다”
지난달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이 9개월간의 긴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새 공간 배치로 문을 열었다. 베일을 벗은 신세계 강남점 키워드는 ‘명품 굳히기’. 글로벌 명품 브랜드부터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만든 명품 제품까지 모두 한데 모았다.
새로 오픈한 신세계 강남점 1층은 ‘세상에 없던 아름다움을 위한 작업실’이라는 의미인 ‘아뜰리에 드 보떼’라는 이름도 붙었다. 기존 1층에 있던 명품 브랜드 ‘버버리’ ‘프라다’ ‘구찌’ ‘코치’ ‘토즈’ ‘페라가모’ ‘미우미우’ ‘몽클레르’ 등은 2층과 3층으로 이동했다.
대신 이들이 이동하며 생긴 빈자리에는 럭셔리 뷰티 매장이 들어섰다. 신세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를 비롯해 ‘스위스퍼펙션’ ‘지방시’ ‘구찌뷰티’ ‘로라메르시에’ ‘아스테드빌라트’ 등 신규 럭셔리 뷰티 브랜드 8개를 포함해, 60여개 화장품 브랜드 매장이 1000평 규모에 세워졌다.
‘에.루.샤’는 기본에 럭셔리 뷰티 더해
화장품과 패션 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디올 부티크 매장은 국내 백화점 처음으로 신세계 강남점에 들어섰다. 샤넬 역시 업계 최초로 신세계 강남점에만 한 층에 스킨 케어를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매장과 제품을 판매하는 뷰티 매장 등 두 매장을 동시에 운영한다.
뷰티 매장 옆에는 ‘구찌’ ‘펜디’ ‘버버리’ ‘메종마르지엘라’ 등 10여개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대표적인 핸드백을 전시회처럼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백 갤러리’와 ‘아크네’ ‘마르니’ ‘폴스미스’ 등의 스카프와 머플러를 한 곳에서 판매하는 스카프 전문 편집숍인 '스카프 컬렉션’이 세워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리뉴얼 재오픈과 함께 ‘루이비통’ 가을·겨울 신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도 총 5개 층에 걸쳐 오는 15일까지 선보인다. 1층에는 여성 제품을, 2층에는 향수 제품, 3층에는 주얼리 제품, 4층에는 슈즈, 6층에는 남성 제품을 중심으로 루이비통이 판매하는 모든 카테고리 상품을 판매한다. 명품 옆에 명품을 넘어서, 명품 위에 또 명품을 보여주는 식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1/2층, 8월 중순 오픈
여기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공간도 있다. 1층과 2층 사이에 테라스 형태로 꾸며지는 중층이 8월 중순에 오픈할 예정이다. 일명 ‘1/2층’ 공간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1층과 2층 사이, 가장자리 중심으로 발코니 형태인 중층이 조만간 오픈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입점 브랜드는 공개할 순 없으나, 럭셔리 뷰티 브랜드 매장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내건 ‘명품 더하기’ 카드는 전국 신세계백화점 중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하는 ‘VIP 손님 잡기’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신세계 강남점은 신세계를 넘어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백화점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출 상승 신장률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2019년 매출 1조934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조394억원으로 한 해 매출 2조원을 넘겼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당연히 강남점이 전국 신세계백화점 중 VIP 수가 최고로 많은 지점”이라며 “명품 수요가 그만큼 큰 지역이고, 명품 브랜드 역시 매출이 잘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강남점과 협업해 자사 신제품을 공개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매장에 추가로 럭셔리 뷰티를 강화해, ‘명품 브랜드 전 장르’를 모두 갖춘 백화점으로 방점을 찍는 셈이다.
롯데 동탄점으로 빠질 수 있는 VIP 잡는 효과
이는 8월 중순에 수도권 최대 규모로 오픈할 롯데 동탄점을 견제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명품 MD 강화로 동탄신도시에 거주하는 기존 신세계 강남점 VIP의 유출을 막는 것이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소비력이 있는 동탄신도시 소비자들은 서울 남부권에 위치한 신세계 강남점을 이용했을 것”이라며 “롯데 동탄점보다 신세계 강남점 명품 매장이 더 다양하다면 기존 신세계 강남점 VIP가 롯데 동탄점으로 갈아탈 이유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명품 중심으로 탈바꿈한 신세계 강남점이 시대 흐름과는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킨 신세계백화점 MD 능력은 대단하다”며 “하지만 최근 백화점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영업면적은 줄이고 소비자의 휴식 공간, 문화시설 등을 확장하는 요즘 업계 추세와는 다른 모양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세계 강남점은 이미 넓은 면적을 보유하면서도 영업면적을 더 넓히기 위해 1층과 2층 사이에 중층을 추가로 만들 만큼 소비자의 편리함보다 매출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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