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번 로지, 이번엔 골프웨어 겨냥…“소녀시대와 맞짱”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 마틴골프 새 얼굴로 발탁
5조로 커진 골프웨어 시장…MZ세대 골퍼 겨냥
금융·자동차·호텔 넘어 골프패션까지, 대세 등극
#. 이름 오로지(하나밖에 없는 존재라는 순우리말), 나이 22살. 서울에서 태어났고 패션과 세계여행,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음. 직업은 인플루언서. 팔로워 수만 7만 명. 맛집 투어를 좋아하고 호캉스를 즐김. 매력 포인트는 쌍꺼풀 없는 또렷한 눈매와 귀여운 주근깨. MZ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단숨에 스타덤. 광고계도 섭렵. 현재 신한라이프, 아모레퍼시픽, 반얀트리호텔 등 전속 광고 계약만 8건, 협찬은 100건 이상. 올해 벌어들인 수익만 10억원. 연예인 못지않은 ‘수익’과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로지(ROZY)가 이번엔 ‘2030 골퍼’ 겨냥에 나선다. ‘5조원’대로 성장한 골프웨어 시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을 사로잡겠다는 것. 로지의 활동 반경이 금융과 자동차, 호텔, 화장품 광고에 이어 골프 패션으로 확장되면서 로지 몸값은 ‘1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동시에 MZ세대를 노리고 브랜딩 확대에 나선 경쟁사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로지가 MZ세대에게 주는 파급력이 큰 데다, 남다른 신체 비율로 다양한 룩을 새롭게 소화하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 로지의 등장으로 국내 골프웨어 시장 판도가 뒤바뀔지 주목된다.
“일상복이야? 골프웨어야?”…‘골린이’ 로지의 픽
최근엔 인스타그램에 첫 라운딩 룩을 공개하기도 했다. 로지는 “라운딩은 처음인데 너무 재밌네! 시간 순삭(순간삭제)”라는 글과 함께 골프장 인증샷을 게재했다. 사진 속 로지는 화이트톤 큐롯에 블랙 니트를 입고 한껏 웃으며 라운딩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퍼포먼스 골프웨어가 주를 이루는 골프웨어 시장에서 마치 일상 속에서 입을 법한 캐주얼 스타일의 골프웨어 룩을 소화해 눈길을 끈다. 해당 게시물은 1만건이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로지가 업로드 한 180여 개 게시물 중 가장 많은 ‘좋아요’ 개수다. 반얀트리 호텔 수영장에서 비키니를 입고 찍은 사진(6038개)보다 많다.
마틴골프는 로지와 같은 젊은 골퍼, 골린이(골프와 어린이의 합성어)들을 타킷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풀어갈 계획이다.
마틴골프 관계자는 “MZ세대의 아이콘 ‘로지’가 가지고 있는 메타버스의 세계관을 파리지엔의 스타일리시하고 자유로운 감성의 브랜드 마틴골프에 접목했다”고 말했다. 또 “MZ 세대의 감각적인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MZ 세대를 겨냥하여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녀시대 효연, 유리 잡아라”…필드 위 경쟁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15년 3조750억원에서 지난해 5조125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오는 2022년에 6조3350억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심에 ‘MZ세대’ 골퍼들이 있다. 지난해 2030세대 골프 인구는 약 115만명으로 추산된다. 전년 85만명 대비 35.2% 늘어난 숫자다. 업계 관계자는 “자신을 위한 아낌 없는 투자, 그러면서도 골프에 진심을 담는 젊은 골퍼들이 패션기업들의 새 타깃이 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실내 골프를 칠 때도 골프웨어를 입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로지는 르꼬끄골프의 모델 효연, 유리 등과 필드 위 경쟁을 펼쳐나갈 전망이다. 데상트코리아의 르꼬끄골프 역시 영 앤 리치 골퍼 공략을 위해 소녀시대 효연과 유리를 새 얼굴로 낙점하고 매월 색다른 콘셉트의 영상을 공개하며 젊은 골린이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골프웨어 시장 주 모델은 프로 골퍼…도전자 로지의 매력은?
최근까지도 그 흐름은 이어져 오는 추세다. 삼성물산의 빈폴골프는 지난 2월 MZ세대 공략을 위해 강다나, 류가형, 이한솔 프로를 모델로 기용했다. LF의 골프웨어 브랜드 헤지스골프도 허다빈 프로와 의류 후원 협약을 체결한 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지의 등장은 MZ세대들에게 새로우면서도 신선한 자극이 될 전망이다. 매출과 이미지 구축에도 긍정적 효과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로지와 같은 가상 인간은 실제 사람과 달리 아프지도, 늙지도 않고 심지어 불미스러운 사생활과 같은 구설에 휘말려 광고가 중단될 일도 없다”면서 “컴퓨터그래픽(CG)으로 모든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도 로지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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