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대리점, 설계사 이탈 조짐… 반년간 3000여명 회사 떠났다
올 상반기 대형GA 설계사, 1만8700명 증가
올 3~4월 출범한 한화·미래에셋 GA설계사 2만여명 빼면, 오히려 3800여명 감소
1200%룰에 GA, 설계사 채용 어려움…보험사 전속설계사는 증가세
지난 6개월간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들이 3000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년간 고액수수료를 무기로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을 대거 흡수하며 몸집을 불려온 대형GA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년간 대형GA 설계사 약 3400명 이탈, 왜?
생명보험협회 법인보험대리점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대형GA(등록설계사 500명 이상) 65곳의 총 설계사 수는 18만1475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대형GA 설계사 수 16만2680명 대비 1만8795명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올 상반기에는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전속설계사 조직을 분리한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올 상반기 기준, 두 곳의 자회사형 GA 설계사 수만 각각 1만8765명, 3862명이다.
이 두 곳의 설계사 수(2만2627명)를 제외하면 올 상반기 대형GA 총 설계사 수는 결국 3872명 감소한 셈이다. 심지어 올 상반기에는 대형GA 수가 지난해 말 대비, 4곳(한화생명GA·미래에셋GA 포함) 더 늘었지만 오히려 설계사 수는 줄었다.
특히 상위권 GA들의 설계사 이탈이 심했다. 대형GA TOP 10사(설계사 수 기준)들 중 지난해 말 대비, 올 상반기 설계사 수가 감소한 곳은 7곳에 달했다.
이중 지에이코리아(1만5122명→1만4253명·869명 감소), 글로벌금융판매(1만2728명→1만2131명·597명), 프라임에셋(1만266명→9682명·584명), 엠금융서비스(6853명→5904명·949명) 등 4곳은 두분기만에 500명 이상 설계사가 줄었다. TOP10 GA들의 총 설계사 감소수는 3398명이다.
GA는 지난 몇년간 고액 수수료를 무기로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을 대거 스카웃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대형GA 설계사 수는 2017년 말 14만4610명에서 2018년 말 15만2671명, 2019년 말 15만9948명으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말에도 대형GA 설계사 수는 16만2680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2732명이 증가했었다.
반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전속설계사 수는 상승세다.
생보사 전속설계사 수는 올 2월 9만4045명에서 3월 9만487명, 4월에는 7만1971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이 각각 3월과 4월 제판분리를 통해 전속설계사 조직을 자회사형 GA로 이동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생보사 설계사 수는 5월 7만2010명, 6월 7만2236명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손보사 설계사 수 상승폭은 더 컸다. 지난해 말 손보사 전속설계사 수는 10만5257명에서 올 1분기 10만6981명, 올 상반기 10만7258명으로 약 2000명 증가했다.
'1200% 룰'에 이직 메리트 사라졌나
이같은 대형GA 설계사 수 감소는 올 초부터 시행된 '수수료 1200% 룰'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200% 룰은 설계사의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과거 GA는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8배까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등 금전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을 대거 빼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설계사들의 과도한 이직으로 인한 고아계약, 철새계약이 발생하며 불완전판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올 초부터 1200% 룰을 도입했다. 이 제도로 GA로의 이직 메리트가 상당부분 사라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00% 룰로 설계사 이탈 조짐이 보이자 GA들은 수수료를 다른 방식으로 보전해주는 계약을 체결하면서까지 설계사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상당수의 설계사들이 수수료 메리트가 사라진 대형GA를 떠난 셈"이라고 말했다.
향후 반사이익은 보험사가 얻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형GA에서 이탈한 설계사 상당수가 보험사 전속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영업이 중요해졌지만 여전히 대면채널의 핵심인 보험설계사는 회사 매출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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