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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의 복귀 권영수... LG 강력한 배터리 장착

[LG의 핀셋 인사①]
LG에너지솔루션, 그룹 내 위상 높아져…LG그룹 ‘전장’사업의 핵심축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 LG에너지솔루션]
 
‘해결사’가 아닌 ‘조력자’.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사령탑 권영수 부회장이 출근 첫날 스스로에게 부여한 의미다. 권 부회장은 고(故) 구본무 회장 때부터 그룹 의사결정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수장을 잇따라 맡으며 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섰다.  
 
그동안 그룹의 ‘구원투수’를 맡았던 권 부회장의 이번 역할은 조력자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의 조력자임을 강조하며 경영 목표가 사태 수습이 아닌 경쟁력 강화임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의지는 권 부회장의 취임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그는 지난 1일 취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품질이슈에 주눅들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제너럴모터스(GM) 등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인한 품질 이슈를 거론하며 “주눅 들 필요 없다. 배터리 사업 개척자로서 최다 특허와 대규모 생산능력 등 위기를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 삼아 배터리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는 의지다.  
 

외형 확장에 내년 IPO 등 과제 주어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권영수 전 LG 부회장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배터리 사업 분사와 신설법인 출범이 1년도 되지 않아 내린 결정이다. LG그룹 차원에서 권 부회장을 앞세워 화재와 리콜 사태로 당면한 배터리 사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LG그룹 내 실질적 2인자였던 권 부회장이 배터리 사업 사령탑으로 등판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그룹 내 위상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전장’의 핵심축이다. LG전자가 VS사업본부로 자동차 부품 능력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 배터리사업만큼 글로벌 존재감이 크지 않고 여전히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 부회장은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내년에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권 부회장의 인사는 이례적이다. 그룹의 실질적 2인자가 다시 경영 전선으로 돌아와 계열사를 이끄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김종현 전 대표이사 사장이 발화에 따른 GM전기차 리콜사태 등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적임자가 필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치열해지는 배터리 대전, 강력한 리더십 필요한 시기 

권 부회장은 LG 배터리 사업 성장의 일등공신이다. “배터리 사업도 액정표시장치(LCD)처럼 세계 최고로 키워달라”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특명을 받고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 수주를 이끌어 내며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10여개에서 20여개로 늘렸다. 특히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를 시장 1위 자리에 올려놨다.
 
2018년 7월에는 그룹 지주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되며 구광모 체제를 안정화하는 데 앞섰다. 이후 미래 성장동력 중심으로 LG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정비하며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도왔다. 권 부회장이 LG배터리 사업의 키를 다시 잡은 건 6년 만이다. 권 부회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배터리 시장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CATL에 이어 세계 배터리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수주 물량이 20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 경쟁사는 물론 중국, 유럽, 일본 배터리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수주를 늘리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배터리 내재화에 나서자 글로벌 1위로 도약하기 위한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시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 현대차,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업계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해 북미와 동남아시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 최초로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며 양산 능력에서 우위를 점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 절차도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전기차 화재 리콜 관련 합의하면서 IPO 절차를 재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권 부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은 그룹차원의 배터리 사업 강화에 한층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 부회장은 취임 다음 날 바로 오창 공장을 방문해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이전에도 현장경영을 중시해왔다”며 “이번에도 생산현장과 연구개발을 각별히 챙기고 직접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봤다”고 말했다.  
 
배터리 품질문제 해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생산부터 공정방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보강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품질혁신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안전성이 강화된 강건 설계를 적용하고 공정별 전수 자동검사도 적용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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