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던 쌍용차, 이번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품에
에디슨모터스,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낙찰
입찰가 더 높은 이엘비앤티 컨소시엄 제쳐
쎄미시스코·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KCGI 협동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디슨모터스·쎄미시스코·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KCGI)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을 종합 평가한 결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은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이 제외된 이유에 대해 “자금조달증빙 부족해서”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도 같은 날 “EY한영회계법인(쌍용차 매각주간사)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법원에 허가를 신청하겠다”며 “매각 일정을 고려해 다음달 1일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 기일을 연장하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필요한 법원 허가 절차를 밟고 조만간 에디슨모터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본계약(내년 1월 예정)을 체결한 뒤 부채상환·자금조달 등의 방안을 담은 회생계획안에 대해 채권자가 동의하고 법원이 인가하면 쌍용차는 바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쌍용차 인수 경쟁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의 대결로 진행됐다.
업계에 따르면 입찰 초반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2000억원대를,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5000억원대를 각각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지난달 15일 양측이 제출한 인수제안서를 검토한 결과, 자금 증빙과 경영정상화 계획이 미흡하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이후 이달 15일에 제출된 보완 서류를 재검토한 결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줬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입찰가격이 이엘비앤티 컨소시엄보다 적음에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자금조달·경영정상화 계획안이 더 신뢰할만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이번 결정에 대해 “인수 후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의지와 능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에디슨모터스’는 2005년 CNG 저상버스 한국형 표준모델을 개발했으며 2010년엔 국내 처음으로 전기버스를 상용화한 기업이다. 지난해 서울시 전기버스 보급사업에서 계약 1위를 기록했다. 한국화이바 차량부문에서 시작했으며 2015년 중국 기업 타이치에 매각돼 그린 모터스로 운영되다, 2017년 한국 기업 EES에 다시 매각돼 지금의 에디슨모터스가 됐다.
에디슨모터스와 손잡고 상용차 인수에 나선 ‘쎄미시스코’는 반도체·OLED디스플레이 장비 전문제조 기업으로 201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6년 스마트 EV(전기차)를 출범하면서 전기차 제조에 뛰어들어 초소형·경형 전기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기차 사업에 진출한 후 올해 1분기 26억원, 2분기 73억원으로 처음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는 사모펀드 운용사로서 최근 언론사 아시아경제를 인수해 업계 눈길을 끌고 있는 곳이다. 지난 7월 지분 40.07%를 확보해 아시아경제 최대주주가 됐다. 업계에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는 구조조정 기업에 손을 대기로 유명하다. 2016년에 법정관리 중이던 동부건설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2017년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약 45억원에 인수했다.
KCGI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사모펀드로 최근 한진그룹에 지분 투자하면서 대한항공·한진·한진칼 등 산하 기업에 경영 개선을 요구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 쌍용자동차는=
쌍용그룹이 1986년과 이듬해에 동아자동차와 영국 팬더자동차를 인수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면서 시작됐다. SUV 자동차 전문제조 기업을 표방하며 영역을 구축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우그룹에 매각되고 1999년 회생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2005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팔렸지만 자금난에 빠지면서 2009년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1년에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에 인수됐지만 지금까지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쌍용차의 부채 규모는 공익채권을 포함해 7000억∼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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