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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사라지는 조폐공사…부채비율 해마다 40%씩 증가

[2021 국감] 현금 사용 감소, 비대면 결제 증가로 화폐 수요 급감
수익성 제고 위해 사업 다변화 시도했지만 거듭된 실적 부진
부채비율 2017년 28.65%→ 2021년 6월 132.33%로 급증
정운천 의원 “기관 특수성을 살린 개혁 방안 강구 필요해”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국조폐공사가 현금 수요 감소로 화폐 제조로는 수익을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153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한국은행과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입수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조폐공사의 2011년 이후 화폐 생산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30%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실물화폐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조폐공사는 ID(여권·주민증 등 국가신분증) 보안을 비롯해 주화·메달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조폐공사가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이유는 현금 사용량의 감소와 이용 가치의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현금이용률은 9.7%(36.1%→26.4%) 감소했고 신용카드 사용률은 14.4%(29.3%→43.7%) 증가했다. 특히 오만원권 이상부터는 신용카드 이용률이 2017년에는 23.6%(36%→59.6%), 2019년에는 24.6%(38.4%→63%) 급증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결제방식의 선호도가 증가했고, 만원·오만원권과 같은 고액권은 가치저장과 예비용 수요의 증가로 환수율이 74.9%에서 38.7%로 급감하는 등 현금의 이용목적과 가치가 변화했다.
 
이에 조폐공사는 줄어든 화폐 수익률을 극복하고자 ▶민간부문 상품권 국산화 ▶신분증 발급업무 신규 수행 ▶특수 인쇄·압인·용지 사업 확대 등 사업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최근 2년간 조폐공사의 부채비율이 40%씩 급증했다. 2017년 28.65%에 불과했던 조폐공사의 부채비율은 2019년 52.75%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95.62%를 나타냈다. 조폐공사의 2021년 6월 기준 부채비율은 132.33%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주요 수익사업의 매출액이 감소하자, 수익률을 늘리기 위해 ‘불리온’ 메달사업을 확장했다. 불리온은 금·은에 국가상징물을 새긴 메달·주화 등으로 수집·재테크용 귀금속 상품이다. 하지만 수요처의 채무 불이행으로 194억원의 미회수 대금이 발생했고, 153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 등의 손해를 입기도 했다. 
 
정 의원은 조폐공사의 지폐·보안사업 독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스웨덴·미국·영국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현금 사용률을 보이는 해외 주요 국가들은 화폐 생산을 포함한 ▶브랜드 제품 보호 솔루션 보완·확대 ▶모바일 금융업무 ▶ID 솔루션 ▶정품인증 추적 시스템 등 비화폐 사업 분야의 대부분을 민간 업체가 수행하고 있다. 
 
정운천 의원은 “이는 조폐공사가 공공성의 목적을 가지고 화폐 제조를 비롯한 보안 사업을 반드시 독점 수행해야 할 이유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공사의 설립목적이 화폐 제조·공급인 만큼 기관의 특수성을 살린 개혁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광범위한 사업 확장보다는 조폐공사의 특수성을 살려 그동안 연구·개발한 보안 기술력의 수출을 확대하거나 민간 업체와의 경쟁·공생 관계 형성 등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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