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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투자 전성시대①] A등급 삼성전자, CCC 기업은 현대제철

국내외 평가기관에서 A·A+등급은 LG전자, 삼성증권, 삼성SDS
업종마다 중요한 ESG 평가요소 달라…등급 맹신한 투자는 금물

 
 
 
최근 SK텔레콤(SKT)과 카카오가 200억원 규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를 출범시켰다. 우수한 ESG 경영환경을 갖춘 혁신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이 함께 ESG 투자 펀드를 조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기업의 이 같은 행보는 전 세계적 트렌드로 떠오른 ‘ESG 경영’의 일환이다. 
 
ESG 경영은 수익성 뿐 아니라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계속해서 기업가치를 높여가는 기업활동이다. ESG 열풍은 전 세계 기후변화에 따른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업이 중요해지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의 가치관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버는 것 못지않게 오너 리스크나 직장 내 갑질 같은 사회문제도 민감해져서다. 
 

2030년 전세계 ESG투자 자산 15경2000조원 예상

세계지속가능투자연합(GSIA)과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40조5000억 달러(약 4경7000조원)였던 전 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는 2030년 130조 달러(약 15경200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국내 대표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도 ESG 관련 투자자산을 전체의 50%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굴리는 자산은 약 883조원(4월 말 기준)에 달한다.
 
그렇다면 ESG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해외 또는 국내에 상장한 기업의 ESG 등급을 평가하는 기관의 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해외 평가기관 중에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이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서스틴베스트 등이 손꼽힌다. 각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기업의 이름을 검색하면 현재의 ESG 등급, 과거의 ESG 등급 이력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MSCI에서 삼성전자를 검색하면 ESG등급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MSCI 홈페이지 캡쳐]
 
일례로 MSCI에서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검색하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BBB에 머물던 ESG 등급이 지난해 12월 A로 상향 조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도 2017년 이후 BB를 유지하다 지난해 10월 한 단계 상승한 BBB등급을 받았다. 반면 두 기업의 경쟁사인 LG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등급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각각 AA에서 A로, BB에서 B로 강등됐다. 또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2016~2017년에 B를 받았지만 2018년부터는 가장 낮은 등급인 CCC에 머무르고 있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 관련 35개 핵심 이슈를 평가, 결과에 따라 AAA부터 CCC까지 7단계의 등급을 매긴다. 구체적으로 보면, 환경(E) 부문에선 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후변화 대응 정도, 수자원 및 전기 사용량 등을 살펴본다. 사회(S) 부문에선 노사관계와 근로기준법 준수, 개인정보보안, 책임투자 등을, 지배구조(G) 부문에선 이사회 구조나 급여 수준, 납세 여부, 소유와 경영의 분리 정도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신한금투, 삼성, KB증권 등도 자료 발표 

증권사가 발간하는 투자 리포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부터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내놓고 있는 ‘ESG 컨센서스’가 있다. MSCI와 S&P 등 8개 평가기관의 데이터를 취합해 산출하는 지표로, 국내 128개 기업이 대상이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ESG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세계적으로 125개 이상의 ESG 평가기관이 생겨났지만, ESG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며 “다양한 평가기관들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하는 ESG 컨센서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자료를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기준 ESG 컨센서스 상위 18개 종목은 신한금융지주, 두산, KB금융지주, SK텔레콤, SK,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 삼성화재, CJ제일제당, BNK금융지주, 삼성SDI, LG전자 등이다. 이들 모두 ESG 종합 등급 A+를 받았다. 다만 BNK금융과 LG전자는 개별 등급인 환경(E)과 지배구조(G) 등급으로 각각 B+을 받았다.  
 
KTB투자증권은 주기적으로 발간하는 기업분석 리포트에 ESG 페이지를 추가해 각 기업의 ESG 전략과 성과, 사건·사고, 경쟁사와의 ESG 점수 비교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여러 증권사가 ESG 리서치 인력을 확보, 각종 ESG 리포트를 비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ESG 등급 평가기관이 다양한 만큼 한 곳의 지표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평가기관별로 기업의 ESG 등급을 매기는 기준이 제각각이고, 업종에 따라 중요하게 봐야 하는 ESG요소도 다를 수 있어서다. 예컨대 탄소배출이 불가피한 철강기업인 포스코와 ICT 기업인 네이버의 ESG 등급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정 기관의 등급을 맹신하기보다는 여러 기관의 전반적인 등급 수준을 비교해 살펴봐야 한다”며 “ESG 등급이 반드시 주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고, 투자자들이 구체적인 평가체계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도 있어서 투자 시 참고하는 정도로만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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