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먹통 사태 속 진짜 의문 “피해 막심한데, 왜 플랜B 없나요?”
통신은 잠깐 멈춰도 피해 막심…즉각 조치·대응 어렵나
통신장애 반복되는 고질병, 소비자 보호 뚜렷한 대안 없어
1750만1125개. KT 이동통신에 가입한 회선의 숫자(8월말 기준)다. 이중 일반 휴대전화 고객만 1433만5330명에 달한다. 이들은 25일 오전 크고 작은 곤란한 상황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KT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요 공공기관을 비롯해 전국 가입자는 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을 겪었다. 장애가 점심시간과 맞물리면서 상권도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음식점에선 카드 결제마저 먹통이 됐다.
사태 파악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KT는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지만,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장애 발생 뒤 2~3시간이 지난 뒤였다.
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비판 여론을 잠재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유야 어찌됐든 전국적인 네트워크 오류가 발생하면 ‘플랜B’를 가동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더구나 KT는 이런 리스크를 처음 겪는 것도 아니다. 3년 전인 2018년 11월 아현지사 화재에 따른 통신 장애로 이미 대국민 질타를 받았었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터지는 통신 대란은 이동통신업계를 향한 국민의 공분을 키운다. 가뜩이나 5G 품질 논란 탓에 업계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가 시장을 나눠서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불통이 일어나도 고객 입장에선 다른 통신사로 이전하는 것 외엔 대책이 없다.
이통사 이전이 진짜 해결책도 아니다. 2019년 국정감사 땐 10년간 대규모 통신장애로 피해를 본 이용자가 1800만여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는데, 3사 모두가 장애를 일으켰었다. 이동통신사가 돌발사태를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해두지 않으면, 그 리스크와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된다는 얘기다.
이런 네트워크 장애가 기업에 치명적인 타격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가령 KT는 아현지사 통신대란 사태를 겪은 2018년 4분기 856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전년 동기 대비 36.0% 감소하긴 했지만, 다음 분기(2020년 1분기)엔 40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개선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KT가 3분기 매출 6조1830억원, 영업이익 3720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27.2% 증가한 수치다. 이미 올해 상반기 KT는 2020년 상반기와 견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26.3% 늘어난 호실적을 거뒀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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