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에 맥 못추는 미국 증시, 10월 반등 가능성은
물류 대란이 물가 상승 우려와 증시 약세로 이어져
인플레 우려 장기화에 10월 미국 증시 부담
미국 증시가 9월 한 달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발생한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증권업계는 인플레이션 이슈에 10월에도 미 증시가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미국 증시는 나스닥(-5.31%),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4.75%),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4.28%)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3월 나스닥이 -10.1%, S&P500지수가 -12.5% 급락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존스지수도 지난해 10월(-4.3%) 이후 가장 많이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9월 미국 증시 약세의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 가능성,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 지연,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그룹의 파산 가능성에 따른 경기부진 등을 지목했다.
특히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 증시 약세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다. 인플레 우려가 장기화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금리 인상 등 긴축 조치를 조기에 실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 우려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와 금리 상승에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부터 회복을 시작하자 국제유가는 상승했고, 해운·항만·운송 분야는 구인난에 물류 대란이 벌어졌다. 이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월 한 달간 9.52%(6.98달러)나 올랐다. 미국 수입품의 25% 이상이 들어오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에는 60척이 넘는 화물선이 몇 주에 걸쳐 입항을 대기하는 상황이다.
이에 나이키 제품은 아시아 공장에서 북미로 들어오는 데 이전의 2배인 80일이 걸리고, 코스트코는 휴지와 생수의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공급망 병목 현상은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10월 미국 증시는 인플레 이슈 등이 해결되지 않아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증시 약세를 유발했던 요인 중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것이 없다”며 “이들 이슈들은 10월에도 미국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는 내년을 고려한 투자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증권업계는 조언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 공급차질 우려에서 자유롭고 내년도 성장에 확신을 더할 수 있는 테마 선별이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조정이 일어나면 낙폭이 과했던 리오프닝, 반도체, 기계, 신재생에너지 업종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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