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지방 금융지주, '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기업대출 확대·NIM 상승 효과…중소기업의 시중은행 의존도↑
지역경기 악화+한계기업 증가…“잠재 리스크에 미리 대비해야”
지방 금융그룹들이 일제히 올해 3분기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초과하는 호실적을 냈다. 호실적 비결은 기업대출 확대 및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꼽힌다. 시중은행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이 큰 지방은행의 경우 금리 인상기에 수익성 개선폭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BNK·DGB·JB금융, 기업대출 증가로 일제히 호실적
중소기업대출 규모가 지난 3분기 추가로 늘어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BNK금융은 BNK부산은행의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 잔액 증가율이 22.7%에 달했고, JB금융은 중소기업의 대출 비중이 지난 2분기 18.1%에서 3분기 18.9%로 확대됐다.
DGB금융의 대기업 대출 잔액이 지난해 3분기보다 19.8% 증가했다. BNK부산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도 지난해 말 대비 올해 3분기 기준 11.3% 늘었다. 현재 관련 규제법상 지방은행은 전체 대출자산의 60% 이상을 중소기업 대출에 활용해야 한다. 지역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마련된 규제지만, 가계대출 확대에 제약을 받는 만큼 불합리한 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지속되자 실적 개선의 대체제로 기업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세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이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중소기업들 가운데 시중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거래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IBK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지난해 신규 자금의 49.6%를 시중은행에서 조달했다.
가계대출 막힌 시중은행, 기업대출 '쏠림 현상' 우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선 기업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 경기 전망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내년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경기 성장세까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11월 업황 경기전망지수(SBHI)가 81.5로 10월 대비 1.9p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전망지수는 지난 두 달 연속 상승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난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은행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보고서에서 “2020년 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34.5%”라며 “은행 자산의 잠재 부실 규모를 추정해 리스크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방은행 관계자는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었던 중소기업이 대출을 일부 상환하고 연장하는 방식 등으로 잔액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며 "은행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기업전략등급을 확인하고 예상 가능한 부실 채권을 토대로 대손충당금적립율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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