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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CEO 임기 살펴보니①] 정일문·최희문 연임 가능성…낮은 CEO는 누구?

‘라임·옵티머스’ 큰 태풍 지나가…청사진이 연임 가를듯
삼성자산운용, 임기 만료 전 성과 따라 대표 교체하기도

 
 
올해 말부터 내년 3월 사이 임기 만료되는 증권사 CEO. 순서는 2020년 자산총계 기준. [사진 각 사]
◆ 스페셜리포트
① 정일문·최희문 연임 가능성…낮은 CEO는 누구?    
② 은행장 ‘단명’ vs 증권·운용사 ‘장수’하는 이유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7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올해 말에서 내년 3월 사이에 끝난다. 실적만 놓고 보면 이들 증권사 CEO 대부분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9년 불거진 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CEO들의 희비가 엇갈릴지 주목된다.
 
11년째 메리츠를 이끌고 있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4번째 연임이 유력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데다, 주력인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기업금융(IB)뿐 아니라 자산관리 등 리테일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5245억원)과 당기순이익(4020억원)은 같은 기간 보다 각각 43.1%, 55.8% 늘었다. 특히 부동산PF 관련 채무보증 수수료는 1494억원으로 13.2% 증가했다.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다. 최 부회장의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교체보다는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5833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260.5%에 달한다. 지난 6월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팝펀딩 등 판매책임 이슈가 불거진 사모펀드에 대해 투자금 전액 보상을 결정한 것도 탄탄한 고객 신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김재식 사장도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경영 전반 총괄 업무를, 김 사장은 올해 3월부터 자산운용 업무를 담당하며 미래에셋증권 수장 자리를 지켜왔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6532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58.8%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선 하반기 실적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연간 1조원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올해 역대급 실적으로 연임이 유력하다는 게 내부 평이다. 대신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281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456%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778% 늘어나 6878억원을 달성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연임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실적만 놓고 보면 정 사장의 연임도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5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7674억원으로 119%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불거진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정 사장 연임 여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는 4327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2780억원은 배상을 마쳤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 사장의 거취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정 대표가 지난달 본인에게 거취를 일임했다"면서도 "금융위에서 정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고, 내년 3월이 임기 만료라 중간 교체는 부담스럽다고 판단했다"고 답한 바 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사모펀드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1조60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의 수장인 만큼, 각각 증권사 혹은 본인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증권사가 피해 보상 등을 진행하면서 큰 태풍은 지나간 상황”이지만 “지난해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태가 워낙 큰 이슈였기 때문에 연임에 리스크가 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금감원으로부터 사모펀드 사태 관련 ‘문책경고’ 중징계(금융권 취업 3~5년 제한)를 받은 상태다. 금융위에서 아직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고, 증권사 첫 여성 CEO로 주목받는 점을 고려하면 교체가 쉽진 않겠으나 KB증권 측에서 박 사장의 연임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취임한 CEO 능력 검증 ‘글쎄’

올해 말부터 내년 3월 사이 임기 만료되는 자산운용사 CEO. 순서는 2020년 자산총계 기준. [사진 각 사]
주요 자산운용사 10곳 중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김미섭, 서유석),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석로), KB자산운용(이현승), 신한자산운용(이창구),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김희석) CEO 임기가 올해 12월과 내년 3월 사이에 끝난다. 통상 운용사 CEO들은 첫 선임 후 2년 임기를 보장받고 이후 1년씩 연임하는 구조다. 5곳 운용사 모두 증시활황으로 상반기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에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이석로 대표처럼 지난해에 취임한 CEO는 호시절에 취임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능력 검증이 이뤄졌다고 보긴 어려워서다.
 
연임 기간이 남아도 채우지 못하는 CEO도 생길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 심종극 대표는 임기가 2023년 3월이지만 통상 삼성운용 CEO 재임기간은 2년이다. 과거 전영묵 전 대표도 임기를 1년 남기고 떠났다. 심 대표는 연말이나 내년 초 성과를 보고 거취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심 대표 취임 후 삼성자산운용 실적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14% 증가한 37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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